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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담은 ‘1분 30초’, 대한민국을 이끌다.
매일 7시간, 1년간의 고강도 훈련이 모여 ‘1분 30초’가 되고 다시 ‘1분 30초’는 화려하고 절제된 아름다운 동작으로 ‘김윤희의 리듬체조’가 됐다.
초등학교 1학년이후 여린 몸이 맞이했던 고된 훈련은 희열과 좌절이 교차하며 리듬체조에 녹아들었고 다시 한국의 리듬체조界를 이끄는 기량으로 되살아났다.
‘리듬체조의 여왕’을 가슴에 품은 지 6년, 초등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전국대회 6관왕을 이뤄내자 대한민국은 최연소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발탁, 한국의 리듬체조를 맡겼다.
중학생이 되면서 주니어 개인대표, 고등학생이 되면서 단체 국가대표, 대학생이 되면서 개인 국가대표로 김윤희는 리듬체조가 됐고 리듬체조는 김윤희가 됐다.
슬럼프를 내색하지 않고 스스로 극복하는 김윤희선수는 목포가 있었기에 욕심도 있었다. 몇백 번이고 음악의 선율에 맞춰 수구와 한 몸을 이루는 사이 ‘1분 30초’ 프로그램은 예술로 승화됐지만 몸은 멍투성이로 남았다. 넘어진 때는 머리한번 쓸어 올리고 남몰래 눈물 한 방울을 훔쳤다.
최근 태능선수촌에서 다시 시작된 굵은 땀들은 제각기 흩어져 곤봉과 공, 후프와 리본이 되어 다음달 4일 우크라이나 리듬체조 월드컵대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눈을 떼기 힘들 만큼 아름다운 1분 30초의 예술, 보는 이에겐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선수에게는 기나 긴 고통의 시간이 응축된 시간. 힘과 화려함이 어우러져 절제된 조화속에 아름다운 예술로 되살아나기까지 수많은 눈물이 고여 있는 김윤희 선수의 1분 30초는 국내 정상에 이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 서다
김윤희선수(20?김포시 사우동 대림아파트)는 지난 18일 태릉선수촌에 입소, 김지희 국가대표 코지 지도아래 공식 훈련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무릎 연골부상이 아직 완치되지 않았지만 다음 달 우크라이나에서 열리는 리듬체조 월드컵대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월드컵 대회 후 곧바로 프랑스 콜베이에서 개최되는 국제리듬체조대회와 세계 톱 10이 참가하는 갈라 쇼를 거쳐 5월20일 카자흐스탄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선수권이 국가대표 김윤희선수가 맞이한 5월이다.
“잘 때를 제외하고는 리듬체조를 생각한다.”는 김윤희선수(세종대 2)는 이미 사우고 3학년시절 개인대표로 참가한 제4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팀경기 은메달을 수상한 바 있어 이번 월드컵대회와 특히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은 꿈에서 현실로 다가서 있다.
특히 8월 26회 유니버시아드대회와 9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31회 리듬체조세계선수권대회 등 올해 계획된 대표적인 여섯 번의 대회를 통해 김윤희는 아직까지 국제대회 개인종합 메달이 없는 한국의 리듬체조 현실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 최연소 상비군 발탁
김포초등학교 1학년 때 감독교사의 권유로 시작한 리듬체조는 12년간 김윤희선수의 그림자가 됐다. 그리고 그림자속에는 어머니 박미화(41)씨와 국가대표 김지희 코치가 있다.
리듬체조 선수를 꿈꿨던 박미화씨. ‘딸을 낳으면 리듬체조를 시켜보겠다’는 오랜 생각이 현실로 이어져 언제나 딸의 곁을 지키는 ‘격려와 보살핌’이 됐다. 이와 함께 날카로운 지적으로 몇 번이고 같은 동작을 반복케 하는 김지희 대표코치는 ‘성장의 거름’이 됐다.
“굉장한 파워풀과 숙련성을 갖춘, 오직 한길만 걸어온 성실한 선수다.” 제자에 대해 김지희코치는 이렇게 표현했다.
김윤희선수가 국가대표로 성장하여 국제적 기량을 갖추기까지 또 한사람의 울타리가 있다. 김윤희선수가 리듬체조를 시작한 99년, 리듬체조 불모지 김포에 전국대회를 유치한 이후 KBS배 전국대회를 지금까지 열고 있는 김포체조협회 이근환 회장이다.
김윤희선수와 김포의 리듬체조는 이렇게 성장을 함께했다.
이근환회장은 “프로선수 터전이 없는 국내 현실에도 불구, 꾸준한 연습으로 한국 리듬체조계를 이끌며 김포의 자랑이 되어 고맙다.”면서 20대 말까지 선수로 활동하는 유럽에 비해 생명력이 짦은 국내현실을 아쉬워했다.
‘국가대표 명예 지키겠다.’
김윤희선수는 사우고 3학년 시절 34회 KBS배 전국대회 5관왕으로 국내 리듬체조를 평정한데 이어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4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은메달을 계기로 국가대표가 된 것을 잊지 못한다. 많은 국내대회 1위 수상에 비해 국가를 대표한다는 자긍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시아 평정이 남은 꿈이기 때문이다. 리듬체조 명문 세종대를 졸업하는 2014년 인천에서 열리는 17회 아시안게임에서 그 꿈을 이루고 지도자의 길로 들어설 계획이다.
실업팀이 없는 국내 현실에서 대학졸업은 선수생활의 끝을 의미한다.
고사리 손으로 후프와 공을 잡고 시작해 국내와 아시아, 그리고 대륙을 질주한 폭풍같은 12년을 지냈지만 김윤희선수는 아직 풋풋한 대학 2학년생이다. 그동안의 기량을 더욱 공부해 유럽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하는 국내 리듬체조를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 넘을 날이 앞에 다가와 있다.
곽종규기자
김윤희선수 주요경력
△ 제21회 회장배 전국대회 개인종합1위(08년 5월) △제33회 KBS배 전국대회 개인종합 2위(08년 9월) △제89회 전국체전 개인종합 2위(08S7S 10월) △제22회 회장배 전국대회 개인종합 1위(09년 8월) △제34회 KBS배 전국대회 5관왕(08년 9월) △제4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은메달(09년 10월) △제90회 전국체전 금메달(09년 10월) △콜베이 국제리듬체조대회 20위(2010년 5월) △제16회 아시안게임 팀경기 4위(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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