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부부, 아름다운 인생③/나리산부인과 이종찬, 나오순 부부


여성전문병원 나리산부인과(김포시 사우동 201-38)이종찬 병원장과 나오순 원장부부는 요즘 새롭게 만든 희망 프로젝트로 활기에 가득 차 있다.
그들 부부의 희망제안은 ‘출산문화’를 바꾸자는 것. 과거의 출산이 병원에 맡기는 출산이었다면 앞으로는 엄마가 강한 의지를 갖고 적극적인 태교와 건강하고 똑똑하며 감성이 높은 아이로 키우는 ‘감성출산문화’를 이끌자는 것이다.

하루 온종일 진료에 바쁜 이들 부부를 진료가 끝나는 오후 늦게 겨우 만날 수 있었다.
조금도 지친 기색없이 기자를 맞이해주는 힘은 그들이 새롭게 써내려가는 출산문화에 올인하고 있기 때문인 듯 했다.

“출산율이 저조하다는 걱정들을 많이 해 산부인과가 한산할 줄 알았는데, 이곳은 만원사례네요?”하자 “저희 병원은 임신을 준비하는 예비 엄마 아빠들이 찾아오고, 여성에 관한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어서 늘 바쁘지요.“ 라며 엄마와 아기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됐다.

“엄마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태교부터 출산, 아이를 키우는 모든 것에 주인이 되어야하는 중요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나리문화센터’를 만들어 임신 열 달 동안 적극적인 의지를 갖도록 준비시키지요.”

이종찬 병원장의 말에 옆에 있던 나 원장은 “튼튼한 기초가 기본 덕목이듯이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이 잘 자라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가 좋아지는 거지요. 내 자식 잘되려면 남의 집 자식 잘되도록 도와야 우리 모두가 행복해진다 이거지요.”라고 거침없이 말해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내 자식 잘되려면 남의 자식 도와야
이들 부부는 요즘 세대들이 잘 키우고자하는 생각은 있으나 좋은 부모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모른다는 것에 생각을 같이 하면서 감성출산을 돕는 병원을 운영하자는데 합의했다. 이런 의견일치는 이들 부부가 산부인과 전문의로써 함께 일하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들은 원자력 병원에서 함께 수련의를 하면서 결혼한 사내커플이다. 전공이 같은 의사부부는 이종찬 병원장의 고향인 김포에 옮겨와 99년 김포 시청앞에 ‘중앙라 산부인과’를 개업했다. 그리고 2002년 승효상 건축가의 야심찬 작품으로 건축한 나리산부인과에서 지금까지 이르고 있으니 14년을 줄기차게 같은 병원에서, 그리고 같은 집에서 스물 네 시간을 함께 지내는 동지다.

이들 부부는 늘 함께 있어 지루하다는 생각을 할 틈도 없이 바쁘게 살아서 부부가 누구나 겪는다는 권태기도 모른 채 살아왔다. 1993년에 결혼, 20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휴가를 떠나본 적 없이 일만하고 살다보니 “‘남들은 잘 놀고 사는데 우린 이게 무언가?’하는 회의가 들기도 했었다”고 한다. 삶의 회의를 극복하게 된 것이 바로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한 소중한 가치였다.

감동적이고 행복한 출산분위기 조성
그들은 산부인과 일이 단지 출산을 돕는 일이 아니라 ‘임산부에게 감동적이고 행복한 출산을 만들어줘야겠다’는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자신들의 삶에도 큰 보람을 갖는 계기를 갖게 됐다.
말하자면 이들 부부는 ‘남을 행복하게 함으로써 자신들이 저절로 행복해진다’는 삶의 철학을 일로 얻음으로서 인생에 있어 제2전성기를 맞았다.그들은 서로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 때문에 고단해졌는지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다고 한다.

서로 눈빛 만으로 아는 동지
이들 부부는 집에 오면 거의 말하지 않는다. 병원에서 진료하면서 너무나도 많은 말을 해야하는 터라 집에서는 말하지 않는 게 그들만의 휴식이다. 무언으로도 상대방의 요구를 척척 알아차리고 그저 행동할 뿐이다. TV를 시청할 시간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보게 된다면 같은 프로그램을 켜는 등 취향이 같다.

그들은 아이들과 함께 영화관에 가는 취미를 갖고 있다. 두 아들이 부모와 함께 영화보는 것을 즐기고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서로의 취미를 공유하고 나머지는 각자의 방에서 스스로가 하고자하는 일을 하면서 지낸다. 아마도 남들이 이들 부부의 집을 엿본다면 무성영화를 보는 느낌일 것이다. 그만큼 오디오는 없고 비디오만 있는 셈이다.

나오순 원장에게 남편의 장단점을 물었더니 “나는 남녀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저 분은 근본적으로 양성 평등이예요. 한 번도 나에게 여자가...어쩌구 하는 말을 한 적이 없어요.”라며 단점은 말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이종찬 병원장은 나 원장을 오라고 청할 때 깎듯이 존대 말을 했었다. “기자분이 오셨는데, 잠시 제 방에 오셔야겠네요.“

‘엄마의 성취감’ 함께 연구
요즘 그들 부부는 ‘엄마의 성취감’에 대한 의견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어떻게 구현화하는 가에 대한 이야기로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말을 하면서 살고 있다.

이 분야는 생각하면 할수록 엄청나서 해야 할 공부가 만만치 않음을 새록새록 느낀다. 태교와 출산. 이들 부부는 임산부가 가능하면 자연분만을 하도록 유도하고 모유를 먹이도록 장려한다.
정상출산과 모유는 모자에게 큰 성취감을 주고 이런 노력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감성출산이야말로 한 인간에게 평생 사랑하면서 살 수 있는 원천이 되기에 이들 부부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출산문화를 새로이 쓰려는 각오를 하면서 희망 프로젝트를 향해 나아가는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의선 편집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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