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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응접실/파워 여성·오휘화장품 장기점 안춘희대표
금년도 화장품 시장규모는 2조3300억 원으로 매년 상승곡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방문판매는 중요한 유통채널로 자리 잡았다. LG화장품 오휘는 전국에 1만4000명의 방문판매원을 두고 작년 화장품 사업의 35%를 차지하는 2500억원의 매출을 이를 통해 이뤄냈다.
‘아줌마’들의 전유물로 발품에 의지하던 방문판매는 ‘나이가 낮아지고 학력은 올라’가면서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정보기술(IT) 기기를 이용해 고객을 관리하며 화장품 컨설턴트로 지위를 굳혀가고 있다.
저널응접실에 초대한 안춘희 대표(48·오휘화장품 계양구 장기점)는 지난 10년간 김포에서 방문판매원으로 활동하면서 7백명의 고객을 둔 성공한 화장품 컨설턴트다. 시작할 당시 10명중 8명은 포기한다는 방문판매원의 어려움을 딛고 10년 만에 고속성장을 한 후 지난달 2일 대리점 CEO가 됐다.
월 8백여만 원에 이르는 보수와 최고가 되겠다는 꿈을 버리고 자신의 사업장을 낸 것은 방문판매원 시절 절감했던 ‘작은 이익에 얽매이지 않고 직원을 책임지는 직장’을 만들고자 한 생각에서다. 여기에 10명의 직원이 동참했으며 안춘희 대표는 그들과 함께 평소 꿈꿔왔던 직장을 위한 화두풀이에 들어갔다.
고객의 마음을 얻던 것에서 직원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위치로 바뀐 것이다.
영업은 상대의 마음을 얻는 것
41살 늦은 나이, 셋째의 출산일 하루 전까지 고객을 만나고 21일 만에 다시 방문판매에 나선 사람. 지난 9월 LG화장품 오휘 장기점 대표가 되기 전 한 달 매출이 2000~2300만원을 기록했던 안춘희대표.
내용만으로는 악착같은 사람처럼 보여도 그의 성공은 상대에게 다가가는 미소 그리고 정직과 신뢰가 어우러져 만들어진 결과다.
화장품 방문판매를 시작한지 10년, 그는 화장품을 컨설턴트 하지만 고객들은 그의 ‘이름’을 통해 구매를 결정한다. 그는 고객의 마음을 얻고 고객은 안춘희라는 브랜드를 선물했다. 그의 이름은 이렇게 고객들 사이에서 그녀만의 브랜드가 된지 오래다.
“처음만난 사람도 어제 만나서 헤어진 사람처럼 대합니다.” 지금은 이렇지만 처음 방문판매를 시작할 당시는 여느 판매원과 다르지 않았다.
아들 쌍둥이를 키우며 가사에만 전념하다 37살의 나이에 방문판매원이 되었을 때 그는 부끄러워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초보시절 어느 학교를 방문한 날, 샘플을 놓고 도망치듯 나가는 안 대표 뒤로 ‘팔지 않고 가시나요’라는 말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그해 판매원 그룹을 관리하는 LG화장품 모 대리점 국장이 되었다. 4년뒤 A화장품으로 옮겼고 수석지부장까지 승진하며 월 7~8백만원의 수입을 기록했다. 정직과 신뢰를 고객에게 설득시킨 것이 높은 판매실적과 고속승진의 배경이 됐다. 그 과정에서 안 대표에게 마음을 준 고객들 또한 늘어갔다. 그는 방문판매에 있어 상대의 마음을 얻은 것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긴다.
삶은 ‘영업과 경영’의 현장이다.
그는 인생을 영업으로 생각한다. 마치 인생이 경영이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얻은 것이며 여기에는 정확과 신뢰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고객이 다른 고객을 스스로 불러오게 된다.
안대표의 고객은 좀 특이하다. 전체 700여명 가운데 공직자가 70%이며 나머지가 일반고객이다. 설득에 쉽지 않은 공무원들을 고객으로 둔 것은 그의 성실성과 신뢰에 설득된 것을 보여준다. 민원 등으로 일반사무실은 외부사람을 경계한다.
특히 영업하려는 사람에게는 공직자 사무실은 넘기 힘든 벽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공직자를 고객으로 확보한 것은 신뢰로 마음을 얻어간 발자국을 엿 볼 수 있다.
밑바닥을 경험하고 그것이 일러준 것을 성실히 학습한 후 사업장을 만든 것은 20대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환경공학을 전공하던 대학시절, 음악을 좋아했던 안대표는 기타를 들고 다른 학교 축제에 불려 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졸업 후 의상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무역회사에 근무하면서 26살 무렵 하청관계에 있던 의류공장을 인수하게 된다.
하지만 현장 경험이 없던 그는 어린나이에 숙련공을 다루지 못해 1년 만에 문을 닫아야 한 아픈 추억이 있다. 이때의 경험은 방문판매를 시작하면서 되살아났고 현장경험과 마음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철저하게 학습한 과정이 됐다.
땀 없이 얻은 수익은 내 것이 아니다.
‘꿈을 품고 땀을 흘려라’ ‘땀 흘리지 않고 얻는 수익은 독이 있으며 내 것이 아니다.’ ‘항상 땀 흘린 만큼만 받아야 한다.’ 유년시절 아버지의 가르침은 40대에 이르러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깨우치게 됐다. 이것은 화장품 방문판매를 시작한지 10년 만에 자신의 생각을 경영에 반영하는 대표가 된 계기로 작용했다.
“화장품 컨설턴트는 저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평생의 마지막 직업으로 최고의 직장을 만들 것입니다.” 성공한 화장품 컨설턴트에서 최고의 직장을 경영하는 꿈을 새롭게 가졌다. 여성들의 로망인 아름다움은 같은 여자로서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녹아있다.
“화장품 방문판매는 자유로운 시간 활용이 가능해 집안일과 병행할 수 있고 노력한 만큼 전문직 못지않은 고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안춘희 대표는 어떠한 일이든 반대하지 않는 남편과 함께 고교 2학년인 쌍둥이 아들, 그리고 이제 7살이 된 딸 서원이에게 푹 빠져 살며 집안일과 사회생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파워 우먼이다.
곽종규 발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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