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중·여중, 개발 이어 민원위주 행정에 밀려 ‘위기’
중학교 선발인원 세워야 vs 학부모 학교선택권 보장

올해로 개교 80주년을 맞는 김포중학교가 지난 10월 김포서초, 걸포초, 신풍초, 김포초등학교를 방문하고 4번에 걸쳐 입학설명회를 가졌다. 김포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학교 측의 이러한 노력에도 내년도 신입생은 올해 94명보다 적은 79명으로 예상돼 3학급 미만의 학교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교사 또한 6명 정도가 다른 학교로 전근가야 하는 상황인데 이러한 현실은 개교 61년을 맞는 김포여중도 마찬가지다.

교육청, 컨트롤타워 역할 못해
 
김포중학교와 김포여중의 이러한 현실은 구도심의 공동화와 지지부진한 북변지구 재개발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김포교육청이 교육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한다는 데 있다.

김포교육청은 지난해 김포중학구 내에 있는 걸포초등학교를 금파중학구에도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걸포초등학생 대부분이 금파중학교로 지원함에 따라 김포중학교는 3학급, 금파중학교는 12학급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쏠림현상은 “신, 구도심 간 교육 불균형을 초래하며 김포중학교와 여중의 급격한 쇠퇴와 함께 금파중은 급격한 증가로 이어져 두 학교 모두 안정적 교육을 헤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포중학교총동문회(회장 임선기)는 최근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김포교육청을 방문하고 폐교위기의 김포중학교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김포중학교와 여중 총동문회는 “구도심 내 김포중, 김포여중 학구 내에 있는 학교들의 학생수가 절대 부족함에도 지난해 걸포초등학교 학생들을 금파중학교에 재배정함으로써 더 큰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지적했다.

김포중, 여중 총동문회 나서

이에 대해 당시 김포교육청 담당자는 “2010년 걸포지구 개발 당시 입주자들에게 ‘김포중학교 지원학구’라는 것을 명시했으나 학부모들의 민원이 계속되면서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결국 민원에 의해 교육현장의 균형이 깨어졌으며 여기에 쾌적한 교육환경을 제공해야 할 교육청이 스스로 의무를 저버렸다는 것이다.  
 
특히 김포교육청은 올해 학구의 경계마저 허물어 이 같은 쏠림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김포교육청의 ‘2017학년도 중학군(구)별 중학교 구역설정 알림표’에 따르면 기존 김포중학구의 경우 5개의 중학교(김포여중 별도)가 11개의 초등학교와 각각 나누어져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5지망까지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교육청은 “지원받은 학생가운데 지역과 거리 등을 구분하여 학교를 최종 배정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각 학교는 2월 초까지 지원자 수를 정확히 알 수 없으며 어느 정도의 교사수가 빠져나가야 하는지도 알 수 없어 학교현장과 교사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포교육청은 “2년 이상된 교사의 경우 순환 전보된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과 함께 특히 “김포중과 여중의 경우 김포 전체 지역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어 학생 수 감소에 대처하고 있으며 혁신학교 등 학교에 대한 지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학교별 정원 지정해야 한다

반면 학교현장의 입장은 다르다. 학교마다 특성에 맞게 정원을 정하고 지원자가 많을 경우 추첨을 통해 재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교육관계자는 “학교의 환경에 맞게 학급 수(입학정원)를 정해 선지원하게 하고 기준을 넘을 경우 추첨배정 하는 것이 옳다”며 타 시·군의 사례를 들었다. 이에 대해 김포교육청은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이 우선이며 내년도 연구용역을 통해 객관적인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김포중학구 학교별 학급수 현황

김포중학구 학교별 학급수 현황

김포중·여중 통합, 해법 중 하나

한편 이에 대해서도 김포중학교와 김포여중 총동문회의 입장은 다르다. 연구용역에 앞서 이미 타 시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을 따르면 되는 것이며 김포중학교와 김포여중을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교육청은 여기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포교육청은 구도심 재개발과 함께 걸포 2·3차, I-Park, 푸르지오 등이 입주할 경우 지원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학교신설 중앙심의회의 기준 강화로 신설이 어려운 입장에서 남·여 중학교를 통합하면 나중에 문제가 더 크게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포중학교와 총동문회 측은 구도심개발은 시기를 알 수 없으며 걸포지구와 신축되는 아파트는 금파중과 양도중을 선호할 것으로 판단,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예측할 수 없는 전망을 통해 역사가 오래된 학교가 폐교위기로 몰리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현상은 한강신도시에도 나타나 푸른솔중학교가 아파트를 돌며 지원을 홍보하는 가운데 올해 4학급이 유지된 반면 인근 장기중학교는 11학급으로 대비를 이루고 있다.

곽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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