최의선칼럼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꽃구경 채비를 하려는데 꽃구경 외출을 시샘하는지 꽃샘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다시 두터운 잠바를 꺼내 입고 밖으로 나오니 여기저기 펄럭이는 후보자의 얼굴이 커다랗게 찍힌 플래카드가 가득하다. 아! 김포에 인물이 이렇게 많았나? 고개를 갸우뚱하는데 그 어디에도 유권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 많은 후보자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하는 이야기나 귀띔하는 소리가 없으니 지금 유권자는 어디에 가 있는 것일까? 물론 아직은 철이 이르긴 하다. 후보자를 알리는 팜플렛이 가정에 배달된 것도 아니고 유세가 시작된 것도 아니니 이런 무심은 당연지사일수 있겠는데 그래도 이 정도의 냉냉함은 은근히 걱정스럽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 했는데 필자는 무관심이야말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극약이라 말하고 싶다. 절망이야 포기하지 않으면 극복될 수도 있겠으나 무관심은 소외감과 함께 정신적인 병을 일으켜 결국은 죽음이나 마찬가지의 처지에 놓이게 한다.

이토록 무서운 무관심이 선거에도 나타난다면 그 결과는 무관심했던 사람에게만 영향이 미치는게 아니다. 민심이 반영되지 않아 일꾼을 잘못뽑았다면 그것은 해당 지역이 잘못되는 것이고, 결국 우리가 사는 지역이 낙후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선거의 무관심은 한 개인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 전체를 황폐화 시킬 수도 있다는 뜻이다.

또한 그것은 유권자 모두가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 인재를 일으킨다는 의미일수도 있다. 그런 연유에서 이번 5,31지방선거는 김포에서 만큼은 무관심이라는 병폐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유권자들은 지금은 골치 아프고 말많은 집이 싫어 잠시 외출중(무관심)이지만 선거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서둘러 돌아와 선량을 뽑는 마당에 주저앉아 우리를 대신할 참다운 일꾼을 뽑는데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본지 편집위원·작가>

최의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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