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부부, 아름다운 인생/DIY공방 ‘나사못’ 김태수, 류재은 부부

뚝딱뚝딱…나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가구를 직접 만들 수 있는 곳.
DIY(do-it-yourself)공방은 ‘초심자가 손수 제작하는’ 공예 방을 일컫는다.

김포시 사우동 즐비하게 들어서있는 비닐하우스 화원 뒤쪽으로 삼나무 향기가 솔솔 배어나오는 곳이 있다.
‘나무를 사랑하는 못난이’를 줄여 나사못이라 이름하고 공구조작법과 기계사용법을 익히면 간단한 가구나 제재목을 이용한 전문가 수준의 맞춤 가구도 만들 수 있도록 열려진 공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10여 명이 나무를 자르거나 형태를 만드는 일에 푸욱 빠져 있다. 그들 중 두 사람은 이 공방의 주인 김태수, 류재은 부부다.

부부가 함께 만드는 소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고 있으니 행복하지요. 아내가 직업이 있는데도 시간을 내 보조를 해주니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는 셈이죠.”
이곳 나사못 공방은 나무로 연필꽂이, 필통, 티슈곽, 트레이(쟁반), 커피 보관함 등 생활소품을 만든다.

이런 소품을 만들 때도 남편은 아내의 조언을 받는다. 김 대표가 예쁘고 깜직한 커피보관함을 만들었을 때 아내는 “보관함 옆에 종이컵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을 울타리형태로 만들면 좋겠다.”는 조언에 그는 즉시 그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들 부부의 작품은 함께 공방에 참여하며 DIY공방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김대표는 정보처리학과를 졸업한 후 곧장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나무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무엇이든 나무를 소재로 했다. 사방탁자, 의자, 주니어 학생세트, 식탁, 심지어 야채보관함도 나무를 썼다. 10여년을 그렇게 하다 보니 나무를 봤다하면 자르고 다듬는 것이 일상화되면서 그는 공방을 생각했고, 아내는 그런 남편에게 용기를 주었다. 아내 역시 나무로 뭔가를 만드는 일이 좋았기 때문이다.

공방의 꿈 이웃과 함께 나눈다.
이렇게 탄생한 나사못은 이웃과 함께하는 꿈을 꾸고 있다.
특히 정신지체아 아이들에게 나무를 체험하게 하는 일이다. 피톤치드가 높은 삼나무로 자신이 갖고자하는 물건을 만들면 정서적으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김대표는 조만간 장애인주간보호센터와 연계해 아이들에게 일일 무료체험을 할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방학 때는 학부모와 함께 생활소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만드는 기쁨과 성취하는 보람을 함께 안겨줄 생각이다.

김태수, 류재은 부부는 학교기타 동아리에서 만나 부부가 된 캠퍼스 커플. 99년도에 결혼해 1남2녀를 두었고 전공이 아닌 취미를 생업으로 삼아 천직으로 삼고 있으니 행복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실도 만들었다.

금년 8월부터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공방은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학생이 초보단계이지만 열정은 불이 지펴있는 나무난로의 열기만큼 따끈따끈하다.
학생중에 김포시 학원연합회 한희용 회장이 있어 어쩐 일이냐고 물으니 “공방의 안주인이 학원연합회 사무장이어서 그 인연으로 바쁜 틈을 쪼개 배우고 있다”고 했다.

2개월이면 배울 수 있어
나사못 공방은 2개월을 주기로 1기, 2기 등으로 구분하여 수강생을 모집한다.

김대표는 2개월이면 웬만한 소품 두서너 개는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내가 손수 만든 나만의 작품’을 생활소품으로 쓴다면 삶에 윤기가 생긴다. 내가 만들었으니 애정이 가고 함부로 다루지 않게 돼 물건을 아끼게 되는 효과도 있다.
더욱이 소재가 나무여서 쓰면 쓸수록 손때가 더해져 깊이를 더해 갈 것이다.

나사못 부부의 나무와 함께 하는 삶 역시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깊어지고 반들반들 윤이 나 이웃들까지 행복하게 할 것으로 보여 진다.

최의선 편집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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