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응접실/장경옥 김포장병어머니회 회장(금파약국 약사)

달처럼 복스러운 웃음 가득한 얼굴로 52년간 김포의 약국을 지켜온 ‘김포 최초의 여약사’ 장경옥 김포장병어머니회 회장(77)은 이 분야 최고령 약사이자 김포장병들의 어머니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김포문화원 부원장을 비롯 많은 사회봉사를 통한 김포사랑과 지난 2000년 경기 약사대상을 수상할 만큼 정년이 없는 약업계를 지키며 최고령 약사로서 ‘아름다운 동행’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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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서 처음 시작된 어머니회
지난 3월 부평 17사단 연병장에서 가슴 뭉클한 장면이 있었다.
17사단으로부터 훈련병 가운데 부모님이 오시지 못하는 군인이 있다는 연락을 받은 김포장병어머니회는 한달음에 달려가 5주 훈련을 마친 이등병에게 배지를 달아주면서 그의 어머니가 돼주었다.

그날 전 모 이등병은 한꺼번에 만난 일곱 분 어머니의 따뜻하고 세심한 배려로 외로움을 달랬고 어머니 회원이 건네준 핸드폰으로 오지 못한 부모와 친구들에게 밀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장병 어머니회원들은 헤어질 무렵 눈시울이 촉촉하던 이등병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앞서 지난해 11월 해병 2075부대 위문공연을 다녀왔다. 당시 병영문화 확산과 장병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해병 2075부대가 마련한 가을 음악회 ‘동행’에서 장병들은 김포시장병어머니회와 굽네치킨에서 준비한 햄버거와 음료수, 훈제 치킨 등으로 가족이 되어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김포장병어머니회는 2014년 윤 일병 사건이 발생했을 때 김포우리병원 도현순 부원장의 제안으로 만들어져 현재 12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그들은 매달 회비를 모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육군 제17시단과 해병 2075부대 장병에게 매달 생활지원금을 보내주며 군대생활을 잘 마칠 수 있도록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장경옥 회장은 "앞으로 장병들의 퇴소식 때 1일 이모·고모 되어주기, 상담활동 등 장병들을 위한 활동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64년, 김포 최초의 여약사
장경옥 회장은 군인과 인연이 깊다. 서울태생인 장 회장은 성균관대 약학과를 졸업하던 64년 해병주둔지역인 통진약국의 약사가 되어 군인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당시 김포에는 통 털어 8곳에 약국이 있었는데 통진의 유일한 약국에 젊고 아름다운 여약사가 처음으로 등장하자 해병대 장교들은 몸살 감기약뿐만 아니라 특별히 아프지 않아도 통진 약국을 찾는 일이 잦았다. 그들 가운데 사령부에서 파견 나온 공병대 김경태 시설감독관(해병 29기)도 있었다. 엘리트 장교였던 김경태 감독관은 장 약사의 마음을 흔들었고 이 만남은 68년 결혼으로 이어졌다.

이후 남편 김경태 공병중대장은 애기봉과 해안초소를 만들었으며 해병대 소령으로 예편한 후 교원공제회 건설본부장으로 재임하면서 많은 교원공제회 건물과 경주와 제주도에 국제호텔을 건축하고 경주문화회관 사장을 마지막으로 정년퇴임을 했다.
대부분의 세월을 주말부부로 살아온 이들은 서로 다른 일을 하면서 부부싸움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여기에는 “집안의 스트레스는 밖에다 버려라”는 남편의 평소 지론도 한 몫 했다.

군인들과 함께 했던 이들 부부는 두 아들 또한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 되기를 원해 장남은(현 호서대 교수) 해병 79기로 해병대 50년 선·후배 사이가 됐다. 장경옥 회장은 며느리들에게 ‘항상 얼굴에 미소를 띠고 살아라’를 강조한다. 자신도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살면서 다복했기 때문일 것이다.

2번의 인연 평생을 힘께 해
군인가족으로 살면서 통진 약국을 지키던 장 약사는 김포우리병원이 생기면서 걸포동 현재의 금파약국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2014년 장병어머니회 회장이 되었다. 장 회장은 통진에서 현재 김포우리병원으로 약국을 옮길 당시 단지 3개월가량 쉬면서 휴식 없이 보낸 세월을 되돌아보며 참으로 감회가 깊었다고 한다.

장경옥 회장은 부군을 만난 인연 다음으로 김포우리병원 부원장과의 만남을 꼽는다. ‘나누며 살아야한다’를 말없이 실천하며 사는 모습에서 자신의 나머지 삶도 같은 방향을 그려간다. 그리고 영원한 해병인 김경태 부군으로부터 “군인들이 군 생활을 잘하는 일이야말로 진정 사나이가 되는 일이며 애국하는 일이다. 군부대의 불미스러운 일은 군인들의 삶이 소외되었기 때문이다”는 말에 공감하고 있다.
장 회장은 “김포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장병어머니회가 심신이 고단한 군인들에게 위로가 되어준다면 더 이상 감사할 수 없다”고 했다.

최의선 편집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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