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폭의 그림 같은 김포, 셔터로 그리다

정지된 한 컷의 풍경은 백번을 찍어도 제각기 다른 모습이다. 사진은 정지된 순간이지만 그 대상은 늘 변하며 촬영자의 노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훌륭한 사진은 사실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면서도 철저한 사실에 기초하기에 미디어세계는 퓰리처상을 두고 있다.

오전 6시 출근하여 업무를 마무리하는 오후 9시, 하루 평균 60km를 다니며 5백장에서 1천장에 가까운 김포의 속살을 카메라에 담는 공무원이 있다.

김포시청 공보담당관실 소속으로 지난 2014년부터 김포시 역사기록물을 촬영하고 있는 최종철주무관(44)은 카메라 앵글 속에서 풍경을 관망하는 구경꾼이 아니다. 풍경, 그 자체가 되어 생명을 부여하고 저마다 품고 있는 다양한 모습의 이름을 찾아주는 것이다. 그는 지난 3년 가까이 수 십 만장의 사진을 통해 김포의 아름답고 새로운 얼굴에 접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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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위한 오랜 기다림

사진은 촬영하는 그 순간이 마지막이다. 원하는 장면은 다시 만날 수 없기에 순간을 놓치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늘 그렇게 시간과의 싸움을 통해 찾아낸 김포를 사진전문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리면서 1년6개월 만에 전국적으로 3천여 명의 팔로우를 만들어 냈다. 광고를 하지 않았으나 그 어떤 유로광고보다 아름다운 김포를 알리는데 큰 몫을 했다. 지금까지 서울시 등 몇 몇의 자치단체가 이를 벤치마킹하고 응용했으나 맥을 이어가지 못한 것은 하드웨어가 아닌 촬영자의 전문성과 노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최종철 주무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진을 활용한 포토 툰을 만들어 내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시정 홍보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

▸‘안심도시 김포’ 영상물 큰 호응

그의 사진을 처음 본 사람들은 포토샵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곳에 오랜 기다림이 만들어낸 새로운 김포가 있다. 시시각각 변하면서 어우러지는 자연의 어울림과 특히 빛의 관계, 그리고 사람들의 깊은 정서가 담겨 있는 것이다.

최 주무관은 햇빛이 있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늘 김포 곳곳을 달린다. 한발이라도 더 움직여야 깊은 김포의 모습을 더 많이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밖에 있는 그를 향해 “나가서 뭐하냐”는 말도 있지만 한결같은 그의 대답은 현장 사진 한 컷이다.

풍경을 촬영할 때는 ‘살고 싶은 김포’를 그리고 인물을 촬영할 때는 오랜 시간이 지나 그것을 볼 때 ‘가장 행복했던 추억’의 기억을 담는다. 그러한 이유로 한 컷을 위해 1년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걸어가며 맞이하는 우연이란 많지 않기에 특정한 날을 준비하고 기획하는 것도 적지 않다. 그는 역사기록물을 촬영하며 사진을 통한 김포의 사랑도 커졌다.

지난달 ‘안심도시 김포’를 주제로 영상물을 제작해 큰 호응을 받았다. 김포경찰서 형사들을 출연시켜 ‘안전한 김포’를 영상화 한 것으로 현재 G버스에서 볼 수 있다. 최근 경기도경 관계자들이 이를 보기위해 김포시를 방문, G버스를 승차해 관람하며 좋은 사례로 평가했다. 또한 최 주무관은 바쁜 시간을 쪼개어 한 달에 2시간 사진에 대한 강의도 하고 있다. 종합사회복지관에서 2번째 수요일 2시간에 걸친 사진 강의를 2년째 재능기부형식으로 봉사하고 있다. 아울러 김포시청 학생기자단을 중심으로 포토기자단을 육성하며 ‘어르신과 어린이가 보는 미래의 가치, 김포의 모습’을 앵글에 담고자 한다. 이들에게 최 주무관은 “김포를 찍어오세요, 어떤 김포를 찍고 싶으세요”라고 말한다가 수업의 주제이며 2017년의 김포를 나름의 시각에서 사진으로 담는 것이다.

▸스튜디오CEO에서 계약직공직자로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최 주무관은 중학교 3학년 때 사진을 시작했다. 하루 20통의 필름(600장)을 찍으며 현장을 압축하고 전달할 수 있는 자기만의 사진을 키워왔다.

이미 학생시절 조선일보기자와 군 시절은 국방일보에서 사진을 담당했으며 18년간 서울과 인천에서 직원 14명을 둔 스튜디오의 CEO로 활동했다. 당시, 그는 전직 대통령과 정치인, 연예인들을 촬영하며 쉬지 못하는 날들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제는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북극기지와 국방부 해외파병 지역 등에 문을 두들겼지만 결국 방향은 아무런 연고가 없었던 김포시로 발길을 돌렸다.

▸최선을 다하는 공직자 모습 보며

기독교 신자인 그는 매일 한두 장 분량의 잠언 일기를 쓰고 있다. 이는 특별한 사연이나 신앙심이라기보다 매일 써내려가는 성경말씀을 통해서 목표가 생기기 때문이다. 기도제목에 ‘공무원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김포시청 역사기록물 촬영요원에 응모한 직접적인 이유는 5학년과 중학교 3학년인 아이들이 “아빠랑 놀러가고 싶다”는 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반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렇게 2년 계약직으로 김포시청에 발을 들여놓은 후 1년이 연장되어 오는 11일 계약만료를 앞두고 있다. 짧았던 지난 2년, 그는 숨겨진 김포의 아름다움을 찾아주었으며 새로운 홍보기법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공직자의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카메라에 존중받고 싶고 나의 카메라에 떳떳해지고 싶다.”는 최종철주무관은 “겨울, 얼어붙은 조강의 표면은 적막하지만 그 밑에서 역동적으로 변하는 생명을 느낀다”고 했다. 그리고 “그 얼음이 녹을 때 김포는 어떤 모습이 될까. 김포가 완성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곽종규 기자 webmaster@gimpoj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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