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크리스마스①/

크리스마스는 종교를 떠나 막연한 희망과 이웃을 되돌아보게 하는 날이다.
본지는 삶에 지치고 고통받는 사람이 이웃들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 삶에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그달의 크리스마스’를 기획한다.<편집자 註>

“이혼하면 사람답게 살 것 같은데…죽고 싶다.”
복지콜, 수술하면 80% 호전 ‘자체모금 활동’ 벌여

김포시 장기동 주공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정모씨(74). 현실은 중증장애인이지만 장애인 등록과 복지카드 대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하루하루가 힘겹다.

장애인등록은 수술하면 80% 호전가능성이 있어 불가능하며 가족이 있어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신청도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
걷는 것이 힘들어 하루 종일 누워 지낼 수밖에 없으며 배변활동만이라도 스스로 할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한다. 몸이 불편한 그는 정신은 아주 맑다. 그래서 더욱 힘들다.

아내와 3명의 딸이 있으나 더 이상 가족이 아니다. 특히 딸들은 지난 7월 부모부양 포기각서를 작성했다. 아내의 입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 서류상 혼자라면 장기요양수급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정모씨는 일흔이 넘어 중증장애인이 되어 이혼을 꿈꾼다. 몸을 치료하고 경비일이라고 하며 살고 싶다는 희망 때문이다.

정씨를 진료한 연세세브란스 의료진은 수술하면 40%, 재활하면 80% 호전을 장담하고 있다. 배변조차 의지대로 할 수 없는 몸이지만 맑은 정신은 더욱 살고 싶다는 욕구로 이어진다.

자식들 ‘부양포기각서’
보통 사람들은 50m를 걷는데 1분이 걸리지만 정씨는 30분 이상 넘어지지 않고, 쉬지 않고 걸어야만 가능한 중증장애인이다. 또한 걷고 난 후에는 근육 경련과 탈진으로 며칠 동안은 꼼작도 할 수 없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경우 화장실에 도착하기도 전 이미 옷에 흔적을 남긴다.

정씨의 병명은 ‘경추 척추강 협착증’이다. 목부분의 신경공간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여 통증, 저림, 마비, 감각 이상 등이 발생하며 심해지면 사지마비를 야기할 수 있다. 여기에 치아가 모두 망가져 음식섭취가 어려우며 백내장 또한 괴롭히고 있다.

정씨의 한 달 수입은 노령연금 8만원이 전부다. 그것으로 병원비와 치아치료, 빵과 라면을 먹는데 쓴다. 반면 정씨와 함께 생활하며 아내가 요양보호사로 받는 수입 24만원은 정씨와는 관계없다. 아내가 빚을 갚은데 쓰기 때문이다.

가족들로부터 외면은 받은 정씨가 의지하는 곳은 종합재가전문센터 복지콜원스톱노인센터가 유일한 곳이다.
지난 2009년 3월 복지콜원스톱노인센터 이형주센터장이 장기동에서 비오는 날 거동이 불편한 정씨에게 우산을 씌어주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이형주센터장은 이후 1년 넘게 병원을 전전하며 정씨의 치료를 도왔고 연대세브란스에서 ‘경추 척추강 협착증’이란 병명과 수술하며 40%, 재활을 거치면 80% 완치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지병이 발병한지 10년이 지나 수차례 MRI, 심전도, 척수 검사 등 정밀검사를 받고서야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이형주센터장은 2년6개월간 3백만원의 병원비를 지출했으며 정씨는 복지콜을 의지하며 삶을 호소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수술을 위해 세브란스에 갔을 때 가족들은 수술보증을 거부했다. 복지콜측은 차상위긴급의료비지원을 약속을 받았지만 가족들은 이형주센터장에게 “긴급지원이 나온다는 보장각서를 받아오라, 당신이 수술비를 내고 나중에 받아가라”는 등 보증을 할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부모부양포기각서를 전하기까지 했다. 이형주센터장은 수술을 포기할 수 밖에 없어 돌아왔으며 정씨의 절망은 더욱 깊어졌다.

‘복지콜’ 사회에 도움 요청
정씨에게는 질병보다 이제는 가족과의 관계가 더 절망적이다.
정씨는 이제 이혼을 꿈꾸고 있다. 이혼후 서류상 가족이 사라지면 매달 생계비와 병원비를 지원받고 또 장기요양보험료 본인부담금을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과 함께 살지만 노령연금 8만원으로 모든 생활을 해야 하는 지금보다는 낮다는 생각에서다. 반면 아내는 정씨로 인해 월 24만원의 수입이 생겨 이혼도 혼자 결정할 수 없다.

2년째 정씨는 돌보고 있는 복지콜은 정씨 수술을 위해 3백만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병원비가 늘어나는 관계로 당장 수술할 수도 없다.
복지콜에서 정씨를 담당하고 있는 이혜정복지사는 “잃어버린 세월을 다시 찾아드리고 싶다.”고 했으며 이형주센터장은 지난 14일 의치를 위해 병원을 예약했다.

이형주센터장은 “J 어르신은 수술시 40%의 호전 가능성이 있고 재활치료를 통해 70~80%의 신체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소견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수술을 받기 위해 필요한 의료비는 8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며 수술 후 약값, 재활 치료 등의 비용은 어르신의 삶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있습니다. J 어르신은 매일 같이 기도하면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며 안타까워하며 부족한 병원비 모금에 나섰다.

복지콜은 전체 수술비 8백만원 가운데 자신들이 준비한 3백만원외 나머지 5백만원을 사회에 호소하고 있다.

도움주실분: 복지콜 997-3119

곽종규 발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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