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의 화상경마사업이 ‘레저’인가 ‘도박‘인가를 놓고 많은 지자체가 논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김포시가 경인항 물류단지내 화상경마장에 대해 성급하게 동의서를 발급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

즉, 한국마사회가 설득하는 ‘건전한 레저’와 시민단체가 반박하는 ‘도박중독’, 이 두 상반된 주장을 놓고 김포시가 ‘건전 레저’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은 년 25억에서 36억 원에 이르는 세수 때문이다. 반면 그동안 많은 지자체도 이 같은 이유로 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를 받아들였지만 이번 대선에서 폐지 및 외곽이전 주장이 본격화됐고 급기야 민주당이 이를 공약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은 김포시의 동의서 발급이 섣불렀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대전 월평동 장외발매소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지역 주민들은 “지난 4년간 화상경마장은 인근 주민의 문제가 아닌 전체 시민을 도박중독에 빠뜨리고 서민경제 파탄을 가져오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1인당 하루 75만원을 배팅하는 화상경마를 이제는 누구도 건전한 레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결국 심상정 후보가 주민들의 폐쇄요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데 이어 지난 20일 민주당은 문재인 후보의 대전 핵심공약에 월평동 마권장외발매소 외곽이전을 담으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한국납세자연맹은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사행산업과 관련, 정부가 거둬들인 수입을 62조5,166억 원으로 밝혔다. 이 가운데 경마로 거둬들인 수입이 23조4,394억 원으로 전체의 37.5%에 이른다. 이것이 정부와 지자체가 ‘레저’로 포장된 ‘도박장’을 수용하는 이유다.

국무조정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전국의 화상경마장 수를 32개로 제한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현재 한국마사회는 전국에 30개의 화상경마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남은 2개를 김포시와 홍성군에 유치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동의서 발급에 이어 침묵하고 있는 김포시는 이와 같은 다른 지자체의 문제를 깊이 살펴봐야 한다.

부천시는 22년 된 부천장외발매소를 2020년 12월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청주시는 2005년과 2006년, 2015년 등 3차례에 걸쳐 화상경마장 유치를 시도 했지만 시민단체의 반발로 모두 무산됐다. 김포시와 같은 처지에 놓인 홍성군 또한 현재 1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화상경마장 반대 공동행동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전 월평동 장외발매소에 대해 유력한 대선후보가 외곽이전을 공약한 것은 오랜 세월 화상경마장이 지역에 미친 피해를 인정한 셈이다.

이것이 김포시가 40여 업체로 구성된 김포물류단지협의회가 김포화상경마장 유치를 반대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고민과 빠른 결단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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