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철 김포시역사문화유산보존회 회장

내년 상반기 걸포중앙공원에 언드우드 선교사의 이름을 딴 공연무대가 시민들을 만난다. 123년 전 김포에 기독교의 씨앗을 심은 언더우드(한국명 원일한) 선교사가 그의 이름으로 새로운 문화의 씨앗을 심는 것이다.

언더우드 무대는 2014년 김포시 언더우드선교사 기념비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해 4월 김포시역사문화유산보존회(회장 최영철)가 창립된 이후 기념비는 무대로 바뀌었다. 기독교의 이념에 따라 언더우드를 기념하는 흉상보다는 다수 시민이 활용할 수 있는 공연무대를 통해 선교사의 업적을 공유하겠다는 발상에서다.

이를 위해 김포역사문화유산보존회는 김포시 예산 1억원과 80명의 회원이 며칠만에 조성한 1억원 등 2억원의 예산으로 오는 5월 설계에 이어 10월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김포시역사문화유산보존회를 이끌고 있는 최영철 회장(주·애드텍 회장)을 만났다.

“묻혀있던 역사와 문화유산을 찾고 보존해 우리 후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아름다운 책임입니다.”

김포시 대곶면에서 스마트 폰 등에 사용되는 특수필름을 생산하는 최영철 회장(63)은 김포시역사문화유산보존회와 함께 기독교NGO 한국청소년행복나눔 이사장으로서 한국사회의 청소년 문제에 대한 해법과 역사문화유산을 보존해 다음 세대의 정신적 밑거름을 만드는 ‘사회의 장로’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언드우드, 祖父에게 직접 세례

최영철 회장의 삶은 그의 조부 故최기화와 언더우드 선교사로부터 비롯됐다.

김포시에 첫 기독교 교회가 세워진 것은 1894년 3월, 미국인 선교사 언더우드와 전도사들에 의해서다. 그렇게 세워진 첫 신앙공동체 김포읍교회는 1994년 김포제일교회로 개명했다.

언더우드 선교사는 김포읍교회를 시작으로 1897년 대곶면 송마리교회, 1904년 양촌면 누산리교회, 1906년 월곶면 용강리교회를 차례로 설립됐다. 김포시내 첫 신앙공동체였던 김포읍교회는 1906년 신명학교를 세우고 교육을 통해 기독교신앙과 자유정신을 심어주었으며 이는 3·1만세운동을 전개하는 헌신으로 이어졌다.

1919년 3월22일 김포시 월곶면 군하리장터 만세운동은 이경덕(통진교회) 여성전도사에 의해 주도되었으며 경기도에서 두 번째 만세운동으로 기록된 양촌읍 오라니장터 만세운동은 누산리교회와 송마리교회 신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또 3월24일과 25일 김포읍 만세시위는 김포읍교회의 신자들이 참여해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3대째 이어진 기독교 정신

김포시 내 민족운동의 씨앗이 되었던 신명학교 출신인 故최기화는 1901년 당시 언더우드 선교사로부터 직접 세례를 받았으며 이 인연으로 최영철회장 집안의 기독교 신앙생활은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주)에드텍 회영철 회장의 집무실에는 특별히 아끼는 것이 하나 있다. 해방직전 그의 부모님이 결혼할 당시 김포제일교회 목사님이 선물한 1906년 요코하마에서 인쇄된 한글판 ‘신약성서’다.

최 회장이 아크릴박스에 넣어 소중히 보관하고 있는 이것은 성경학습법, 교회행사, 메모 등이 세필로 기록되어 있는데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풀을 쑤어 합본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이것을 공공박물관에 기증할 생각도 갖고 있다.

‘백년의 거리 조성’ 꿈꾼다

내년 상반기 걸포중앙공원에 세워져 시민들을 만날 언드우드 무대에 이어 최영철 회장이 꿈꾸는 것은 김포시 ‘백년의 거리’다. 김포시 기독교역사와 함께 해온 김포읍교회를 비롯, 김포초등학교. 김포성당 등은 100년의 역사를 담고 있는 김포 근대화의 상징이다. 걸포사거리에서 김포초등학교에 이르는 이 일대를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며 차량이 다니지 않는 역동하는 문화 중심지로 가꾸는 것이다.

백년의 거리 예상로

‘사회의 장로로 섬김’을 기도

최 회장은 8년 전 ‘교회의 장로에 앞서 사회의 장로가 되어 섬김을 다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사회의 장로역할’을 기도하던 어느 날, 기독교실업인회(CBMC) 김포사무실로 수년째 불우한 청소년을 위한 사역을 하며 운영난을 겪고 있었던 문용선 목사가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고 최 회장은 즉석에서 이를 수용했다. 최영철 회장과 문용선 목사는 2010년 3월 한국청소년행복나눔을 설립하고 이사장과 사무총장을 각각 맡았다. 그리고 지금은 전국에 지회를 둔 중앙회로 성장해 국내 불우한 청소년의 미래를 위해 △생활·생계·재능 지원 △상담치유 지원 △가정회복·심리안정 등을 지원하며 한국청소년의 미래와 ‘재범이 없는 비행청소년 교육 공간’으로 정착했다.

곽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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