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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커피에 인생을 통째로 빠뜨린 남자, 임규오 커피전문가(4 am·pm 대표)
주식인 밥보다 커피를 자주 마시는 한국은 전세계 커피소비국의 6위에 올라있으며 지난해 말 ㈜한국콘텐츠미디어는 전국 커피전문점을 5만여 개로 발표한 바 있다. 골목마다 커피전문점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진정한 커피전문가를 찾기란 또한 쉽지 않다. 김포시 장기동 초당로 한편에 유럽 커피숍을 연상케 하는 4 am·pm에서 만나는 커피는 그래서 각별한 맛을 전해준다.
맛에는 객관성이 있어야 한다. 표준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된 맛을 골라내고 만들며 연구하는 임규오씨(40)가 이곳의 대표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임 대표는 20대 말 커피를 접하고 10년째 커피의 비밀을 캐는 동안 바리스타 자격증은 물론 중급정도의 실력을 가지는데 대학등록금 이상이 들어갔다. 그리고 미국 커피협회를 비롯 이태리, 유럽에서 수료증을 취득하며 커퍼와 커피감별사를 마쳤다. 이어 2년 전 4 am·pm를 시작한 이후 화학박사를 초빙해 커피의 맛을 연구하며 커피에 인생을 통째로 빠뜨렸다. 이제는 생두를 수입해 가공하는 새로운 창업을 설계하고 있다.
‘아버지와 한잔을 나누며 다 비울 수 있는 커피를 만들고 싶다’는 임대표의 커피에는 3가지가 요소가 담겨있다. 원료를 가공해 맛으로 구현한 한잔의 커피는 관계와 소통의 연결고리가 된다.
상호 4 am·pm 속에는 ‘4계절의 독특한 맛을 동서남북으로 연결하겠다’는 맛의 소통이 담겨있다. 그리고 그 속에 10년전 취미로 시작한 커피에서 인생을 걸만한 가치를 발견한 40대 인생의 여정이 녹아있다. 그래서 유럽식 4 am·pm에는 분위기와 멋보다는 커피의 맛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커피맛 70% 생두가 결정
“커피의 맛은 70% 생두에 있으며 20% 로스팅, 나머지 10%가 바리스타 역량이다”는 임규오 대표는 “좋은 생두의 맛은 장비와 기술에 앞섭니다. 다른 어떤 방법을 쓰거나 더 진보한 기술을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커피의 맛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생두입니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임 대표는 매년 아프리카 커피산지를 방문한다. 오는 12월8일에도 생두헌팅을 위해 커피 원산지 에티오피아 방문계획을 잡고 있다. 현지 농민과 함께 수확하며 생두를 구입하고 여기서 좋은 원두를 찾아내 구입한다.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임규오 대표는 자연이 준 선물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한다. 새로 창업을 계획중인 회사 이름을 ‘빈 밸런스’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커피콩을 의미하는‘빈’에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균형있게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 만들어냈다.
화학박사와 함께 연구
“좋은 커피에 대한 임 대표의 두 번째 생각은 로스팅 과정에 있다.
좋은 커피는 적정한 분쇄, 물의 온도, 정확한 추출 시간 등에 따라 맛과 향이 9단계로 세분화 된다. 또 열의 정도에 따라 처음에는 신맛, 좀더 진행되면 캐러멜화가 되며 적정온도(Full City Roasting)에 이르면 신맛, 단맛이 감도는 풍부한 향미가 나타난다. 반면 프렌치 로스트(French Roasting) 이후에는 신맛은 거의 없어지고 쓴맛이 느껴지며 그 이상 볶을 경우 탄맛, 탄향이 난다”고 한다. 이 과정을 연구하기 위해 화학박사와 함께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기초과학적 측면에서 단계별 맛의 변화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4 am·pm의 원두는 덜 볶고 2주 정도 저온숙성한다. 열을 받은 원두 조직 내 분자활동의 변화에 따라 맛과 향이 다름을 균일하게 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는 스스로 생각해 낸 방법이다. 1.5세대인 자신이 연구해 다음 2세대들에게는 이러한 과학적 지식을 전하고자 하는 생각에서 비롯되기도 했다.
자신만의 기준 만들어
세 번째는 고객을 향한 마음이다.
“커피의 맛은 아는만큼 느껴지며 아는만큼 보인다”는 임 대표는 수많은 실험과 경험을 통해 자기만의 맛의 기준을 만들어낸다. 하루에도 몇 번씩 달라지는 원두의 상태를 면밀히 판단하고 재료에 대한 이해도 높인다. 고객이 원하는 맛을 찾아주기 위한 과정이다.
2년 전 4 am·pm은 ‘관계’에서 출발했다. 45평 60석에 이르는 공간에서 오전에는 전문 쉐프를 두고 브런치를 겸한 커피를 제공해 이웃주부들의 담소공간을 만들고 오후에는 별도 공방을 통해 커피매니아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했다. 커피를 통해 관계와 소통의 공간을 만든 것이다. 특히 공방에서는 커피자격증을 준비하거나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료교육도 했다. 지식을 나누고자 한 것이다. 커피만을 하자는 초심을 위해 잠시 중단했지만 내년부터 다시 개설할 계획이다.
곽종규 기자
곽종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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