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창간한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지난해 폐간을 결정했습니다. 29년 5개월 만에 일어난 일로서 우리시대 종이언론의 종말을 선언했습니다. 이에 앞서 2012년 12월 매일 10만 부가 팔리던 세계적인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의 독일판 또한 폐간했습니다.

매일 40만부가 인쇄되던 인디펜던트는 마지막 신문에서 ‘인쇄 중단(STOP PRESS)’이란 붉은 고딕체의 문구를 통해 급격한 언론의 환경변화를 예고한 데 이어 올해 들어 국내에서 1백년 역사를 가진 대형인쇄업체가 윤전부를 폐지하고 신문전용 인쇄기(윤전기)를 시장에 매물로 내놓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언론환경의 급속한 이동

김포에서 지역 언론이 유지되던 지난 30년 동안 정보의 생산과 유통의 질이 높아졌으며 시민의 알권리를 통해 시민사회의 권리 또한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또 종이언론은 정제된 많은 정보를 유통하며 우리 사회의 올바른 가치를 형성하는데 기여했으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언론환경을 따라 손쉽게 늘어난 온라인언론이 원칙을 형성하는데 토양이 되기도 했습니다.

올해로 기자를 천직으로 선택한지 30년을 맞이하는 필자는 우리세대를 넘기지 못할 종이언론의 미래를 보며 창간13주년 기념호를 맞았습니다.
 
언론의 기본이념이 ‘시민들의 알권리’와 ‘사회정의의 한 부분을 책임’지는 것이라면 회사의 창간을 기념하는 것은 그리 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즉 생일을 기념하기에 앞서 순간 순간 존재할 가치가 있는가를 반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지역 언론인으로 살아온 지난 세월의 고민이기도 한 부분입니다.

‘탐사 저널리즘’ 지키고 확대

언론을 함께 공부한 지인들은 ‘수입도 나지 않는 신문을 왜 하는가’ 라는 질문을 종종합니다. 그렇습니다. 앞으로 가면 갈수록 종이신문의 경쟁력은 힘을 잃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포저널은 지난 13년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탐사 저널리즘’을 지키고 이를 통해 지역 언론으로서 역사에 남고자 합니다.
 
우리세대에서 언론생태계는 온라인의 보도기능 속에 종이언론은 사회현상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쪽으로 재편되고 또 운명을 맞을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언론 종사자들은 더욱 고민하며 더 세심한 관찰과 연구, 그리고 신념이 요구될 것입니다.

지난 13년 김포발전에 기여

김포저널은 창간 이후 셀 수 없는 탐사보도에 주력해 왔습니다.

역사에서 김포를 찾고 이 과정에서 정체성을 바로세우고자 했습니다. 또 통일시대를 내다보며 국내 전문가를 중심으로 김포의 미래가치를 연재했으며 정부와 경기도, 그리고 김포시의 장기도시계획을 수년에 걸쳐 분석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김포시가 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하는데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한강신도시가 진행되던 창간 초기 10부작에 이르는 탐사보도를 통해 기존 신도시가 겪었던 실수를 지적하고 이를 김포시에 제안했으며 이외에도 사건 취재를 통해 많은 사회부조리를 바로잡는데 기여했습니다.

기억해 본다면 ‘지능적 산림훼손 추적보도’ ‘김포시 도로명주소 사업체 추적보도’ ‘대곶면 헬기제조회사 분석보도’ ‘전국유권자대상 허실추적’ ‘한국화학융합연구소가 김포를 떠나는 이유’ 등으로 필자는 지난 2월, 30년 기자생활을 4백여 페이지에 기록한 ‘신문의 길 기자의 삶’을 출간했습니다. 하지만 책에 들어간 내용은 지난 30년 동안 김포저널을 통해 작성한 탐사보도의 10%에도 미치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비판한 거물대리사태
 
김포저널이 추구했던 탐사보도의 정신은 2년에 걸쳐 보도한 ‘대곶면 거물대리 환경’관련 기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환경정의와 인하대 연구진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김포시를 암 발생지역으로 몰고 가며 공중파와 전국일간지를 통해 이를 퍼뜨리면서 김포시의 이미지를 추락시킨 사건이었습니다.

김포저널은 2년에 걸쳐 진실에 접근하며 인하대 측의 연구용역에 있어 잘못과 오류, 데이터 조작까지 있었음을 보도했고 전위부대로 역할 한 ‘환경정의’를 지적하며 이들의 독선적인 태도를 막아 냈습니다.

덕분에 김포저널은 인하대 책임연구자와 환경정의가 요청한 언론중재에서 보도에 문제가 없음을 인정받았으며 그 결과 김포시청 앞에서 2년간 이어졌던 환경정의가 주도한 지루한 시위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벼랑끝에서 하늘을 보다

이제 김포저널은 벼랑 끝에서 하늘을 내다봅니다.

현재 대부분의 언론사는 인터넷을 무료로 보는데 익숙한 독자를 유료화하는데 많은 고민을 갖고 있습니다. 종이신문의 종말은 어쩔 수 없는 역사의 과정이라 하더라도 온라인언론 또한 최악의 재정난으로 가짜뉴스가 존재하는 SNS에 또 그 자리를 내어줄지 모를 일입니다.

이 또한 우리세대에 구체화될 것이지만 언론환경이 어찌되었든 김포저널은 마지막까지 지역 언론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을 고민하며 각오를 다집니다.

곽종규 김포저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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