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부부,아름다운 인생/이호성, 박기원 부부

김포에서 세 번째 공무원 커플로 탄생한 이호성(사우동장), 박기원(사회복지과장)부부는 과묵한 모범생과 쾌활한 여학생 이미지를 가진 부부다.
86년 결혼해 올해로 결혼 25년을 맞이하는 이들 부부 공무원은 아들과 딸을 그리고 어머니를 모시고 3대가 구순하게 살아가며 ‘가화만사성’의 모범사례로 만들고 있다.

부부가 함께 말단 공무원으로 시작해 나란히 김포시청 과장이 되기까지 부부는 서로의 거울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88년생 아들은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준비를 하고 있고, 91년생 딸은 올해 홍익대 영상학부 디자인학과에 합격했다. 여든 여섯 된 어머니는 건강해 여전히 집안일을 진두지휘하면서 손주들에게 용돈을 주는 어르신으로 제각기 나름의 역할을 하면서 가족을 형성하고 있다.

어우러진 내조와 외조
‘복이 많다’는 기자의 말에 박 과장은 “복 받는 건 신랑때문이예요.”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이 동장은 일도 열심히 하지만 천주교 신자여서 일요일 미사참례는 물론 레지오 단원으로 봉사에도 빠지지 않는다. 박과장은 “일요일에도 근무하는 일이 있는데, 요즘은 구제역으로 더 더욱 쉬는 날이 없다”면서 “성당만큼은 자기한테 무임승차예요, 알았죠?”라고 남편한테 떠넘긴다고 했다.

아내 박과장은 남편에게 떠넘기는 게 성당뿐만이 아니다. 맞벌이 부부로 살면서 살림도 은근하게 떠넘긴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집안청소를 시작으로 식구들 커피 타주는 일, 이제 다림질은 이 동장이 도맡아하고 있다.”면서 “그 비결은 ‘잘한다’는 칭찬요법이었다.”고 했다. “맞벌이 부부로 가정과 일을 잘 병행하기 위해서는 집안일을 분담해야 해요. 저는 모든 맞벌이 부부에게 가사 분담을 적극 권장하고 있어요.”

박과장은 여학교를 졸업하고 말단 공무원으로 출발해, 크고 작은 많은 일을 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김포외고 설립당시 경기도에서 40여억원을 끌어오는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고 신생도시로 민원이 폭주하던 초대 풍무동장을 맡아 조용한 동네로 만들었다.

박과장은 이에대해 “남편의 외조가 컸었다.”고 하면서 “자신도 부군이 근무자에서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집안일에 세심한 신경을 기울인다.”고 웃는다.

네프킨 한 장이 맺어준 인연
이 부부의 인생나이는 남편 이 동장이 2년 선배지만 공무원 생활로는 아내 박 과장이 2년 선배다. 박과장은 79년, 이 동장은 81년도에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86년 당시 방재현 군수의 주례로 김포시청내 3번째 부부 공무원이 됐다. 당시 이들 부부를 엮어준 것은 ‘네프킨’ 한 장’이다.

이 동장은 대곶면에서 회계업무를, 박 과장은 하성면에서 서무를 담당하던 당시 인구조사에 하면서 함께 일한 동료들과 식당을 찾았다. 식사가 시작되기 전 박 과장이 동료들에게 네프킨을 한 장씩 나눠주는 모습이 가슴에 각인된 이 동장은 연줄을 통해 연락하게 됐고 그렇게 부부가 됐다. 네프킨이 인연의 줄을 이었다고는 하나 두 사람이 급속도로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은 같은 공직생활을 하면서 서로의 애환에 대해 공감대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 부부는 가정을 만들면서 시댁이나 친정에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힘으로 튼실한 가정을 꾸려나가자는 약속을 했다. 그리고 이 약속은 지금까지 이어져 스스로 만족하는 가정을 만들었다. 아들은 아빠와 꼭 닮은 붕어빵이고 딸은 엄마의 고단함을 제일 잘 이해해주는 협조자다.

이 부부는 집안에서는 여늬 부부처럼 아이들 이름 뒤에 아빠, 엄마라는 호칭을 쓰는데, 밖에서는 “동장님” “과장”이라는 직함으로 부른다. 말하자면 공과 사를 엄밀하게 구별하는 셈인데, 그런 호칭처럼 서로의 일에 대해서도 냉정과 존경을 담아 조언과 격려를 한다.
아내 박과장은 “남편 이 동장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좋은데,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믿어 손해를 보는 일도 있지만 남몰래 이웃사랑을 하는 일에는 모르는척하면서도 존경하는 마음이 된다.”고 했다.

서로에게 채찍과 격려
‘부부는 살면서 서로 닮는다’고 하는데 이들 부부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속해있는 조직이 행복해야 자신들이 행복해진다고 믿기에 주변을 밝게 하려는 노력을 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마음먹은 것은 꼭 실천하자는 다짐을 하고 또 서로에게 채찍과 격려를 한다.

“우리, 오늘 하루 즐겁고 보람차게 지내기 위해 파이팅해요.”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격려하면서 함께 출근하고, 각자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하루를 보낸다.

최의선편집위원

최의선 편집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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