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만 세상사 쓸쓸하구나.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하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 헌들 쓸 데 있나”
 
영화 ‘서편제’로 잘 알려진 사철가의 시작부분인 이 대목은 내년 6월 치러질 제7회 지방선거를 1년 앞둔 김포정치권의 모습과 사뭇 다르지 않다.

탄핵정국과 문재인정권의 높은 지지도 속에 민주당 소속 인사들의 김포시장 출마와 각 선출직들의 출마분위기가 마치 이산 저산 꽃이 피는 봄과 같다. 여당 인사뿐이 아니다. 소리는 내지 않지만 야당인사들로 마찬가지다. 그러나 현실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과 다르지 않다. 즉 새로운 리더를 선출할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김포시민의 마음은 여전히 겨울이라는 의미다.

선거를 앞두고 출마한 인사들의 초심은 언제나 결연했다. 아쉬운 것은 하늘을 찌를 듯 날카로운 공약도 당선과 함께 무디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없어지고 사라진 공약들이 즐비한 가운데 그동안 선출직들은 개발압력으로 밀려든 사업조차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했다. 시민들을 향해 반성하고 부끄러워하는 선출직이 없었다는 것이며 이것은 그들이 그토록 사랑한다고 외쳤던 시민에 대한 염치의 문제다.

마치 사철가의 가사처럼 ‘내 청춘(공약)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선출직)을 반겨 헌들 쓸데 있나’를 느끼는 것이다.

지하철 9호선 연장 하나로 김포시장이 몇 번 바뀌었고 그 꿈이 사라진 가운데 최근 지하철 5호선 연장이 다시 김포선출직들의 화두가 됐다. 지난달 25일 김포시선출직공직자협의회는 지하철 5호선 차량기지를 한강신도시쪽으로 유치하는 것을 대가로 김포연장을 촉구했으며 구체적으로 자체 TF팀을 구성하고 초당적 대응을 약속했다. 여기에 경기도의회는 김준현 도의원이 발의한 김포연장건의안을 통과시킴으로서 가능성에 한 발짝 다가갔다. 이것은 서울시가 방화차량기지 이전을 위한 ‘5호선 연장 타당성분석 용역’에 착수한 것이 계기가 된 반면 고양시보다 한발 늦게 시작했다는 아쉬움도 남겼다.
 
‘선거’는 진정 ‘봄’과 같다. 추운 겨울을 지나며 봄을 기다라는 것은 생명의 태동 때문이다. 내년 선거를 통해 시민을 감동시키고 새로운 김포로 이끌기 위한 선출직을 기대하는 것은 김포시민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고장이 누가 당선되어도 똑같을 것이라면 선거는 봄이어도 봄이 아닌 것이다.

곽종규 기자  webmaster@gimpojn.kr

<저작권자 © 김포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