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규칼럼




강경구시장이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관내 읍·면·동을 돌며 초도순시에 나선다. 당선이후 처음으로 지역주민을 만나 인사하고 현장의 소리를 행정에 반영코자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선시설부터 이어져온 ‘해결하지 못할 숙제’를 듣기위해 일주일을 소비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를 생각해 볼 때가 됐다.

지난 시절 초도순시 때마다 지역별로 수십 건에 달하는 민원을 청취하고 ‘기약없는 검토’를 약속하곤 했다. 김포시 전체를 따진다면 매년 수백 건에 이른다. 강경구시장은 취임당시 가장 시급한 것으로 “누적된 민원을 종합적으로 분석, 가·부여부와 해결시점을 정리, 8월까지 민원인에게 통보하겠다”고 발표했다. 누적된 주민들의 민원을 일소하고 민선 4기를 시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즉 책임행정과 시민위주 행정을 누적민원 일소로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강시장은 이번 ‘초도순시’를 통해 또다시 백여건이 넘는 지역민원을 숙제로 받아올 것이다. 특정 몇 건을 제외한다면 이들은 마을현안들로서 대등소이한 부분이다. 한쪽에서는 누적민원 해결을 위해 행정력을 동원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동일한 민원을 또 받아온다면 이건 ‘코미디’다.

관선시대부터 이어진 초도순시는 주민 스스로 민원을 해결하려는 장치를 상실케 했으며 반대로 행정기관의 권위는 높여 놓았다. 그리고 해결되지 못하는 민원은 쌓이고 매년 반복되어도 해가 바뀌면 작년에 호소한 민원을 시장은 또 약속했다. 그 사이 지역주민들은 특정문제에 대해 시장에게, 지역의원에게, 다소 영향력있는 자에게 매달리며 스스로 해결하려는 자치의식을 상실해 갔다.

민선 4기는 바뀌어보자.
수지침과 에어로빅 장소로 바뀐 동·면별 주민자치센터를 지역현안을 토의하는 장소로 복원하고 25명 내외의 주민자치위원회가 실제 기능에 부합하는 대안들을 마련한다면 시장이 굳이 1주일을 투자해 ‘초도순시’를 할 필요가 없다. 주민자치위원회는 매년 8천만원에 이르는 동·면장 포괄사업비를 감시하고 지역현안을 챙기는 것으로 주민자치를 회복해야 한다.
꼭 초도순시를 해야 한다면 그곳은 일선 행정기관 사무실이 아니라 주요 현안사업 현장이어야 하며 행정이 확인해야 할 장소들이다. 그리고 시장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저녁 시간을 쪼개어 아파트 단지를 불시 방문, 편안한 자리에서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 오히려 민선시대 ‘초도순시’에 어울리지 않을까.

금년도 초도순시가 오는 24일 확정된 계획으로 피할 수 없다면 다음 ‘초도순시’ 부터는 내용을 바꾸어 보기를 권한다. 민선시대 10년이 지나도록 주민대화 기법이 아직 관선시대에 머물러 있다면 그것부터 고쳐야 한다.

<본지 발행인>

2006-08-01 13:26:57

곽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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