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탁 어르신을 위한 ‘밥 퍼주는 요양사’
2년째 매일 무료급식소 운영, 하루 30~1백명 급식

김포우체국 옆 공터에 마련된 무료급식소에는 매일 30명에서 1백여명의 무의탁노인들이 모여 맛있는 점심 한때를 즐긴다. 이곳은 사우단지내 위치한 엔젤요양원보호사교육원 이경희원장이 시설과 함께 전기와 가스료, 인건비를 부담하고 푸드뱅크가 음식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무료급식소는 이제 북변동 일대 무의탁노인들에게는 반갑고 행복한 만남의 장소가 되고 있다.

‘따뜻한 밥 먹어 너무 좋아요’
16일 무료급식소에서 만난 북변동 개나리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 할머니(87)는 “혼자 식은 밥 먹는 것이 너무 싫었는데 여기 오면 사람들을 만나고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어 좋다.”면서 식판에 밥을 담았다.
이곳 무료급식소가 이 일대 무의탁노인들에게 사랑을 받게 된 데는 노인과 장애인을 향한 이경희원장(57)의 따뜻한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이곳은 무료급식 장소로 이용됐는데 이원장이 우연히 이곳을 찾을 날 무료급식을 위해 들렀다가 운영중단 소식을 듣고 되돌아가는 어르신의 모습을 보고 직접 무료급식소 운영을 시작했다.
“빵을 구하기 위해 오셨다가 되돌아가는 쓸쓸한 모습을 보고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그때부터 밥과 반찬을 푸드뱅크에서 지원받아 ‘밥 퍼주는 요양사’가 됐다.
무료급식소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1시부터 1시까지 운영되며 요양사 자격증공부를 한 엔젤요양보호사교육원 직원들이 이경희원장과 함께 봉사한다.

먼저간 아들이 만들어 준 봉사
이경희원장의 사회봉사는 아들 간병을 위한 오랜 병원생활에서 비롯됐다.
20년전 당시 16세였던 아들이 심장이식수술과 뇌사상태로 8년간 병상에서 지내다 24살 되던 해 가슴에 묻었다. 8년간의 간병생활은 장애부모로써 같은 장애인에 대한 사랑을 품는 기회가 됐고 병원생활을 하는 어르신 곁에 가까이 가는 과정이 되었다. 아들을 가슴에 묻은 후 이원장은 연예인봉사단 국장으로 독립문과 양재동에서 10년 가까이 어르신 무료급식에 참여했으며 지금까지 20년에 걸쳐 약 1만여명의 무의탁 어르신들께 무료급식해오고 있다.
이와함께 지난 2년간 김장김치를 담아 장애가정에 나눠주고 장애인가요제를 후원하는 등 개인적인 장애가정 돕기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으며 다문화가정에도 자신이 필요한 일을 찾고 있다.

국가고시 첫해 전국최대 합격
20년간 어르신을 위한 봉사활동에 함께한 이경희원장이 2년전 사우동에 실버엔젤요양보호사교육원을 마련한 것은 오랜 사회복지의 결과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같은 결과는 작년 3월 요양보호사 자격이 무시험에서 국가시험으로 변경된 첫해 160명이 응시하여 전원이 합격하며 전국 최대합격률로 사회복지계를 놀라게 했다.
오는 26일 세 번째 국가 1급 자격증 시험을 앞두고 17기 수료생들이 현장실습을 받고 있다. 실버엔젤요양보호사교육원은 6주 동안 사회복지와 간호에 대해 240시간 교육받고 10회의 현장실습을 거치면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무시험때와 같이 많은 사람이 등록하진 않지만 그래도 20대에서 80대까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찾고 있다.

요양보호사 유망직종
요양보호사는 몸이 불편한 시부모를 모시며 친정부모 또한 간병하는 경우 정부로부터 2백만원 가량의 서비스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즉 몸이 불편한 가족을 돌보면서 수입도 올릴 수 있기에 나이가 많은 사람도 찾고 있다.
실버엔젤요양보호사교육원 출신인 박모할머니(74?김포시 감정동)의 경우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친구 집에 가서 하루 4시간 도움을 주고 몸이 불편한 남편을 돕는 것으로 각각 4시간씩 한달 110만원의 서비스급여를 받고 있다.
불편한 가족을 평소처럼 보살피고,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으며 70대 나이에 백만원 이상을 벌 수 있는 이 제도에 대해 이경의원장은 ‘미래 유망직종’이라 말한다.
“제 부모가 아프고 친구가 아프면 기피하던 현상이 이제는 자주 찾고 도우며 생활비도 벌 수 있는 복지제도다.”라는 이원장의 말에서 특히 실버인구 늘어나는 김포의 경우 많은 수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노인위한 무료목욕시설 하고파
이경희원장은 무료급식과 함께 어르신을 위한 무료목욕시설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다.
“어르신과 장애인은 목욕하는 게 소원이지만 일반인은 싫어하기도 하고 또 위험합니다. 교육원에 전문가가 있어 지금도 여건이 된다면 하고픈 일입니다.”
이원장은 어르신을 보면 즐겁고 행복하며 관련 일을 하며 보람을 느낀다. 길가다가도 어르신을 대하면 자연스럽고 스스럼이 없다.
고령화 저출산 사회, 어르신이 많은 김포지만 반면 일할 사람은 또 없다.
이경희원장은 따라서 ‘어르신을 위해 젊은 사람 일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곽종규 발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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