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초 설날아침. 성동검문소에서 ‘집 밥’이 그리운 아들과 아들은 만나기 위해 달려온 엄마의 가슴 뭉클한 상봉장면이 김포경찰서 소속 의무경찰(이하 의경)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그리고 경찰이 몰래카메라로 준비한 이 영상은 경기 경찰 공식 페이스 북에 ‘엄마 밥상이 그리울 때’라는 제목을 달고 명절에도 복무중인 의경의 모습으로 담겨 있다.

영상 속에는 월곶면에 위치한 성동검문소의 막내 이진모 상경을 속이기 위한 경찰과 그의 어머니의 준비과정이 담겨있다.

경찰은 ‘홍보영상 인터뷰’를 한다며 명절날 먹고 싶은 음식을 물어보았고 이 상경은 “어머니가 만든 찌개”라고 대답해 ‘엄마의 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후 이 상경의 어머니가 미리 준비한 떡국이 배달되었고 “우와, 맛있습니다”라고 감탄한 직후 그의 어머니가 진짜로 나타나 이를 보는 모든 의경들을 눈물짓게 했다.

모든 군 복무자에게 어머니는 그리움의 대표적 대상이며 안정된 군 생활을 위한 필수품이다. 김포경찰서 26명의 의경들에게 제각각 어머니가 되어 모든 의경들이 사고 없이 복무기간을 마칠 수 있도록 마음을 나누는 단체가 김포경찰서 의경어머니회(회장 이인자)다.

無사고 김포의경 뒷바라지

지난해 12월 24일 김포경찰서는 특별한 행사를 가졌다.

경찰서 112타격대와 성동과 대명검문소에 각각 소속되어 있는 김포경찰서 의경들이 지난 4년간 구타·가혹행위 등 위반행위 없이 대테러를 비롯 치안보조 임무를 수행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무사고 4주년’ 한마음 어울림 행사였다.

김포경찰서는 5층 하늘채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를 통해 의경들은 의무경찰어머니회를 위해 준비한 장기자랑을 선보이며 가족의 마음을 나눴다.  

이날 행사에서 이인자 회장은 “사회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대원들이 힘든 복무생활을 잘 해내고 있는 것이 매우 기특하다”며 “앞으로도 의무경찰 무사고가 계속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했다.

김포에는 매달 한 번 의경이 없는 날이 있다. 이들이 단체로 쉬는 날로 지난 4월 23일 김포경찰서 경비교통과(과장 이흥선경정)와 의경어머니회는 아주 특별한 봄나들이를 준비했다. 최전방 지역인 김포에서 근무하는 의경들은 안보교육을 겸한 봄  나들이 장소로 애기봉에 이어 전등사를 방문했는데 이인자 회장을 비롯한 의경어머니회원들은 늦은 밤까지 김밥을 만들며 소풍가는 아들들을 위해 정성을 쏟았다.

‘더 알뜰살뜰 보살펴 줘야죠’

또한 박경화(김포웨딩홀 이사)어머니회원은 도시락, 김혜진(경기도 학사모 상임대표)어머니는 치킨, 서영숙 어머니(前회장)는 두룹 무침, 이인자 회장은 떡을 준비하는 등 어머니회원들이 준비한 음식은 푸짐한 진수성찬이 됐다.

이날 행사를 동행한 필자에게 박진우 이경은 “내가 근무하는 지역이 최전방이라는 것에서 순국선열들이 지켜낸 우리나라를 이제는 우리가 지키겠다.”고 했으며 이인자 회장은 “이러한 아들들을 더 알뜰살뜰 보살펴줘야겠다는 다짐이 들었다”고 했다.

이인자 회장은 의경 아들들을 생각할 때면 9년 전 해병이 되어 백령도에서 근무했던 장남과 그를 위해 면회 갔던 일이 떠오른다.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간 면회에서 심한 풍랑으로 3일간 발이 묶기면서  부대원들에게 밥을 해준 일이다. 이인자 회장은 “그 때 이렇게 해먹일 수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인연이 지금 의경 어머니회원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회원들의 적극적인 동참’ 감사

이인자 회장은 1983년 현재 농업기술센터 이규종 농정과장과 결혼한 이후 1남 2녀를 두고 집안 일만 했다. 결혼 전 회사에서 근무할 때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던 이 회장은 아들이 해병이 되고 다시 김포경찰서 의경어머니회와 인연을 맺으면서 자신의 이름을 되찾았다. 그리고 지난해 회장이 되면서 김포경찰서 관계자들과 함께 의경체육회, 의경음악회, 연말 송년장기자랑 잔치 등을 하면서 바쁘고 보람찬 1년을 보냈다.

필자가 김포의경 어머니회가 타 도시보다 활성화 된 이유에 대해 묻자 이인자 회장은 무엇보다 의경어머니회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꼽는다.

 “김포경찰서(이봉행 총경) 의경관계자들이 정말 일을 잘해요. 그리고 나서지 않으면서 말없이 배려하는 도현순 어머니회원(김포우리병원 부원장)을 중심으로 의경 어머니회가 활성화되면서 의경들을 위한 진정한 어머니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인자 회장은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듯이 귀엣말을 했다.

 “유찬이 할아버지인 제 남편 힘도 있어요. 올바르게 일하는 법을 말없이 제게 가르쳐주었거든요, 이 말은 쓰지 마세요...”

최의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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