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응접실/국제문화재단 전신용이사장(김포대학 설립자)
'한국의 아리랑 문화' 등 19권, 해외 ‘한국문화’ 첨병 역할
지난 9일 서울교보문고에서 국제문화재단(이사장 전신용·김포대학 설립자)이 출판한 '한국의 아리랑 문화'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한민족의 대표적 상징적 언어이자, 한민족 문화를 대표하는 아리랑에 대해 ‘한국의 아리랑 문화'는 ‘역사와 의미, 가락을 함축한 결정판으로 학문적 접근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중국이 지난 6월 제3차 국가무형문화유산을 발표하면서 ‘아리랑’을 포함시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의 아리랑 문화'는 한민족의 정체성과 한국문화의 원형을 정리했다는 학계의 찬사를 받았다.
‘아리랑’은 지난 37년 미국의 저널리스터 헬렌 포스터 스노우가 독립운동가 김산(본명 장지락)을 취재하여 쓴 일대기의 제목이 되기도 했다. 이는 1930년대 정치적 격동기를 살다 간 김산을 비롯한 한국인의 고뇌, 좌절, 사랑, 열정, 사상을 담아 고스란히 ‘아리랑’으로 표현한 것으로 미국인의 눈이 비친 ‘아리랑’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
기자는 출판기념회를 통해 ‘한국의 아리랑 문화’를 접하면서 이 책이 한국문화를 외국에 알리고자 반생애에 걸쳐 노력한, 한사람의 집념에 의해 만들어진 19권의 서적중 하나라는 점에 놀라웠다.
또 아리랑에 대한 국내 박사학위 논문이 역사성에 비해 10여편에 불과한 시점에서 민간단체가 아리랑에 대한 국내 최고의 전문가를 통해 독자에게 개론서 역할을, 학자들에게는 디딤돌 역할을 하며 중국의 유네스코 등재에 대응하기 위한 학문적 기초를 집약했다는 데 놀라웠다.
‘한국의 아리랑 문화’를 계기로 44년에 걸친 국제문화재단의 한국문화 알리기 집념을 조명했다.<편집자 주>
‘아리랑’ 유네스코 등재 출발점
‘한국의 아리랑문화’는 아리랑을 한국문화론적 시각으로 접근하며 전체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아리랑이란 무엇인가’는 남.북한은 물론 세계가 함께 부르는 한민족 문화의 표상인 아리랑을 문화론, 비교문화론으로 개괄했다.(김태준 동국대 명예교수)
2부 ‘아리랑, 그 길고 긴 내력’은 아리랑의 역사를 중심으로 문헌상에 나타나는 19세기 말부터 ‘민족의 노래’로 규정되는 1960년대까지의 지속과 변이성이 정리됐다.
또 3부 ‘아리랑의 분포와 그 양상’은 각 지역 아리랑의 형성배경과 변이성, 그리고 오늘의 실상을 정리했다. 특히 ‘아리랑 고개’와 연관성을 갖는 문경아리랑, 그리고 이의 영향으로 형성된 잦은아리랑(H.B 헐버트 채보)의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결론 부분인 ‘아리랑, 통일을 지향하는 전승으로’는 민족 재통합과 국가브랜드에 기여하는 전승목표를 미래상으로 제시하고 있다.(김연갑 한민족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
제4부 ‘여러 아리랑의 음악적 특징’에서는 노래로 부르는 여러 아리랑의 음악적 특징중 우리나라 민요로 불리어진 아리랑을 중심으로 긴아리랑, 아리랑,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 정선아리랑, 강원도 아리랑에 대한 음악적 특징을 살피고 있다.(김한순 경기국제통산고 교사)
즉 ‘한국의 아리랑 문화’는 한권의 책으로 아리랑의 모든 것을 알 수 있고 노래로 부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소재영 숭실대명예교수는 출판기념회를 통해 “중국이 아리랑을 자국의 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하려는 시기에 출간된 ‘한국의 아리랑 문화’는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유네스코 문화재 등재의 출발점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문화재단 전신용이사장(93)은 ‘한국의 아리랑 문화’ 머리말에서 “앞으로도 한국문화와 관련된 도서를 계속 발간하여 이를 국내.외에 널리 소개하는 재단 본연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49세 금융인, 한국문화에 집념
국제문화재단은 한국문화의 올바른 해외소개와 국제간 문화교류를 목적으로 1968년 2월 당시 한일은행장이었던 전신용이사장(93)에 의해 만들어졌다.
서울, 한일, 상업, 신탁은행장등 국내 4대 은행장과 장관급이었던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전신용 이사장은 해외출장 때마다 습관적으로 대학도서관을 먼저 찾았다. 68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 찾은 대학도서관에서 전신용 이사장은 한국관련 도서가 없는 반면 김일성과 관련된 서적을 발견했다. 대학도서관 서고에서 가진 ‘한국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은 한국의 문화를 통해 ‘한국을 알리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져 국제문화재단이 탄생하게 된다.
당시 나이 49세 때 일이다. 그리고 44년 동안 ‘한국의 아리랑 문화’를 비롯한 19권의 한국문화 서적을 발간, 영어와 일어로 변역하여 국내·외 도서관과 학자들에게 보내졌다.
한국에 신탁이란 개념이 없던 시절 신탁은행을 만들고 초대은행장을 맡으며 ‘신탁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저술한 바 있는 금융인이 44년간 한국문화 알리기에 전념한 사실은 대외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만큼 ‘한국문화 알리기’의 본질에만 전념한 까닭으로 여겨진다.
44년간 19권 한국학 서적발간
국제문화재단은 설립 10주년을 맞이하면서 △한국문학의 해학(1977)을 국제문화재단 출판부를 통해 발간해 설립의지를 실현했다. 이어 △한국의 선비문화(1982) △한국의 불교문화(1982) △한국의 민속문화(1982) △한국의 법률문화(1982) △한국의 사회(1982) △한국의 민화(1982) △한국의 경제생활(1982) △한국인의 생활풍습(1982) △한국의 사상등 ‘한국문화 시리즈’ 전 10권을 시사영어사를 통해 발간하는 업적을 이뤘다.
시사영어사를 출판사로 선택한 것은 번역의 중요성 때문으로 풀이되며 출판기념회를 통해 아리랑에 관한 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편저자 김연갑 선생은 “그동안 한국문화와 관련된 책을 외국에 소개하며 시사영어사가 발간한 것으로 알았는데 실제 국제문화재단이 출판해 온 것을 알고 놀랐다.”고 전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학술원회원인 여석기 고려대명예교수는 “국제문화재단은 한 가지 뚜렷한 방침을 관철시켜 왔다. 그것은 한국문화, 특히 전통적 제양상(諸樣相)을 국내·외 학계 및 독자들에게 알려주어야 하겠다는 열의와 노력이었다.”고 평가하고 “또 만날 때 마다 ‘좋은 기획안과 필자가 있느냐’고 늘 부탁하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신용 이사장에 대해 술회했다.
全이사장 ‘다음세대로 이어질 것’
국제문화재단은 이후 ‘한국문화시리즈 별권’으로 한국문화의 제문제(1981)와 한국인과 한국문화(1996)를 출판했다. 이어 1989년 재단설립 20주년을 기념하며 한국문화선집 시리즈를 기획 △한국문화의 뿌리(1989)를 비롯 96년에는 김포대학 개교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한국인과 한국문화’를 김포대학 출판부를 통해 발간했다.
그리고 재단설립 30주년을 맞아 발간한 △한국의 무속문화(1998) 역시 한국문화의 뿌리캐기 노력의 일환으로 기획되어 △암행어사란 무엇인가(1999) △한국의 풍수문화(2002) △한국의 판소리문화(2003) △한국의 규방문화(2005)를 연속 발간하며 영문판과 일어판으로 다시 출간하여 국내외 한국학 관련 연구단체에 배포했다.
전신용 이사장은 출판기념회를 통해 “국제문화재단의 일관된 목표는 44년이 지난 지금도 지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혀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국제문화재단의 ‘한국문화 알리기’ 서적 발간 의지를 다졌다.
곽종규 발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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