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일자: 2006-10-25



학교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마련된 ‘방과후 학교’가 전격 실시를 앞두고 초·중등 교육법개정안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인 가운데 이에대한 논란이 작년 입법반대에 이어 교육계간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4일 노무현대통령은 “방과후 학교는 공교육을 되살리자는 것이며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성공시켜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학원연합회측은 위헌소지와 함께 초·중등 의무교육 무력화, 학교의 학원화, 오히려 사교육비 증가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사교육계의 반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방과후 학교’는 올해 전국 초·중·고 274개교를 시범학교를 지정운영하고 내년 1월 최종보고회를 계획하고 있다. 김포의 경우 김포고등학교가 시·도 교육청 시범학교로 지정, 운영되고 있다. 교육계의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방과후 학교’ 속으로 들어가 본다.

<편집자 註>

<공교육측> ━━━━━━━━━━━━━━━━━━━━━━━━━━━━━━━━━━━━━━

◎ 내년 3월 모든 학교 일반화

“집에 있으면 여러 잡념과 유혹이 많아 집중력이 떨어져 공부하기가 어려웠었는데 방과 후 학교에 다니면서 이런 문제가 해결되어 기뻐요.” 김포고교 1학년 배건준 학생의 말이다.
시범학교인 김포고등학교는 정규수업이 끝난 후 더 북적인다. ‘방과후 학교’가 진행되는 교실로 학생 대이동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방과 후 학교’ 시범운영에 앞서 김포시내 대부분의 학교가 정규수업이후 특기적성 교육위주로 ‘방과후 학교’와 유사한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측에 따르면 “수강료는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설학원의 20~50% 수준으로 2년 전 부터 야간 자율학습을 업그레이드시켜 사교육비를 경감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1 아들을 둔 학부모 장연숙(풍무동)씨는 방과 후 학교에 대해 “한 달 50만원이던 사교육비가 10만 원 정도로 줄었어요. 무엇보다도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어 좋아요.” 라고 말했다.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이 흡수해 사교육비 부담을 덜고 학교를 바로 세우겠다’는 참여정부 정책이 특기적성 교육과 혼재되어 실시되고 있다. ‘방과후 학교’가 거론되기전 교육계는 이미 특기적성 교육이 실시됐으며 이에따라 학원에서 학교로 유턴하는 학생이 늘었으며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든 효과를 보였다.

방과후 학교는 자율적 참여가 가능했던 개별적 특기적성교육에서 나아가 내년 3월 모든 학교에 일반적으로 적용한다는 입법취지를 담고 있다.
방과후 학교의 보육프로그램은 무엇보다도 학부모의 육아 부담을 덜어준다는데 있다.

참여정부는 지난 2004년 2월 17일 e -러닝 체제 구축, 수준별 보충학습, 재능·영어 과외 수요 충족을 위한 방과후 학교 운영, 초등 저학년 방과후 교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했다. 이들 사교육비 경감대책은 지난 2년여 동안 하나씩 구체화되면서 교육 현장의 근본을 바꿔가고 있다.

수준별 보충학습은 현직교사와 함께 외부 강사, 예비 교사 등을 활용한 방과후 보충학습으로 사교육을 공교육에 흡수하면서 사교육비 절감효과를 보이고 있다. 방과후 특기적성교육 프로그램, 영어체험 프로그램도 사교육비의 절감과 함께 양질의 공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가 학교측의 반응이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방과후 학교에 아이를 맡기는 보육 프로그램은 사교육비 절감과 함께 학부모의 육아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 교육부, 내년 전국 1000여개교 확대지원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5월 4일 청와대에서 열린 ‘방과후 학교 활성화를 위한 교육감·교육장과의 대화’에서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방과후 학교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방과후 학교가 교육현장 및 학부모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공교육 활성화를 통해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고 학교보다 학원에서 배우는 풍토를 줄여 궁극적으로 학교를 바로 세우는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방과후 학교는 특기적성교육의 또 다른 형태로 이미 전국 대다수 초·중·고등학교에 확산됐다. 초등학교는 보육과 특기적성교육, 중학교는 특기적성과 교과 보충학습, 고등학교는 교과 보충학습과 진로지도를 중심으로 실시하는 등 각급 학교가 수요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는 2005년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올해부터 각 교과의 수준별 보충·심화 학습을 중학교까지 확대 운영하기로 하는 한편 초등학교는 방과후 보육 및 교육에 대한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400개 학교, 2007년 1000개 학교 등에 방과후 보육 시설 설치학비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사교육측> ━━━━━━━━━━━━━━━━━━━━━━━━━━━━━━━━━━━━━━

◎ 사교육 뺨치는 ‘방과후 학교’ 양극화 부채질

사교육비 경감과 저소득층 교육격차해소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방과후 학교’의 일부 프로그램 수강료가 학원비보다 비싸다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관내 모고교 학부모 김모(42·여)씨는 “저소득층 학부모들은 자녀 영어공부를 위해 월 10만원조차 쓰기 힘들다”면서 “사교육 불평등이 공교육인 학교까지 이어진 느낌”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이와관련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달 18일 “상대적인 고가 수강료, 황제 보충수업, 학원과 이면계약 등 방과후 학교 탈선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이달부터 대대적인 현장점검을 실시할 것”을 밝혔다. 이는 방과후 학교가 당초 취지와 달리 운영되고 있는 사례가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학원계가 반발하는 이유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서울 공항동 모중학교는 지난 겨울방학동안 월 18만원대의 영어·수학·논술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논란을 빚자 지난 3월 자진 폐강했다. 이와함께 대구·광주 등 일부 광역시의 경우 방과후 학교를 악용, 우수 학생들만 모아 유능한 교사들이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황제 보충수업이 횡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원과 사교육기업 등이 방과후 학교에 참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장과의 이면계약을 통해 참여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한국학원총聯, ‘방과후 학교법 저지’ 확산

한국학원총연합회는 방과후 학교 저지에 따른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헌법 제15조 ‘직업선택의 자유’와 제31조 ‘국가의 평생교육진흥 의무’ △제1항 ‘국민의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 △제3항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정신을 위배하는 위헌적 소지를 갖고 있다는 것. 특히 제8조 1항 ‘의무교육은 6년간 초등학교 및 3년간 중등교육으로 한다’와 동조 2항 ‘모든 국민은 의무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는 법률조항과 정면으로 상충하고 있음을 반대이유로 들고 있다.

김포시 학원연합회 관계자는 “‘방과후 학교’ 법제화를 위한 초.중등 교육법 개정안은 이해관련자인 학원계의 의견을 배제한 졸속법안이다. ‘국민의 평생교육을 위한 모든 형태의 사회교육은 장려되어야한다’라는 교육기본법 제10조 제1항을 위배하고 학원을 고사시키려는 행태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사우동 학원가는 “학교의 ‘학원화’는 공교육의 파탄이 우려된다.”면서 “학원강사를 ‘방과후 학교’ 교사로 채용하여 학교교사와 비교평가에 따른 교사 사기저하 및 교권추락으로 정규 학교수업의 파행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국학원연합회측은 “교원들에 대한 2중인건비 지급으로 학교교사의 도덕성을 실추시킬 것이다. 근무시간외 강의를 하고 강의료를 받지 못하면 교사들의 반발로 이어질 것이며 정규시간외 강의는 곧 정규교육 과정의 부실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특화된 교육을 원하는 대다수 학부모들은 ‘방과후 학교’ 수업 후 또 다시 학원을 찾거나 부유층은 고액 또는 외국유학으로 오히려 사교육비를 증가시키는 역효과가 초래할 것이다.”며 학교과외 중단을 촉구했다.


<전교조입장> ━━━━━━━━━━━━━━━━━━━━━━━━━━━━━━━━━━━━━

◎ '방과후 학교' 사교육흡수 관련없다

검증안된 학원강사 학교유입, 정규교육 질 하향우려

“방과 후 학교가 본래 목적인 특기 적성교육이 아닌 입시 위주로 흐르고 있다”며 전국교직원노조가 정부의 ‘방과 후 학교’정책에 직격탄을 날렸다.
전교조는 지난 5월 16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방과 후 학교 문제를 조목조목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전교조측은 “방과 후 학교 시행과 사교육 흡수 효과는 관계가 없다”고 단언하고 학교에 사교육의 일부 기능을 맡긴 발상 자체를 비판했다.

아울러 전교조 관계자는 “사교육 수요는 입시를 향한 순위 경쟁을 보완하려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방과 후 학교도 결국 입시위주 교육이 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다”며 반박했다.
현행 방과후 학교 운영 방식에 대해 '학교장은 초인간이 될 수 없다' 며 정규교육과정에 신경 써야 할 학교장이 수업 후 다양하고 내실 있는 프로그램 운영까지 맡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일침이다.

강사부분에서도 ‘방과후 학교’ 강사를 기존 교사 뿐 아니라 학원강사, 외국인 유학생, 특기 소유자 등을 활용토록 하고 있지만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현실적으로 자본을 앞세운 사교육 기업이 이들의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이 높고, 자질을 검증 받지 않은 강사들이 학교로 마구 들어오는 부작용이 현실화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다빗기자 davad@gimpoj.com
06.6.10

김다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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