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가 사우공설운동장 부지 개발사업을 자체사업으로 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논란이 분분하다.

김포시와 김포도시공사는 당초 개발사업에 참여할 민간사업자를 공모해 도시공사 50.1%, 민간사업자 49.9%의 출자비율로 SPC를 설립해 민관PF사업방식으로 공설운동장 부지를 개발한다는 구상을 했었다.

그러나 김포시는 돌연 민간공모사업자 공모 마감시한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도시공사 자체사업으로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11월 15일 김포시의회 의원들에게 사업방향 변경을 보고했다.

김포시는 개발사업 주체 변경에 대해 "사우공설운동장 부지는 김포시와 도시공사가 93.4%를 소유하고 있어 김포시가 시 소유토지를 도시공사에 출자해 사업을 추진한다면 개발에 따른 수익 100%를 가져와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개발예정인 사우공설운동장부지의 총 면적은 4만7626㎡(2만180평). 이 가운데 시 소유 토지는 1만1698㎡(1만4407평), 공사 소유 토지는 1만1698㎡(3538평), 국유지 3001㎡(908평), 민간 소유 4386㎡(1327평)이다.

김포시는 사우공설운동장 부지 개발사업에는 총 4천29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주상복합아파트와 업무용 호텔용지를 분양했을 때 회수될 수익금은 5천901억원으로 사업을 통한 순수익을 1천223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관TF사업으로 추진한다면 지분율에 따라 김포시의 수익은 612억원이며 민간사업자의 수익금은 611억원이다. 따라서 김포시는 자체개발을 통해 총 수익금 1천223억원을 통째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자체개발로의 변경 이유.

□종합운동장은 공익시설...동시 건설에서 분양 후 건설로 후퇴

김포시가 사업 구상 초기 민관PF사업방식을 택한 것은 사우공설운동장 부지 개발과 걸포종합스포츠타운 개발이 동시진행으로 계획돼 재원조달 규모가 크고 이에 대한 사업위험이 높다고 판단한 것.

사우공설운동장 부지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민간사업자와 도시공사는 사업 초기부터 철거되는 사우공설운동장 대신 임시로 사용할 운동장 리모델링에 100억원, 새로 건설되는 종합스포츠타운에 300억원 등 총 400억원을 아파트 건설과 동시에 투입하게 된다.

하지만 김포시가 추진하는 자체개발에서는 사업의 안정성을 위해 1단계로 아파트 건설과 임시운동장 리모델링을 하고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을 완료한 후 2단계로 종합스포츠타운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즉, 김포시 자체개발사업 계획대로라면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이 완료된 후라야 종합스포츠타운 건설이 시작된다는 것. 그것도 예상대로 분양이 성공적으로 끝나 여력이 되야 종합운동장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종합운동장이 건설되는 민관PF방식과는 달리 김포시 자체개발일 경우는 순조롭게 계획대로 건설된다 하더라도 상당한 시간 차이가 있다.

사우공설운동장이 철거되면 걸포동에 예정된 종합스포츠타운 건설 전까지는 김포시에 종합운동장이 없는 상황. 김포시는 걸포체육공원 내에 있는 축구장을 관중석 등 리모델링을 거쳐 임시운동장으로 사용할 계획이지만 걸포체육공원 내 축구장에 육상트랙까지 건설될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사우공설운동장은 김포에서 유일하게 육상트랙이 있는 운동장으로, 김포시청 육상부, 관내 여러 학교의 운동회 등 많은 경우에 육상트랙을 사용하고 있다. 종합스포츠타운이 건설되기 전까지의 대책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천억 수익 쫒기엔 위험부담 커...전국적으로 미분양아파트 늘고 있어

김포지역은 지난해 1만2천세대, 2017년과 2018년까지 입주물량 2만여세대로 인구대비 공급과잉시장으로 분류돼 있다. 여기에 걸포3지구, 신곡6지구, 향산지구, 시네폴리스 등의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어 사우공설운동장 부지 내 건설될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

하지만 김포시는 "사우동 중심부와 초역세권이라는 위치적 이점을 활용하면 미분양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사우공설운동장 부지에 들어설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김포시는 사업부지 내에 주상복합아파트 1777세대를 건설한다는 계획. 평당 분양가는 경기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 경기보합세일 때는 평당 1천150만원, 경기 하강시에는 5% 할인한 1천93만원, 경기 침체시에는 10% 할인한 1천35만원, 경기가 호전될 땐 1천200만원이다.

민관TF사업방식으로 개발이 추진될 경우 아파트 분양은 민간사업자의 몫. 완판이든 아니든 간에 김포시로서는 안정된 예상수익금 612억원을 거둬들일 수 있다.

하지만 자체개발일 경우는 상황이 달라진다.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김포시의 주장대로 1천223억원이라는 대박을 칠 수 있지만 미분양 덫에 빠질 경우 예정된 2단계 사업은 물론이고 수익금 확보에도 비상이 걸리게 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미분양아파트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 미분양아파트는 2011년 6만9807호에서 2012년 7만4835호로 늘었다가 2013년 6만1091호로 감소했다. 그러나 2014년 4만379호, 지난해 6만1512호로 다시 증가세다. 올해 9월 기준 미분양아파트는 6만700호를 기록하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아파트는 1만738호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미분양이 1만9021호로 전체의 30%가량을 차지한다.

아파트 미분양이 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과잉공급이지만 현재는 경기불황에 따른 투자 감소, 분양가 인상 등의 요인이 복합적인 상태.

미분양이 꾸준히 발생하는데도 공급량이 줄지 않는 이유는 건설사들의 경쟁 때문이다. 글로벌경기 불황으로 해외수주가 부진하면서 국내 주택경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정부는 미분양아파트를 줄이기 위해 공급량을 관리하고 있다. 올해 국토교통부는 미분양아파트가 공급 증가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향후 분양물량을 축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현실 상황에서 김포시는 한강신도시 외에도 풍무지구에 대규모 아파트 건설이 진행중에 있다. 여기에 사우공설운동장 부지 내 아파트까지 공급된다면 분양 완판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평당 1천150만원이라는 분양가에도 있다.

한강신도시 아파트의 평균 평당 분양가는 1천만원. 부동산전문가들은 "분양가가 상승하면 미분양이 증가하고 분양가가 하락하면 미분양이 감소한다"며 "분양가는 미분양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하고 있다.

□시의원들 한목소리로 자체개발 반대

김포시의 사우공설운동장 자체개발에 대해 김포시의회 의원들은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지난 11월 22일부터 25일까지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기도.

김인수 의원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김포지역 주택공급 상황은 인구대비 공급과잉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다"며 "김포시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로 재정자립도가 51%에 지나지 않은 상태로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추진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실패한다면 대한민국 지방정부의 파산이라는 정책실패의 사례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자체개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피광성 의원은 "김포도시공사는 3년 안에 청산절차를 밟게 되어 있고, 그 1단계가 ‘재무점검 및 신규사업 억제’이다. 이런 상황에서 거대 프로젝트를 청산을 앞둔 공사가 맡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명순 의원은 “사우공설운동장 개발사업은 원도심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취지도 갖고 있다. 자체사업으로 변경할 때 1차적으로 주상복합을 진행하고 그 수익으로 보조경기장, 호텔, 주상복합시설을 건설한다고 하는데 만약 1차 분양이 안 될 경우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대안은 있는가”라고 물으며 "분양이 안 될 경우에는 할인분양하겠다 하는데 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같다면 굳이 사업변경을 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도시공사의 대답은 "분양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준비된 할인율을 적용해 할인분양으로 대응하면 된다"며 "현재 분양시장이 좋다"는 것뿐이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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