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발원지 김포’ 경기민요 대중화에 자부심 느낀 세월
(사)경기민요합창단 10주년이 되는 2011년을 맞으면서,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새삼 실감된다. 내가 지켜본 김포 국악계가 십년 세월을 거치면서 강산이 변할 정도의 많은 변화가 있었으니 말이다. 내가 소리를 배우고 고향으로 내려온 1992년 김포의 국악계는 흔히 말 그대로 황무지, 불모지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즈음 서울에 살던 내가 고향 김포로 내려온 것은 아버지의 말씀이 큰 작용을 했다. “우리 집안은 남원 윤씨(영사정) 명문 후손이다. 너희들은 고향을 위해 이로움을 주는 후손이 되어야한다.” 어린 시절 귀에 박히도록 들은 이 말이 소리꾼으로 고향에 내려온 주요한 동기가 되었다.
<리더기사 처리>
고향에 소리를 심고자 귀향
막상 내려와 국악인으로 살려고 하니 무엇을 ,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러던 96년에 김포시 보건소에서 ‘사랑의 음식나누기’행사를 시작하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내가 할 수 있는 소리로 봉사에 동참할 뜻을 전하고 시작한 것이 지금 1000회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현장에서 부딪치면서 나는 민요를 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야한다는 숙제와 함께 경기민요 발상지라는 내 고향 김포에 민요인구를 넓혀야한다는 사명감을 안고, 98년부터 노인대학에서 민요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정규반이 생겨 경기민요 수업이 정식으로 이뤄졌다. 이어 99년에는 당시 여성회관 김병식관장(현 김포도시공사 공단본부장) 이 경기민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특강반을 만들어 주면서 김포여성들에게도 국악수업을 할 수 있게 된 일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감사한 일이다. 김 관장의 국악사랑이 김포국악발전에 큰 힘이 되어주었음을 잊을 수 없다. 2000년 1월에 당시 유정복시장으로부터 강사위촉을 받고 지도자의 길을 걸으면서 경기민요는 나와 본격적인 숙명관계를 맺게 되었다.
경기민요와 숙명적 관계
그즈음 나는 합창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독야청정 혼자 소리를 부르는 일도 나쁘지는 않지만 앞으로는 전국 각 문화센터등에서 배출되는 국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펼칠 자리가 오리라는 생각이 들었으므로 그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서라도 합창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 후 나의 그 생각은 적중했다.
다행히 나와 뜻을 같이 해주는 단원들이 생겨 2002년 성황리에 창단공연을 했다.
(사)경기민요합창단의 출현이 김포가 발원지인 경기민요가 대중화되는데 활력소가 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공로라 생각한다. 이후 김포에서는 내가 배출해낸 소리꾼들이 현재 자기의 몫을 하고 있어 보람을 갖게 되었다.
당시 문인협회, 미술협회가 있었는데 예총이 만들어지려면 3개분과는 있어야 했다. 국악협회는 민요분과가 있어야 승인이 나기에 나는 동분서주 뛰어다니면서 한 몫을 해 국악협회가 탄생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예총초대회장이 된 이준안 (산림조합장)회장이 민요분과 현판식을 달아주면서 힘내라는 축하의 말에 나는 콧등이 찡해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단장님, 참 부지런하시네요.’
前강경구 시장이 행정국장에 재직할 당시 “김포에는 통진두레와 경기민요가 함께 어우러져 김포국악을 전승하고 계승 발전되어야 합니다. 같은 장소에서 연습하면서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노력해주시죠.”라는 당부의 말을 듣고 고마움을 피눈물 나는 정진으로 갚겠다는 결심을 했다. 나는 스스로 한 이 약속을 열심히 가르치는 것과 발톱이 빠질 정도로 봉사다니는 것으로 지켜내 10주년을 앞둔 지금 1천여회의 공연기록을 앞두고 있다.
봉사공연을 다니다보면 만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시장님이나 市공무원들중 아침에 만났는데 그날 또다시 행사장에서 만나는 일이 있으면 그분들은 웃으면서 “단장님, 참 부지런하시네요. 아니 어떻게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십니까?”하면서 내 손을 잡으면서 격려해주었다.
그런 말을 들으면 김포에서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면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하루에 두서너번 공연을 해도 끄떡없는 건강체질을 주신 부모님께 새록새록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열심히 하는 게 무슨 잘못인지 옆에서 딴지를 걸어 오고, 발목을 붙잡는 일이 심심치 않게 생겨났다. 사람들은 이웃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고, 남 잘되는 꼴 보지 못하는 습성이 있는듯 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세상에 공짜는 없고, 뿌리내린 일은 없어지지 않는다.
2007년 김포금쌀 홍보대사 위촉을 받은 후 단원들이 잠꼬대로 김포금쌀을 부를 정도로 열심히 부르며 다녔고, 창극시연무대를 해보는 영광과 방송사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사) 경기민요합창단이 오늘에 이르러 10주년 특별공연준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 해 꼬지 당하고, 때로는 배신에 가슴을 치던 일은 이제 잊으려한다. 세상을 살면서 억울하고, 야속하고, 섭섭한 일 당하지 않고 어찌 이 이 풍진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인가.
괴로움과 아픔 잇고 다시 시작
강산이 변하는 세월을 꿋꿋이 지켜내면서 서운한 일보다는 치하받고, 박수를 받는 영광의 순간이 더 많았다. 그런 감사함만을 생각하면서 더더욱 김포의 국악발전을 위해 매진하는 일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디에 있을까, 그동안 내 곁을 굳세게 지켜준 단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고향에 내려온 이후 부족한 나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용기를 주면서 힘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모든 공직자와 지인들, 그리고 국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나는 그 감사함을 죽는 그날까지 후학을 가르치면서 소리봉사를 할 것이다.
윤소리 (사)경기민요합창단 단장 -
<저작권자 © 김포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재 사실을 알고 몸이 먼저 움직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