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성공요인 ‘정체성’에 있다

문화가 자원인 시대는 오래됐다. 그리고 지역문화가 경제를 뒤바꾸는 에너지가 된 지도 오래다.

지방자치 실시이후 지역축제가 급증한 것은 여기에 기인한다. 기획예산처 자료에 의하면 1994년 287개였던 지방축제가 2004년에는 1178개로 무려 310%나 증가했다. 지난해 3억원 이상 사업비가 들어간 지역축제는 147개에 이른다. 사태가 이쯤되자 행자부는 우수축제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고 낭비축제에 대해서는 교부금 배분시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축제무용론’을 제기했다.

김포시의 경우 2002년 7,500만원이던 축제관련 예산이 3년만에 3억1,800만원으로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지역축제의 성공여부는 지역경제 견인여부와 지역정체성을 얼마나 담느냐에 달려있다. 오직 그곳에 가야만 볼 수 있고 참여할 수 있는 축제만이 비전을 갖는다는 의미다.

김포시는 다음달 26일부터 4일간 제23회 김포문화예술제를 개최한다. 지난 2002년 금파문화제(1500만원)는 중봉예술제(1,500만원)로 이름을 달리했으며 작년 김포문화예술제(2억3천만원)로 다시 옷을 갈아입었다. 옷을 바꿔입는 대가로 15배에 이르는 예산이 들어갔지만 김포문화예술제는 김포만의 행사로 끝났다. 지역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지역정체성이 배제됐다는 뜻이다.

이쯤이면 지역축제라기 보다는 행사에 가깝다. 다행인지 김포문화예술추진위원회는 오는 19일까지 프로그램을 공모. 시민이 참여하는 축제를 제안했다.

정체성을 나타낼 역사적사실과 현장을 지역축제 자원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시민들의 역량이며 그것을 미래비전으로 재창출하는 것은 축제를 주최하는 측의 책임이라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지난주 본지를 통해 세상에 처음 드러난 중봉 조헌선생의 영의정 추증교지나 김포에 이사와서 이를 공개한 14대 종손의 출현은 축제를 건강하게 할 요소다. 주최측이 결코 가볍게 여길 요소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김포는 해양을 통한 문화유통의 관문이자 고구려시대 이후 인접국가들이 소유하고자 다툼을 벌인 전쟁의 중심지였을 만큼 중요한 지역이었다.

중원으로 진출하던 고구려가 남하한 이유는 경기만을 확보, 중국과 일본으로 이어지는 해양에서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함이었으며 이후 백제와 신라와의 전쟁또한 김포를 비롯한 경기만을 차지하기 위한 전투였다. 고려의 왕건은 개성에서 시작, 이 지역 세력을 등에 업고 고려를 건국했으며 중국의 수나라 또한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보다 1500년 앞서 경기만을 통해 상륙, 고구려와 전쟁을 벌렸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중국의 볍씨가 경기만을 통해 유입, 김포시가 5000년 전통의 전국 최초 쌀 생산지가 됐다. 전국 어디에도 없는 이러한 것도 축제의 요소로 삼을 수 있도록 생각을 한번 바꿔보자. 중국의 동북공정을 반박할 국가적 관심소재도 김포속에 있다.

<본지 발행인>

곽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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