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 할머니 가정도우미 봉사




◇ 뇌졸증으로 전신마비 상태였던 조간란할머니와 가정도우미로 봉사하고 있는 안병원할머니
노인정에서 시간 보내는 것을 아까워하던 60대 할머니가 자신보다 어려운 노인을 찾아 가정도우미역을 자처하고 나섰다. 스스로도 일에서 고단함을 느낄만한 나이지만 일을 시작한지 이제 1년이 지났다.

지난 16일 통진면 00에서 만난 머리가 하얗게 쉰 안병연할머니(67·통진읍)는 손목에 파스와 붕대를 감고도 웃으며 빨래를 널고 있었다. 1년전 통진읍 사회복지계에 가정도우미를 지원한 안병연 할머니는 자신보다 3살 많은 전신마비가 상태인 조간란(70)할머니의 집안 살림과 병간호를 지금까지 하고 있다.

“나이 들어 근력도 없고 쑤시는 곳도 많지만 내 손길이 닿지 않으면 얼마나 불편하고 힘들어할까” 이런 생각은 뇌졸중으로 중풍이 들어 손가락하나 움직이지 못하는 조간란 할머니의 곁을 1년째 지키며 삶의 의미를 되찾고 있다.

“1년 전 노인정에서 놀면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통진읍 사회복지계에 가정도우미일을 지원했다.”는 안병원 할머니는 꼼짝도 못하는 조간란할머니의 대, 소변을 받아내고 목욕을 시키며 밥을 먹여준다. 친 자식도 하기 힘든 고단한 일이지만 할머니는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시작한지 이틀째 너무 힘들어 예순일곱 나이에 눈물을 다 흘렸어요. 내가 아니면 누가할까라는 생각에 하루하루 지내다보니 어느새 익숙해지고 좋아지는 형님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손가락하나 움직이지 못하던 조간란 할머니는 부측을 받아 자리에서 일어나 걷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제는 화장실도 혼자서 갈수 있다”며 안병연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였다.
반면 안병연 할머니는 “아무런 할 일없고 하루하루가 무의미 했는데 이제는 삶의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으며 나이 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어 너무도 행복하다.”며 참 아름다운 미소를 보였다.

박장군기자 vjf@gimpo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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