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법명선원 ‘음악은 선(禪)이다.’ 문화공동체 조성

‘그는 팝을 부르고 청중은 경전을 듣는다.
그가 앨비스 프래슬리와 흡사한 목소리로 연주하는 동안 청중의 눈에는 기타를 든 스님이 들어온다.’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강화군 길상면 법명선원(주지 무상스님)에서 열리는 산사음악회 ‘야단법석’은 음악이 종교가 되고 팝송가사가 법문이 되는 현장이다.
조용하고 차분함으로 대표되는 산사가 앵콜과 웃음이 음악과 버무러지면서 야단법석이 된다.

‘음악은 선(禪)이다.’는 앨범을 낸 무상스님은 이렇게 너와 나, 너의 종교와 나의 종교를 소통하는 사이 걸림없는 마음들은 산사의 문턱을 없애버리고 문화공동체를 만들어냈다.

팝송가사가 곧 부처님 법문
우리 모두는 바람에 날리는 먼지와 같습니다. 어떤 것이든 집착하지 말아요(All we are is dust in the wind. don't hang on)
팝그룹 Kansas의 대표곡이자 팝을 대표하는 명곡 Dust in the Wind의 가사는 무상스님에게는 법문이 된다.

음악회가 시작되면 기타를 든 무상스님은 ‘인간의 삶이 바람속에 먼지와 같음’을 노래한 Dust in the wind의 가사를 인용해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고 곧바로 승복입은 앨비스 프레슬리가 되어 청중을 환호케 한다. 그가 즐겨 부르는 노래중 Kiss me Quick과 Can't Help Falling in Love가 나올 쯤이면 그는 스님과 앨비스프레슬리의 경계까지 허물어 버린다.

산사음악회 어느 한 부분에도 찬불가는 없지만 스님연주자들과 어우러져 함께 즐긴 후 청충들이 바라본 그곳은 법당안이다. 무상스님은 그렇게 음성으로 부처님 말씀을 전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 산사음악회
무상스님과 함께 산사음악회에 참여하는 서경스님(광주 지장암)은 하모니카 연주자다. 마치 람보가 기관총 탄창을 착용한 듯 각종 하모니카가 든 띠를 허리춤에 차고 연주하는 모습은 신명 그 자체다. 청중을 무대로 불러오는 유머와 진행솜씨 또한 수준급이다. 방송연기자 충신으로 출가한 윤도곡씨는 흑피리로 알려진 오카리나를 멋지게 연주한다.

이와 함께 성우면서 10년전 한국방송연기자협회 이사장을 지낸 연기자 신충식선생은 언제나 무상스님이 만드는 무대에는 함께 하는 각별한 우정을 보이고 있다. 그 덕에 법명선원 야단법석에는 곧잘 낫익은 연기자들이 출연하기도 한다.
지난달 김포저널이 주관한 제5회 농수로축제 한강음악회에도 나란히 출연해 객석을 열광으로 이끌어갔다.

음악으로 문 열자 산사문턱 낮아져
무상스님이 기타를 든 것은 대학시절. 출가후 한참을 잊고 살다가 몇 년전 무안 회산방죽에서 열린 연꽃축제에서 기타를 다시 잡았다. 가수스님이 나오지 않아 대신 출연한 것이 오늘이 됐다.
“첫무대였지만 청중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당시 은사스님이었던 송광사 현덕스님께서 ‘많은 대중을 즐겁게 하고 환호하는 재주가 있으니 음성포교를 하라’고 격려해준 덕에 노래를 통한 포교를 하게 되었어요.”

법명선원은 인천 법명사의 말사다. 법명사 큰스님이 연 음악회에 참석했다가 법명선원의 주지를 맡게됐다. 음악이 만들어 준 인연이다.
주지를 맡은 후 무상스님은 목탁을 치며 한 달을 기다렸지만 불자들은 찾아오지 않았다.

“산사주변 주민들중 개신교가 90%며 무신론자가 10%였습니다. 찾아올 리가 없었죠. 그래서 시작한 것이 산사음악회 ‘야단법석’입니다.
종교적 색체를 띠지 않고 음악으로 문을 열자 산사의 문턱이 낮아졌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문화공간이 되었다.
“앞으로 법명선원은 음성포교 뿐 만 아니라 예술의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도량으로 거듭 태어날 것입니다.”

무상스님의 생각은 빠른 속도로 현실화가 되고 있다. 함께 거처하고 있는 분들로 서예대가인 우재선생, 서각예술가 탄우선생, 목조각가 목정선생, 총무를 맡고 있는 보운스님은 특수연등제작자다. 이렇게 함께 생활하며 예술선원을 만들어가고 있다.

법명선원, 예술선원으로 가꿔
“할 수 있을 때까지 부처님 법문을 전하다 부처님 세계로 가는 것이 꿈이다”는 무상스님은 “부처님 말씀은 경전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노래와 자연, 세상 모든 것에 깃들어 있다.”며 산사를 찾는 분들을 위해 법명선원의 문을 열고 있다.


법명선원(강화군 길상면 전등사인근)은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오후 7시 무렵 산사음악회 ‘야단법석’을 열고 있습니다.

곽종규발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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