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에서 열린 경기도 영양(교)사 토론회에서 한 영양교사가 '석식을 폐지하라'는 피켓을 들고 학교급식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도교육청 "석식 폐지가 문제해결의 정답...석식 폐지안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할 터"

경기도 내 2식 이상 급식을 운영하는 고등학교의 영양(교)사들이 공개적으로 도교육청의 급식행정을 비난하고 나섰다.

경기도영양교사회, 경기학교영양사회 주최로 30일 ‘학생·현장 중심의 2·3식 학교급식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영양(교)사들은 "교육부가 2식 이상 급식을 운영하는 학교들의 각종 문제점 개선을 위해 시·도교육청에 인건비 지원원칙을 하달했음에도 도교육청은 인력 충원과 인건비 확보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도내 영양(교)사 300여 명과 도교육청 교육급식 부서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토론회에서 영양교사 등은 "열악한 근무시설과 인력부족 등의 문제를 도교육청에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으나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며 근본대책을 촉구했다. 또 도교육청이 지난달 2식 이상 급식고교 중 영양사 충원을 희망한 167교를 대상으로 12억원의 인건비 지원을 계획한 것과 관련, "지원시기가 늦어진 데다 예산의 행정편의적인 일괄 배정과 충원될 영양사를 6개월 미만으로 고용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3식(조·중·석식)을 배식해야 하는 기숙 고교의 경우 1식 운영학교에 비해 급식 횟수가 4.3배에 달하는 등 업무가 과중하지만 올해 3월 기준 도내 3식을 제공하는 95교 중 영양사가 충원이 된 학교는 35%인 34교에 불과하다"며 "도내 2식 이상 급식을 운영중인 전체 372교 중 영양사가 충원된 학교는 17%인 65교에 그쳐 개선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영양교사 A씨는 “열악한 근무시설과 인력부족 등의 문제는 식중독 등 위생사고로 이어질 위험률이 높다”며 “도교육청이 추가인력 배치 예산지원 방안과 시설개선 등 적정한 운영시스템을 만들지 않고 있다. 학교급식업무 매뉴얼이 시급히 보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교육청이 영양사 충원을 위해 인건비로 지원한다는 12억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안정적인 추가인력 배치를 위해 2식 학교는 61억원, 3식 학교는 43억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이 불필요한 행정업무에 동원되는 대다수 영양(교)사들의 업무분담에 대한 명확한 직무수행 가이드라인을 구성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영양사 B는 “3식을 운영하는 사립학교에서 근무중이다. 매일 오후 9시가 넘어야 퇴근하는 등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함께 일하는 영양사는 폐식용유와 소모품 등의 계약관리를 홀로 맡고 있다. 불필요한 행정업무에 쉴 틈이 없다. 도교육청이 행정실의 업무와 영양사의 직무를 구분할 기준을 마련치 않고 있어서다”라고 호소했다.

조승현 도의원

조승현(더민주·김포1) 경기도의원은 “영양(교)사들은 식단표 작성부터 물가조사, 계약, 납품, 검수 등의 업무를 대부분 혼자 맡고 있지만 행정실의 불분명한 업무분장과 업무전가로 고통받고 있다”며 “도교육청이 관련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어 “영양사는 교육공무직으로 최소 7급직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필요가 있다. 도교육청이 대응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희현 친환경학교급식 경기도운동본부 상임대표는 “도교육청은 휴가조차 없는 조리 종사자들의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직을 걸고서라도 토론회에서 언급된 영양(교)사들의 실태와 요구사항을 이재정 교육감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석식폐지가 문제해결의 정답일 수 있다. 야자폐지 전담팀이 다음달 본격 가동됨에 따라 석식 폐지안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훈 기자

김종훈 기자  webmaster@gimpoj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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