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촌고등학교 건립 예정지

서울과 인접한 고촌읍 일대에 아파트 신축이 급증하면서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고등학교는 한 곳도 없어 학생들이 먼거리 통학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어 고등학교 신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학교 한 곳을 새로 지으려면 다른 학교 한 곳은 없애라"는 이른바 '학교총량제'를 고집, 고촌고등학교 신설을 번번이 퇴짜놓자 김포시 선출직들이 고촌고 신설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유영록 김포시장과 고촌읍을 지역구로 하는 김두관 국회의원, 조승현 도의원 등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주관 ‘교육부와의 학교신설 대책회의’에서 “학교총량제로 교육의 질이 저하되고 학습권이 저해된다”며 고촌고 신설 필요성을 역설하며 고촌고등학교 신설을 강력히 요청하고 나섰다.

이날 모인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 회원들과 국회의원들도 "택지개발지구 등 인구가 몰리는 지역에 대한 신설학교 제한정책이 학급당 학생 수 과밀로 이어져 교육의 질을 저하시키는 문제를 낳는다"며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의 특수성을 인정해 획일적인 기준을 배제하고 지역의 환경을 고려해 학교설립을 인가하고 아이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교육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학교총량제라는 직격탄을 맞은 곳은 바로 김포시. 김포시는 한강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구가 급속히 유입되면서 인구 순유입이 전국 1위를 나타냈지만 학교총량제에 묶여 학교 신설이 안 돼 과밀학급과 먼거리 통학 등 학생들의 학습권보장이 안되고 있는 형편.

특히 고촌읍의 경우 현재 3만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고 각종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지금까지 고등학교가 없어 고등학교 신설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4년 현대힐스테이트가 들어선 이후 풍무지구와 신곡지구 등 민간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고촌읍의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자 김포시는 고등학교 신설을 계획했다.

김포시는 고촌읍 태리 290일대 1만9509㎡를 교육부지로 정하고 25학급 규모의 고촌고등학교 건립을 추진, 토지보상에 이어 부지조성 공사를 완료했다. 하지만 학교건립에 드는 사업비를 제공할 교육부가 투융자심의에서 고촌고 신설을 학교총량제 규정을 들어 번번히 퇴짜놓고 있는 상황.

현재 고촌읍에는 4개 유치원과 초등 3개교, 중등 2개교 뿐이어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3~4㎞ 떨어져 있는 풍무고나 사우고등학교로 다니고 있다.

학교총량제란 '새 학교를 지으려면 학군 내 다른 학교를 폐지하라'는 것. 교육부는 2015년 5월부터 ‘학교신설과 학교 통·폐합 연계 정책’을 도입했다. 이른바 ‘학교 총량제’란 것으로 신도시 지역의 학교신설을 학교총량제로 묶어 제한하면서 농어촌, 구도심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해야만 신도심 학교 신설을 허가하고 있다.

농어촌지역과 원도심 지역 학교의 학생수가 급감하고 있는 터에 신도시에 학생수가 증가한다는 이유로 학교를 지으면 막대한 예산낭비의 요인이 된다는 것이 교육부가 학교총량제를 도입한 배경이다.

교육부는 학교총량제를 추진하기 위해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도 밀어붙이고 있다.

농어촌, 구도심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해야 신도심 학교 신설을 허가하겠다는 것이다. 농어촌지역과 원도심 지역 학교의 학생수가 급감하는데 신도시에 학생수가 증가한다는 이유로 학교를 지으면 막대한 예산낭비의 요인이 된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다.

교육부는 또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에서 아파트 단지별로 학교를 짓다보면 나중에 학생 수 감소로 무용지물이 될 수 있고, 지역 간 차등을 두게 되면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는 일부 지역에만 지나치게 교육 재정이 투입돼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신도시 등 인구 과밀지역에까지 학교총량제 도입을 밀어붙여 학교신설을 막고 있어 원거리로 통학해야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상당해 학교총량제를 현실에 맞게 재조정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2016년 교육부 교육통계현황에 따르면, 경기도의 초, 중, 고등학교 학생 수는 각각 25, 29.6, 30.1명으로 전국 평균 22, 27.4, 29.3명 보다 많다.

그러나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2013년 경기도 심사의뢰 67개교 중 40개교를 승인해 승인율 60%를 기록한 뒤 매년 그 비율이 44%, 31%까지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29%까지 떨어졌다.

그 결과 교사1인당 학생 수와 학급당 학생 수도 전국 평균이 18.4명, 22.4명인 반면, 경기도는 각각 20.9명, 25명에 달하고 있다.

김종훈 기자  webmaster@gimpoj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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