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양동 인근 한강 석축이 훼손된 모습

신곡수중보 철거 논란이 뜨겁다.

윤순영 (사)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유영록 시장이 지난달 26일 광화문에서 "한강하구 물의 흐름을 인공구조물인 신곡수중보 설치 이전으로 되돌려 한강하구 생태환경을 복원하고, 김포 측 제방에 편향된 유수 흐름으로 야기된 세굴현상(洗掘현상- 강이나 바다에서 흐르는 물로 기슭이나 바닥의 바위나 토사가 씻겨 패는 일) 및 퇴적현상 문제해결을 위해 신곡수중보 철거 또는 철거불가시 대안으로 김포 측에 있는 가동보를 한강 중앙부로 이전하자"고 새정부에 제안하며 1인시위까지 벌이자 김포시 농민회 등 일각에서는 수중보 철거 시 농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하고 나서는 등 신곡수중보 철거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
신곡수중보 철거, 왜 필요한지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윤순영 이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곡수중보의 규모는?

"신곡수중보는 1986년에 준공되었으며 1.7km 길이로 고촌읍 신곡리와 고양시 신평동을 잇고 있다.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백마섬을 사이에 두고 고양시 쪽으로는 길이 883m의 물속에 높이 2.4m의 고정보를, 김포방향 124m에는 폭 20m, 높이 5m의 수문 다섯 개의 가동보를 만들었다. 이로써 한강에는 서울 잠실수중보와 함께 한강의 수위를 최소 2.6m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담수호가 생겼다. 김포 쪽 가동보가 생기면서 김포에는 세굴 현상과 고양시 쪽으로는 장항습지가 생성됐다."

-신곡수중보가 생겨 그동안 녹조현상 등 생태계가 악화됐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나?

"신곡수중보로 인해 한강은 강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유속이 느려져 하상이 높아지고 물골이 사라졌다. 그리고 없었던 장항습지가 생성됐다. 이것이 생태계의 악화다. 하구가 순환돼야 상류가 맑아진다. 그나마 보 아래에는 녹조가 생기지 않지만 신곡수중보를 경계로 서울 쪽은 경계가 확연하게 녹조가 생긴다. 서울의 한강은 담수호다.
서해바다는 6시간 차를 두고 밀물과 썰물이 넘나드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한강하구는 3시간 밀물이고 8시간 썰물이다. 밀려왔던 뻘흙은 신곡수중보로 인해 그대로 쌓여 한강 하상이 높아지고 물골이 사라지면서 어류가 감소했다. 특히 고촌읍 신곡리 백마도에 개설된 가동보로 인해 김포 쪽의 한강제방은 쇄굴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장항습지는 완만하게 크기가 점점 확장되고 있다."

-제방 침식과 세굴현상이 심각해 매년 보수를 해야 한다는데, 어느 정도 심각한가?

"쇄굴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가동보가 김포 쪽에 비대칭으로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개보수 사업을 계속해야 세굴현상을 늦출 수 있는 실정이다.
고양시는 김포보다 지형이 높고 김포시는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유속과 수심이 깊은 김포시 쪽에는 옛날부터 뱃길과 포구가 있었다. 고정보도 문제지만 김포시 쪽 가동보의 영향도 매우 크다. 물은 깊은 쪽으로 유속이 빠르다. 그래서 둔치 침식이 일어나 강물로 인해 절벽처럼 깎여 나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돌과 시멘트로 석축을 쌓았지만 이 석축이 계속해서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포, 고양, 파주 등 아파트를 개발하며 막대한 농경기가 훼손됐다. 농경지의 논은 1ha(3천평) 당 2378t, 밭은 791t, 산림은 2000t의 담수능력이 있다. 하상이 높아진 한강하구는 담수능력을 상실하고 있고 농경지가 훼손돼 담수할 곳이 없어져 홍수가 났을 때 걷잡을 수 없게 됐다. 특히 10여년 간 가뭄과 홍수가 없었던 것은 대홍수의 경고일 수 있다.
하상의 변화로 어도가 사라져 어류감소, 특히 뱀장어 및 어류치어를 잡아먹는 유해생물 끈벌레가 창궐하여 어족자원을 위협하고 있다.
장항습지도 김포 쪽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경기도 고양시 신평동에서 송포동 이산포까지 길이 7.6km, 최대 폭 600m의 장항습는 버드나무군락지를 만들어냈다. 유속을 방해하고 현재 그곳은 나무에 걸린 쓰레기가 퇴적되고 있다. 그리고 계속해 김포방향으로 갯벌이 완만하게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김포쪽에는 유속의 수압이 높아져 홍수 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고양시 측에서는 장항습지 훼손을 우려하며 신곡수중보 철거를 반대하고 있다.

"장항습지는 엄밀히 보면 습지가 아니다. 길이 7.5km 폭 600m의 버드나무 군락은 육지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오히려 신곡수중보로 인해 장항습지가 한강을 훼손하고 있다. 버드나무 기둥은 유속을 방해하고 각종 한강 상류에서 내려 온  쓰레기를 품고 있다.
신곡수중보로 인해 생긴 장항습지는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다. 훼손이라니,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자꾸만 생태 문제가 제기되는데 자연을 순리대로 돌아가게 하면 사람의 간섭 없이도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이다.

-유영록 시장은 신곡수중보 철거 이유 중 하나로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실성이 있나?

"한강의 신곡수중보 철거는 자연을 거스른 일을 바로잡는 것이다. 한강이 가로막혀 있는 것은 분단된 우리네 현실을 떠오르게 한다. 강물은 바다와 만나야 독이 없어진다. 바다도 마찬가지다. 분단되어 있던 한강이 평화의 강으로 다시 태어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남북한 사이에서 김포는 중립지역으로 해상경계선에서 지역과 DMZ 남북한 민간 생태조사를 한다면 평화와 통일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신곡수중보가 철거되려면 국토부가 결정해야 한다. 현재 철거를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이 있나?

"신곡수중보는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서 운영하고, 가동보는 서울시(물순환안전국)에서 관리한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후보 시절 ‘서울시가 신곡수중보 개방·철거를 추진하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또한 환경부(수질)와 국토부(수량)로 나뉜 물 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고 4대강 보 개방도 지시했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강물은 바다를 만나야 독이 없어진다. 신곡수중보 철거는 서울시 한강 수계 녹조의 독을 해독시킬 것이다. 정부도 4대강 보보다 먼저 한강하구 신곡수중보를 철거해야 된다. 한강하구가 건강해야 상류가 산다.

김종훈 기자  webmaster@gimpoj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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