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이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면 공직자는 법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5년째 한사코 법을 지키지 않으려는 김포시 자원순환과의 행태를 납득하기 어렵다.

김포시는 2009년 4월 ‘김포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업무 처리지침’(이하 지침)을 은밀히 만들어 공시·공고도 없이 비공개로 운영했다. 이 결과 특정업체가 김포시와 음식물폐기물 위탁처리를 수의계약하며 지난 10년간 특혜를 받았다. 그러다가 김포시 자원화센터가 본격 운영되기 전인 2013년 8월 ‘공공처리를 위한 음식물류처리시설을 제외한 음식물폐기물처리시설은 제한한다’는 문장을 추가했다. 즉 특정 업체와 市자원화센터를 지키기 위한 지침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월 22일 ‘지침의 위법성’을 들어 폐지하거나 ‘김포시 폐기물관리에 관한 조례’에 반영할 것을 권고했다. 권익위의 판단은 김포시의 지침이 상위법인 폐기물관리법 25조, 환경부예규 제609호, 김포시 조례 14조 등 모두를 위반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대법원은 서울 은평구의 유사한 지침에 대해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그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 위법하다”는 판례를 남겼으며 행정안전부는 최근 김포시 지침에 대해 ‘효력없음’을 지적한 바 있다.
  
음식물류폐기물 관련 김포시 지침의 위법성이 이러함에도 자원순환과는 ‘권익위의 권고는 권고사항일 뿐이다’는 반응이다. 공직자의 위치에 의심이 가는 발언이다.

법과 조례 위에서 지침 하나로 음식물폐기물 정책을 운영한 결과 특정업체는 수의계약을 이어간 반면 발전된 기술로 적정처리를 할 수 있는 신규업체의 시장진입은 원천 차단됐다.

‘시장과 업체의 유착관계 때문이다’는 일부 의혹에 대해 유영록 시장은 지난 23일 “터무니없는 말이다. 자원순환과에 지침 폐지를 몇 번이나 지시했으며 ‘만약 자원순환과장이 부담스럽다면 부서장 사인은 빼고 서류를 보내면 시장이 최종 결재하겠다’는 통보까지 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야간에 수의 계약된 업체를 몇 번 방문한 결과, 심한 악취 등의 문제점을 발견했다”며 자신도 지침 폐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유영록 시장 또한 국민권익위 조사를 전후에 두 번에 걸쳐 지침 폐기를 밝힌바 있지만 자원순환과를 비롯한 김포시 환경직의 반대가 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담당부서 일부에서는 ‘시장이 지침폐기를 반대하고 있다’는 말도 있다. 

유영록 시장은 오는 4월 초 3선 시장을 위해 모든 업무를 부시장에게 위임하고 시청을  나선다. 만약 ‘며칠만 미루면 된다’는 식이 아니라면 유영록 시장은 ‘법도 위반하는 이상한 행정’을 정리하고 3선을 준비해야 한다.

곽종규 기자  webmaster@gimpoj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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