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기를 통 털어 황우석교수 사태만큼 가장 짦은 시간내 전 국민을 희망에서 절망로 교차케 한 사건은 없었다. 황교수사태는 몇세기에 걸쳐 이뤄질 연구업적이었고 앞으로도 몇세기에 걸쳐 효과를 발할 연구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충격은 그만큼 심각했으며 많은 여진(餘震)이 언론을 들끓게 하고 있다.
황우석교수 사태는 우리사회가 맞이하고 있는 문화가 만들어 낸 결과이며 이는 비슷한 결과물을 계속해서 만들어 낼 것이란 점에서 새로운 경계의 대상이다.
즉 황우석사태는 우리과학계의 자정능력에 앞서 우리가 자랑하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빚어낸 결과물로 볼 수 있다. 빨리 빨리를 외치는 민족성은 외국이 부러워하는 초고속통신망을 만들어냈으며 이러한 정보네트웍은 120여년간 쌓아올린 ‘사이언스’의 명예를 단 몇 달 만에 침몰시키는 위력을 보였다.
지난세기 100년에 걸쳐 10cm의 문화가 이동했다면 이제는 단 몇 년 만에 한 세기에 걸쳐 이동해야할 문화가 전이되고 있다. 지난 세대가 살아있을 동안 문화가 바뀌는 것을 경험하지 못해 문화의 변혁기를 새로운 ‘페르다임’으로 인식, 인문사회학자는 연구과제로 삼았다.
하지만 이제는 문화가 바뀌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시대에서 ‘새로운 페르다임’이란 말은 학자들에게서 밀려날지도 모른다. 초고속 정보네트윅의 가공할 힘이 만들어낸 결과다.
초고속으로 진화하는 네트웍기술은 초고속 정보공유를 유도할 것이며 이는 조합보다는 파괴를 유도하며 빠르게 문화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현재 인터넷상에서는 잘못된 정보가급속한 확산,명예훼손을 호소하는 연예인과 특정인에 대해 의도적으로 조작된 정보가 순식간에 돌아 급기야 자살까지 몰고 가는 사태를 경험하고 있다.
‘빠름’이 만들어낸 결과다. 지금 우리는 단절을 확산시키는 문화중심에 살고 있는 것이며 이들이 만들어 낼 새로운 문화는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쉽게 생각해 본다면 ‘급히 뛰어가다 돌부리에 걸려 이마를 다치는 꼴’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천천히 가는 연습이 새롭게 필요하다. 이미 시작된 과학분야의 초고속행태는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정서만이라도 ‘천천히’ 가는 훈련을 통해 ‘초고속문화’에 대한 ‘브레이크’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본지 발행인>
2006-08-03 10:25:40
곽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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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잊지않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