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전체를 매인 진중권교수와 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렉쳐콘서트 현장

(사)김포필하모닉 ‘음악, 19세기 인상주의 미술을 그리다’

“가장 위대한 예술운동은 19세기 미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철학, 정신분석학, 기호학 등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미학과 미술사를 펼쳐온 진중권 교수가 ‘인상주의 미술과 음악’을 주제로 4백여 김포시민들과 함께했다.

진중권 동양대교수

지난 18일 김포아트홀에서 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 이종진)는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와 19세기가 낳은 가장 독창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러시아 음악가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10곡 전곡을 2시간에 걸쳐 연주한 가운데 진중권교수가 해설을 맡았다.

‘진중권과 함께 하는 렉쳐콘서트'는 고전미술과 현대미술을 연결하는 19세기 서양미술을 기초로 미술을 통해 음악에 접근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먼저 진중권교수가 인상주의 특징을 설명하고 이어 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가 라벨의 대표적인 두곡을 각각 연주해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인상주의, 현대미술의 가교

진중권 교수는 인상주의의 발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인상주의는 성서와 역사가 지배하던 고전주의 시대에서 과학기술과 상업의 발전을 기초로 르네상스시기를 거치며 자연적으로 태동해 현대미술의 가교역할을 했다.

당시 성서를 기초로 한 사실주의 회화는 그때가지 회화의 주제가 될 수 없었던 평범한 사람들이 그림과 음악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카메라의 등장이 주요했다. 이는 고전미술이 객관적 대상을 그리려 했다면 인상주의는 '색은 곧 빛'이라는 인식으로 망막에 비친 주관적 인상을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성서를 향한 구심력이 자유로운 원심력이 강해진 것으로 마치 조선시대 정형시조가 현대에 와서 운율을 깨고 작가의 인식을 기초로 지어진 자유시가 태동한 것과 다르지 않다. 즉 인상주의의 도시화와 산업화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이후 현대화화과 음악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미술을 알면 음악이 들린다”

19세기까지의 미술을 고전미술이라 한다면 20세기 이후의 미술을 현대미술이라고 한다. 즉 19세기는 고전미술이 현대미술로 넘어지는 시기다.

진중권교수는 이에 대해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19세기 이전의 고전미술과 20세기 이후의 현대미술을 한눈에 구별할 수 있다. 그만큼 고전미술과 현대미술은 시각적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현대미술이 어떤 징조나 징후없이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19세기 중엽부터 20세기에 이르는 50여년 기간 동안 현대미술이 준비되었다"고 말한다.

객석, 전람회 그림에 감동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는 근대 만들어진 피아노 협주곡중 위대한 곡으로 추앙받고 있다. 다채로운 악기의 등장과 함께 시작부터 드물게 사용되는 목탁소리 내는 '우드블럭', 작은북, 트라이앵글 그리고 협주곡에서는 드물게 하프까지 동원하며 고전적인 양식에 20세기의 음악적 요소를 가미했다.

또한 라벨 편곡의 ‘전람회의 그림’은 인상주의의 선구자라고 일컬어지는 러시아 작곡가 무소르그스키가 친구이자 화가인 하르트만의 추모전시회에서 받은 인상을 음악적 어법으로 풀어낸 곡이다.

19세기 피아노 음악 중 가장 독창적인 명작으로 알려진 전람회의 그림은 10편의 그림을 10곡으로 표현하며 각 작품들 사이를 이동하는 관람자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날 전람회의 그림은 4백여 객석을 향해 깊은 감동을 전했다.

콘서트를 마치고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팬들에 둘러쌓여 사인과 함께 무대밖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진중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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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인터뷰/ 기영호단장(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세계적으로 초연의 의미, 김포필하모닉 큰 자산”

□ 렉쳐콘서트의 기획자로서 이번 연주회를 자평한다면

△진중권교수를 무대에 모시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나름 좋은 기획이라 자평하며 기대도 컸다. 반면 쉽게 연주되는 프로그램이 아니어서 걱정과 함께 관객들의 반응이 몹시 궁금했는데 연주가 끝나고 많은 관객들이 멋진 기획과 좋은 연주였다고 평가를 해줘서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기획의도는 무엇인가

△음악회를 준비하면서 라벨의 인상주의색깔을 어떻게든 지금의 관객들과 친숙하게 하려 노력했다

□전체 곡을 재편성했다고 들었는데 재편성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번 연주를 위해 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 유하나 전임작곡자가 두 달에 걸쳐 음표 하나하나를 그려가며 기존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고 재구성한 것으로 누구도 시도해보기 힘든 과정이다. 따라서 이번에 연주된 작품은 새로운 악보라고 할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 초연의 의미가 있어 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큰 자산이 생긴 것이라 알 수 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성이 있었나.

△이번 연주는 경기문화재단의 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으로 신작공연에 대한 지원사업이다. 따라서 창작 작품이나 초연작품을 공연해야 되는 조건이었기에 여기에 맞추고자 했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것인가.

△그렇다. 신작과 같은 개념이며 따라서 공연을 통해 자산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곽종규 기자  gyoo49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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