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약속’을 지키겠다고 호소하다 일정시간이 지나면 용도폐기되고 ‘지키겠다’는 자와 ‘지켜라’는 자가 모두 쉽게 잊어버리는 현장이 ‘선거판’이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어도 별 대수롭지 않고 따지지 않는 선거풍토가 ‘매니패스토’라는 다소 생소한 운동을 만들어냈다.

유권자를 현혹하는 헛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후 슬그머니 얼버무리는 기존 공약의 폐단을 청산하고 이제는 ‘내 뱉은 말은 그대로 지키자’는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시민이 모여 대표를 뽑는 과정인 선거. 그래서 선거에 나선 자는 공약을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유권자들은 약속의 내용을 보고 후보자를 뽑는다.

그리고 선거를 치르고 나면 ‘끝’이다. 지키라고 요구하는 쪽도 별로 없으며 지키겠다고 노력하는 당선자로 별로 없다. 선거가 학연.지연에 얽매여 흘러온 역사의 결과다.

말로는 유권자의 대표를 뽑는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안면과 연고에 의한 ‘마당발’을 뽑는 것으로 선거가 거듭될수록 공약만 쏟아지고 후보자와 공약은 따로 논다. 따라서 다음 선거때면 사회는 변하지 않고 약속만 여전히 반복된다.

‘내 뱉은 말은 그대로 지키자’는 운동은 어찌보면 참 부끄러운 운동이다.

매니패스토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선거공약을 제시할 때 목표, 우선순위, 기간, 공정, 예산 등의 사항을 수치 등으로 명기해 검증과 평가를 쉽게 하자는 ‘참 공약선택하기(메니패스토)’ 다.

5.31 지방선거를 한달여 앞둔 김포시내 예비후보자들은 아직 매니패스토가 생소한 모양이다. 공약가운데 매니패스토의 기본원칙인 무엇을 왜하며 어떻게, 언제까지 할 것인가는 대부분 배제되어 있다.

그나마 최근 열린우리당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매니패스토 운동을 지칭하며 유관기관을 돌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도 엄밀히 보면 공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한다기 보다 의견청취 수준이며 또다른 선거운동에 그치고 있다.

선거에 나선 모든 후보자들은 당선되겠다는 과욕에 앞서 왜 당선되어야 하는가를 매니패스토 운동을 통해 되짚어 보는 기회를 새겨봐야 한다.

본지 <취재부장>

김포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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