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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인물 - 한상철 김포시자율방재단장]
자원봉사자의 날을 맞아 지난달 30일 열린 자원봉사자 대회에서 경찰서장 감사장과 자원봉사활동 5000시간 이상자에게 경기도에서 주는 인증패‘동자봉이’를 받은 김포시자율방재단의 한상철 단장(58). 성수대교 붕괴사고부터 지난해 세월호 사건까지 늘 현장에서 인명구조활동을 해온 한 단장은 인터뷰를 하기로 약속한 당일 오전에도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하고왔다고 말한다.
실수로 사라진 봉사활동 1만3000 시간
이번에 좋은 상을 받았다고 축하인사를 건내는 기자에게 한 단장은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원래 2만 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했다는데 봉사시간을 관리하는 기관의 관리부실로 한 단장의 봉사활동 시간중 약 1만3000시간에 대한 데이터가 없어졌다고 한다.
1991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해 이미 2002년에 봉사활동 시간이 3000시간이 넘어 경기도 인증서까지 받았는데 그로 부터 십수년이 지나서야 6000시간이 넘었다. 1만3000시간이면 500일이 넘는 시간이다.
아깝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솔직히 아쉽고 속상하다”라고 말한다. 한 단장과 함께 봉사활동을 시작했던 동료들은 이미 2만 시간을 훌쩍 넘어 이번에 대통령 표창을 받은 사람도 있단다. 그래도 어쩔수 없다고 한 단장은 말한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미련 반, 아쉬움 반 너털웃음을 짓는다.
재난재해의 현장을 누비다
한상철 단장은 주로 안전관리 분야의 봉사활동을 해왔다. ‘재난통신지원단’이라고 전국 아마추어 무선사로 구성돼 있는 자원봉사단체로 한 단장이 조직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부터 가장 많은 활동을 해온 단체다. “큰 재난이 날 경우 통신이 두절되는게 가장 큰 문제”라며 지금도 많은 아마추어 무선사들이 인명구조 활동을 하고있다고 말했다.
성수대교를 시작으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때도 한달반을 현장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구조활동을 했다. “당시는 119 구조대도 없던 시절”이라며 “소방관과 재난통신지원단이 구조활동과 복구활동을 다했다. 삼풍백화점 당시 구조활동을 보고 국가에서 구조대의 필요성을 느껴 119 구조대를 만들게 됐다”고 한 단장은 말했다.
이 밖에도 여러 재해현장에 빠짐없이 나가 구조와 복구활동을 했다. 강원도 폭설 때도 단원을 이끌고 현장으로 갔고, 지난해 전 국민을 상심하게 했던 세월호 현장에도 어김없이 그의 발길이 닿았다.
봉사활동…중독과 같아
늘 재난재해의 현장을 지키는 한 단장에게 기자는 꾹꾹 눌러 담았던 질문을 기어코 던졌다. “그렇게 봉사활동 한다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생활은 어떻게하세요?”한 단장은 예의 사람좋은 웃음을 지으며 “그렇지?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라고 말했다. 사실 한 단장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방음시설을 설치하는 회사인데 현재 내노라하는 주요 방송국의 출입문과 창은 거의 다 한 단장이 한 것이란다.
요즘은 생업보다는 자율방재단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재난재해현장은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어렵고 다른 일 보다 많은 시간을 들일 수 밖에 없다.
힘들고 어렵지만 그렇다고 봉사활동을 그만둘 수 없다고 말 하는 한 단장에게 기자는 다시 물었다. “왜하세요?”한 단장은“많은 봉사자들이 그렇겠지만 봉사활동이란게 중독같은 거다. 한번 중독되면 끊을 수 없는 것처럼 봉사활동도 그렇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가야한다”고 답했다. 알 것 같으면서도 잘 모르겠는 그런 답에 잠시 기자도 할 말을 잃었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는 한상철 단장. 수십년간의 봉사활동으로 단련이 된 그에게도 이해 안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보여주기식, 전시같은 봉사활동을 하는것, 그리고 봉사자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란다. 자기집이 물에 잠겼는데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모든 것을 봉사자들에게 맡기는 사람들을 보면 씁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한 단장은 이 일을 그만둘 수는 없다고 한다. 그의 말처럼 ‘중독’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한 단장의 중독은 말 그대로 좋은 의미의 중독이다. 재난재해의 최전선에서 아무 대가없이 묵묵히 구조활동을 해온 한 단장의 수고가 작은 인증패에 다 담길 수 없을 듯 하다. 더 큰 박수와 축하를 한상철 단장에게 보낸다.
이유경 기자
이유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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