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면 길이지만 함께 가면 역사가 된다.’ 8년 전 민선 5기 김포시장에 당선된 분은 취임식의 슬로건으로 이 말을 내걸었다.

민선시대 시민과의 동행을 의미하는 것으로 감동과 설득력, 그리고 그 속에 만든 이의 품성도 보였다. 그러나 “함께 가면 역사가 된다”고 했던 분은 8년 후 3선 고지를 넘지 못하고 경선과정에서 컷-오프 됐다.

자당 내의 평가가 ‘함께 가지 않는 분’으로 판단한 듯하다. 그 분이 속한 당의 지역위원장은 ‘과감한 개혁공천의 결과다’고 했으나 이에 대해 이분은 “지역위원장이 (3선을 향한)길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 또한 길을 함께 가지 못하는 것의 다른 면이다.

오는 6·13지방선거 김포시장 후보로 나선 분이 또 ‘길’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분은 자당내 경선과정에서 “김포시민의 승리와 현 시장의 승리를 위해 지지해 줄 것”을 당원들에게 호소했으며 “그 분의 정치적 뒤를 이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결국 ‘공천과 당선’의 등식이 어느 때보다 강한 여당 후보가 됐다.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당선을 의심하지 않는 여당의 후보가 된 것이다.

이 분은 지난 3월 10일 김포시장 출마를 앞두고 자신의 저서 ‘길을 열겠습니다, 사람길·김포길·미래길’의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많은 지지자가 참여한 행사에서 김포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이날 이 분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지금의 길을 다지며, 새로운 길을 열어 가고자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이 분은 현재 김포시장을 지내고 있는 분을 ‘청산해야 할 적폐’로 규정했었다. 즉 ‘함께 가면 역사가 된다’고 했던 분을 ‘혼자 길을 걸어간 분’으로 정의한 것이다.

6·13 김포시장 선거에서 여당 후보로 결정된 이분은 평생 농민운동을 한 분이다.

대학시절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농민’과 ‘농업’을 위해 살아왔고 그것을 문패삼아 자랑스러워한다. 그러나 최근 김포농업을 뒤집어 놓은 거물대리 사태가 진행될 당시 한 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의 저서 ‘길을 열겠습니다’에는 거물대리 사태를 만든 자, 특히 환경정의와 거물대리 용역을 맡아 데이터를 부풀린 교수 등의 입장에 기대를 표 한 반면 팔려나간 김포농업이 되돌아오는 순간에도 농민의 고통에는 침묵했다.

특히 최근 613명이 모여 여당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이끈 분은 김포시농민회장이며 조작되고 부풀린 데이터로 김포를 전국의 대표적인 암 지역으로 몰고 간 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분이다.

즉 현재 김포시장 여당후보는 김포농업을 쑥대밭으로 만든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이해할 수 없는 농민운동가가 된 것이다.

김포시민의 리더가 되어 ‘길을 열겠다’고 한 분은 현재 가장 당선에 근접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 길은 목적을 위해 수단이 정당화 되어서는 결코 안되는 길이다.

곽종규 기자  gyoo49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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