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공간

담는 그릇에 따라 물이 모양을 달리하듯이 흙 또한 빚는 사람의 상상에 따라 다양한 생명이 된다. 흙이 예술이 될 때 그 속에는 도예가의 깊고 깊은 ‘상상’이 존재한다. 김포시 통진읍 서암리 도예공방 ‘상상공간’(대표 방지웅. 34)은 단순한 도예공방을 넘어 김포에서 유일한 도자문화 공간이자 흙으로 시(詩)를 빚는 곳이다.  내부의 넓은 갤러리와 외부의 테라스, 그리고 조그만 수영장을 가진 작품을 향한 열정과 휴식의 여유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러한 이유로 ‘상상공간’은 작년 문을 연 이후 일일체험을 위한 어린이와 전문 도예가를 꿈꾸는 성인,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까지 찾는 김포의 도예 명소가 됐다.

도예공방 ‘상상공간’은 마치 흙이 도자기가 되듯 30년에 걸쳐 빚어졌다. 지난 87년 김포시 통진읍에서 대흥도예를 시작하며 도예를 산업화한 방승선 대표와 그의 가족이 만들어낸 삶이다. 대흥도예를 이끌어 온 방승선대표가 그의 아들 지웅씨에게 ‘상상공간’의 대표를 맡기며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도예공방은 디지털 도자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방지웅 상상공간 대표

‘대흥도예’에서 ‘상상공간’으로

도예수업과 함께 전시갤러리를 가진 도자문화공간은 성인정규반, 어린이 창작반, 자격증반, 일일체험과 함께 도자기 숍에는 핸드메이드 식기, 수제화분, 답례품 등이 전시되고 있다.

이 곳은 3층 규모로 1층은 강남대 교수인 방지웅 대표의 작업실과 연구실이 있으며 그 옆으로 누나 방선영(36)씨가 운영하는 상상공간 ‘흙 놀이터’가 있다. 그리고 2층은 방 대표의 어머니 김영숙씨(56)씨가 성인들을 위한 도예 아카데미에 열정을 쏟는 곳이다. 지난 30년간 남편 방승선씨와 함께 대흥도예를 운영하며 작가의 경지에 오른 김영숙씨는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함께 작업실을 운영하는 자녀들과 경륜을 나누고 부족한 것을 보완하며 서로에게 거울이 된다.
 

방지웅 대표 가족. 우로부터 방승선 전 대흥도예 대표, 누나 방하영 도예가, 어머니 김영숙 씨, 방지웅 상상공간 대표.

데이트 커플까지 찾는 도예 명소

상상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며 특히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1층 방선영(36)씨가 운영하는 상상공간 ‘흙 놀이터’다. 여기는 손과 물레로 흙 빚기, 초벌에 채색하기, 볼 클리어 등 일일체험과 어린이를 위한 흙 놀이터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이 백자의 재료가 되는 좋은 흙에서 뒹굴고 뛰며 노는 사이 어른들은 일일체험을 하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다양한 도예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상상공간’ 방지웅 대표는 스물아홉 살부터 지금까지 5년째 강남대 도예과에서 물레강의와 도예성형실습을 가르치는 젊은 교수다. 강남대에 입학할 당시 이미 대학생 수준을 넘어서 교수를 도와 동료들을 도자의 세계로 안내하는 조교역할을 맡기도 했다. 방 대표가 이러한 실력을 갖기까지 배경에는 부모를 도우려는 가족애가 있었다. 중학교 시절 아버지가 운영하던 대흥도예가 큰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60여명에 이르던 직원들이 떠난 그 빈자리를 방 대표 남매가 지켰다. 고교를 졸업할 무렵까지 새벽 1~2시까지 부모의 일을 돕던 남매는 모두 자연스레 도예과를 선택했고 지금은 인생이 됐다.

“아버지 때와 저의 때는 성격이 다소 달라요. 대흥도예가 도자기의 양산공장이었다면 상상공간은 생산과 체험, 복합문화 공간입니다. 도자기에 관한 모든 체험이 가능한 대규모 문화공방이지요,”

방 대표, 20대에 강단에 선 젊은 교수

대흥도예와 상상공간은 세대를 이어 새롭게 도자문화를 만들며 지금은 기존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융합하고 젊은 세대에 맞는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그 가운데 특히 방 대표는 공공미술로서 도자기 벽화와 환경조형물에 집중하고 있다.

김포시 북변동 김포웨딩홀 건너편 군 벙커시설을 따라 높이 1.2m, 길이 700m에 이르는 도자기 벽화는 방지웅 대표의 작품으로 환경조형물로 만들어졌다. 또 현재 부산시 영도의 도자기 벽화는 방지웅 대표가 2개월에 걸쳐 총감독을 맡아 영도의 의미를 도자기 벽화로 만든 작품이다.
방 대표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환경조형물 분야에 대해 더욱 공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향후 2~30년을 내다보겠다는 의미다.
도예공방 상상공간은 작업과 동시에 판매가 이루어지며 도자기축제와 꽃 박람회 등을 통해 대량 판매되며 여주 도자기매장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문의 : 031)997-8029

방지웅 대표의 작품 '분진중학교 교명'

감정동 김포서초등학교 건너편 군 벙크 지역에 방대표가 제작한 환경조형문

부산 영도에서 방 대표가 제작과 함께 총연출을 맡아 진행한 도자기 벽화. 부산 영도의 이미지를 담아냈다.

곽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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