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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남- 박성호 김포 오페라 페스티벌 예술감독
‘오페라의 예술감독은 어떤 일을 할까?’ 이번 김포 오페라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만나면서 가장 궁금했던 점이었다. 박성호 예술감독(43)은 “종합예술이라는 오페라 공연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자리”라고 말했다. 공연의 기획을 시작으로 배우 오디션, 캐스팅, 오케스트라 캐스팅, 음향, 무대, 의상 등 오페라 제작의 모든 것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이라고 했다. 그러더니 “잡스러운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자리”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독일에서 성악을 배우고 이태리 오페라 무대에도 오른 성악가, 우리나라 최초로 오페라의 본고장이라는 이탈리아 무대에 오른 창작오페라 <이순신>을 제작한 ‘성곡오페라단’의 부단장, 남성 오페라 앙상블 ‘솔리스텐’의 대표… 그를 대변하는 수많은 말들이 주는 화려함과는 어울리지 않은 털털한 웃음으로 기자의 엉뚱한 질문에 재치있게 답해주는 박성호 감독과의 인터뷰는 한창 드레스 리허설로 시간에 쫓기기는 했어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처음’이 주는 어려움과 뿌듯함
김포아트홀 공연장은 전문공연홀은 아니다. 이전 오페라 공연 매뉴얼이라도 있다면 그것을 토대로 작업할 수도 있지만 이번이 처음인지라 모든 것이 쉽지 않았을 터. “공연홀이 아니기에 음향이나 무대장치를 완벽하게 만들기 어려웠어요. 제작비도 넉넉하지 않고…. 처음이다 보니 소통도 어려웠죠. 그래도 주어진 상황에서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번 페스티벌에 함께한 배우, 오케스트라, 연출진 모두가 그런 마음으로 무대를 만들었어요.”
박 감독은 “외부에서 보기에는 부족해 보일지 몰라도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말한다. 특히 김포에서는 제대로 된 오페라 공연은 ‘처음’인데 그 자리에 함께한 것만으로도 본인에게는 영광이라고 한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 후 상업예술인 뮤지컬 무대에 오르기도 했지만, 순수예술이 주는 잔향, 묵직함, 열정이 그리워 다시 오페라 무대로 돌아왔다는 박성호 감독은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번 공연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순수예술이 갖는 힘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포에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예술감독 맡아
오페라 앙상블 ‘솔리스텐’을 결성하고 공연할 무대를 찾아다닐 때 김포만큼 따뜻하게 맞아준 곳이 없었다. 그래서 김포에 대해 각별한 마음을 갖고 있다. “문화예술적으로 아직은 척박하죠. 하지만 발전가능성은 충분히 있어요. 정체된 도시가 아니라 성장하고 있죠. 정감있고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중요시한다는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 지역예술인에 대한 애정도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이번 페스티벌의 예술감독도 맡았다. 김 용 김포아트홀 관장과의 의리도 있었지만 김포에 연고도 없던 터에 ‘솔리스텐’을 환영하고 공연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준 김포가 고마웠다. 그런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이번 공연에 동참했다.
“‘김포에 오페라가 가당키나 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죠. 어차피 오페라는 해왔던 일이기에 힘든 것은 없었지만 아쉬운 점은 이번 페스티벌이 시민과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되기 위한 홍보가 많이 부족했던 점이죠.”
지난 4일 김포 오페라 페스티벌 첫 작품인 <라 트라비아타> 공연 당일은 김포에서 처음 오르는 오페라 공연에 관심을 갖고 많은 사람들이 아트홀을 찾았다. 공연이 끝나자 공연장을 가득 채웠던 관객들은 배우와 오케스트라, 지휘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그 모습을 뒤에서 묵묵히 바라보고 있는 그가 보였다. 본인도 무대에 배우로 오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예술감독으로 공연을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생각하여 출연 욕심을 접었다는 박성호 감독. 그래도 그의 열정과 희생이 이번 페스티벌을 보다 빛나게 만들었다 생각하며 무대 위 배우에게 보내는 박수 못지않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박 감독에게 보낸다. "Bravo!!!"
이유경 기자
이유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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