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대한 예술운동은 19세기 미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진중권 교수(동양대학교)

철학, 정신분석학, 기호학 등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미학과 미술사를 펼쳐온 진중권 교수가 ‘상징주의 미술과 음악’이 만나는 자리에 김포시민들을 초대했다.

(재)김포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사)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주관하는 ‘진중권과 함께 하는 렉쳐콘서트'는 고전미술과 현대미술을 연결하는 19세기 서양미술을 기초로 미술을 통해 음악에 접근하는 독특한 형식이며 오는 18일 오후 5시 김포아트홀에서 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자 이종진)과 함께 이뤄진다.

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이를 위해 수개월 동안 기존악보를 재구성해 새로운 악보를 만드는 등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공연으로 기념비를 만들었다.

기영호 예술총감독

총예술감독을 맡은 기영호단장(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신작과 같은 개념이며 따라서 공연을 통해 자산을 만들었다”고 했다.

아울러 진중권교수는 13일 전화를 통해 “음악과 미술이 따로 발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관계하고 있다”면서 “18일 렉쳐콘서트를 통해 고전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19세기 인상주의를 통해 미술과 음악이 서로 닮아있는 모습을 전해드리겠다”고 했다.

진교수, 올해 ‘서양미술사’ 4권 완성

올해 초 10년에 걸쳐 서양미술사를 완간한 진중권교수(동양대)는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와 19세기가 낳은 가장 독창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러시아 음악가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인상주의 미술과 음악’이라는 주제로 풀어간다.

‘미술을 알면 음악이 들린다’는 진중권교수와 인상주의 미술, 그리고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

TV프로그램을 통해 시사평론가로 대중에게 알려진 진중권교수는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소비에트 연방의 유리 로뜨만의 구조기호론적 미학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미학 오디세이’,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등 대중에게 미와 예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남다른 미적 감각을 제시하는 다양한 글과 함께 최근 ‘인상주의’편을 담아 10년에 걸친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4권을 완성했다.

‘미술과 음악은 함께 발전’

19세기까지의 미술을 고전미술이라 한다면 20세기 이후의 미술을 현대미술이라고 한다. 즉 19세기는 고전미술이 현대미술로 넘어지는 시기다.

진중권교수는 이에 대해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19세기 이전의 고전미술과 20세기 이후의 현대미술을 한눈에 구별할 수 있다. 그만큼 고전미술과 현대미술은 시각적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현대미술이 어떤 징조나 징후없이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19세기 중엽부터 20세기에 이르는 50여년 기간 동안 현대미술이 준비되었다"고 말한다.

특히 고전미술이 객관적 대상을 그리려 했다면, 인상주의는 '색은 곧 빛'이라는 인식으로 망막에 비친 주관적 인상을 표현했다.

‘전람회의 그림’ 19세기 가장 독창적인 피아노음악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는 근대 만들어진 피아노 협주곡중 위대한 곡으로 추앙받고 있다. 다채로운 악기의 등장과 함께 시작부터 드물게 사용되는 목탁소리 내는 '우드블럭', 작은북, 트라이앵글 그리고 협주곡에서는 드물게 하프까지 동원하며 고전적인 양식에 20세기의 음악적 요소를 가미했다.

또한 라벨 편곡의 ‘전람회의 그림’은 인상주의의 선구자라고 일컬어지는 러시아 작곡가 무소르그스키가 친구이자 화가인 하르트만의 추모전시회에서 받은 인상을 음악적 어법으로 풀어낸 곡이다.

하르트만이 35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무소르그스키는 성 페테르부르크의 미술원에서 열린 그의 수채와, 건축설계도, 디자인 등에 이르는 작품 하나하나를 인상적인 영감을 바탕으로 1874년 피아노곡으로 완성했다.

19세기 피아노 음악 중 가장 독창적인 명작으로 알려진 전람회의 그림은 10편의 그림을 10곡으로 표현하며 각 작품들 사이를 이동하는 관람자의 모습이 연상되도록 산책의 뜻을 가진 '프롬나드'가 여러 차례 등장하며 눈으로 보는 그림을 귀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공연문의 031)996-1603 www.gimpoarts.or.kr

진중권과 함께 하는 렉스콘서트 포스터

곽종규 기자  gyoo49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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