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1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에는 아주 특별한 학교 밖 교실, ‘꿈이 자라는 교실’이 있다. 일주일에 두 번,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4시에 열리는 이 교실에는 나이와 학년의 구분이 없는 열다섯 초등학생들이 세 분의 선생님과 함께 미래를 다져가고 있다.

이 곳 교실의 과목은 인성을 중심으로 수학에 집중되어 있다. 학원수업이 어려운 저소득 가정의 자녀들에게 기초가 되는 과목을 다져 전체 학교수업에 흥미를 갖도록 하고자 13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학생들은 등교 순서대로 디귿자 모양의 책상에 자유롭게 앉아 선생님을 기다린다. 수업을 알리는 차임벨소리는 없지만 학생들은 오후 네 시가 되면 수학책을 펴고 각자 공부를 시작한다. 그리고 최애영, 이아람, 배상영 교사들은 그들 주변을 맴돌다가 손을 들거나 물어오는 학생 옆으로 다가가 질문에 답한다. 일대일 개인수업이며 주입식이 아닌 개인별 맞춤 교육으로 교실분위기는 자유스럽지만 상대에게 방해되지도 않는다. 이 같은 분위기가 마련되기까지 ‘꿈이 자라는 교실’을 설립한 도현순 대표교사(김포우리병원 부원장)의 인성교육이 크게 기여했다.

꾸지람 대신 안아주는 교실

꿈이 자라는 교실은 2005년 김포1동 주민자치센터에서 관내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여름방학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그 당시 도현순 주민자치위원이 ‘방학뿐만 아니라 상설교실을 운영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동사무소에 건의해 20명을 선발하면서 ‘꿈이 자라는 교실’이 탄생했다. 그리고 운영과 교사진은 김포우리병원 사회사업실에서 맡았으며 현재는 15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이 교실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공부와 함께 ‘꿈’을 심어주는 데 있다. 이런 이유로 학기 초에는 학생들에게 꿈과 장래희망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자신의 꿈을 적은 명함을 만들도록 한다. 학생들은 교사들이 모두 의료인이어서인지 의사,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명함에 적기도 하지만 그 또래 아이들처럼 그들의 꿈은 참으로 다양하다.

아이들이 꿈을 적은 메모

이 작은 학교는 즐거운 일들이 가득하다.
 
수학을 가르치는 도현순 대표교사는 늘 간식을 준비하는 것 외에도 제자들의 생일을 비롯 어린이 날, 성탄절, 입학식, 졸업식에는 선물은 물론 가고 싶지만 평소 갈 수 없었던 곳을 찾아 맛있는 것을 실컷 먹을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교사들은 야단을 치는 대신 언제나 안아주는 것이 이 곳 교실의 풍경이다. ‘꿈이 자라는 교실’은 ‘교육을 위한 야단도 폭력이다’는 나름의 교칙을 갖고 있다. 따라서 교사들은 수업 중에도 학생들을 껴안는 일이 빈번하다.

종례인사 ‘꿈을 이루겠습니다’
 
필자가 취재를 위해 교실을 찾은 지난 11일. 정원 15명 가운데 12명이 수업에 참여했다. 둘씩 나란히 앉은 학생들이 너무 닮아 최애영 교사(김포우리병원 사회사업실장)  에게 물어보니 “형제나 자매가 함께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 날은 예준(5학년) 예승(3학년)형제, 종웅(6학년) 종율(4학년)형제들이 나란히 앉아 공부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기조차 했다. 아이들이 문제를 풀다가 손을 들면 교사는 달려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준다. 어느 자리에서는 동생이 묻고 형이 알려주는 흐뭇한 장면도 자주 볼 수 있다.

이렇게 공부를 하고 희망을 만들며 떠난 학생들은 그동안 240여명. 이들은 그동안 수학공부만 한 것이 아니다. 치아가 나쁜 아이들은 김포우리병원에서 치아교정을 받고, 병이 나면 무료로 치료를 받는 등 체력관리도 받았다. 그런 가운데 간호사의 꿈을 키워온 학생은 대학 졸업후 김포우리병원에서 간호사가 되기도 했다.

‘꿈을 이루겠습니다~아!’

교실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은 큰소리로 ‘꿈을 이루겠습니다’를 외친다. 종례인사가 교실을 가득 메우고 나면 교사들은 ‘꼭 이루어질 거야’를 답하며 그들 하나하나를 안아주는 풍경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지난 2005년부터 ‘꿈이 자라는 교실’ 등 지역 꿈나무 육성을 위해 기여해온 김포우리병원은 올해까지 13년간 860여 명에 달하는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에도 서울대에 합격한 최자윤 양(김포고 3) 등 김포시내 72개 초, 중, 고교에서 75명을 선발, 각 학교 졸업일에 맞춰 3,000여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며 그들의 꿈을 응원했다.

최의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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