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지식산업센터 전경. 이젠지식산업센터는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서 있는 메카존(공장동), 테크노존(사무실동), 이젠텔(원룸동) 등 3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출근길 '회장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입주민 이모 씨

학운리 김포골드밸리 내 이젠지식산업센터가 연일 시끄럽다. 이젠지식산업센터 입주자대표위원회 회장 선출을 놓고 일부 입주민들이 출근시간 1인 시위를 벌이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

이젠지식산업센터는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서 있는 메카존(공장동), 테크노존(사무실동), 이젠텔(원룸동) 등 3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건물에 상주하는 총 구분소유자는 1600개 업체. 이 가운데 750여개 업체는 등기와 실소유주가 동일하지만 나머지 40%는 임대형식이다.

이젠지식산업센터 입주자들은 관리회사를 감독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보전하기 위해 각 층별로 대표자와 전체 입주자대표를 뽑아 입주자대표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층별 대표는 총 12명(현재는 8명뿐). 입주자대표위원회의 회장단은 회장 1인과 부회장 1인, 감사 2인.

규약개정 절차 ‘집소법’ 위반

문제는 입주자대표위원회 회장단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규약이 졸속으로 개정됐으며 더욱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소법)을 위반했다는 것이 반발의 이유다.

관리규약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경우 집소법 29조는 “구분소유자 등의 4분 3 이상(위임장 제출자포함)의 찬성으로 의결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반면 이젠지식산업센터는 지난 4월 20일 선거관리규정을 개정하면서 이러한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출근시간 '근거없는 선거규약 덕에 당선된 회장 사퇴하라'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입주민 이모 씨는 "지어진 지 7년 정도 된 이젠지식산업센터가 그동안 입주자대표위원회 회장단을 구성할 때 제대로 된 선거관리규약도 없이 졸속으로 회장단을 선출해 왔다"며 "더욱이 이번 7월 6일 회장단 선거를 앞두고 지난 4월 현 회장단에 유리한 방향으로 선거관리규약을 개정해 사실상 다른 사람의 입후보를 막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 회장에 유리한 선거관리 규정

이 씨는 이어 "지난 4월 선거관리규약 개정 당시 규약을 개정하려면 입주민 총회에서 통과돼야 하는데 총회도 열지 않고 운영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며 "개정 전 선거관리규약도 언제부터 시행한다는 날짜도 없는 등 제대로 된 규약이 아니지만 현행 규약에서 규정 일부분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임의대로 바꿨다. 더욱이 개정된 규약은 다음 선거 때부터 적용해야 맞는데도 무리하게 이번 선거에 적용해 새로 회장에 출마하고자 하는 사람은 이에 묶여 출마할 수도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 씨 등 일부 입주민들은 개정 선거관리규약 중 "△제11조 7항(선거권 및 피선거권) 입주사 및 관리단에 영업으로 이익사업을 추구하는 업체는 피선거권이 없다 △제13조 2항(입후보자의 등록) 회장 출마자는 층별 대표자 3인 이상의 추천서 및 구분소유자 30인의 추천서를 제출하여야 한다"를 개악으로 꼽고 있다.

장기집권 위해 선거규약 개정

이 씨 등은 이 개정 규약에 따른다면 "이젠 내의 공구상가 업체는 입주 공장들에게 주로 납품을 하고 있어 피선거권이 없다”는 것이며, “현재 8명뿐인 층별 대표자 가운데 3명 이상에게서 추천서를 받아오라는 것은 출마하지 말라는 것으로 결국 이번 선거에서도 현 회장이 단독 출마해 투표도 없이 당선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젠지식산업센터 관리소 배성길 센터장은 "11조 7항의 경우 입주자대표위원회의 회장단은 입주민의 권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악용할 소지가 있어 신설된 조항이고, 추천서 부분은 후보자의 난립을 어느 정도 막고자 한 이유다. 층별 대표자는 후보자를 중복해서 추천을 할 수 있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씨 등 일부 입주민들은 "이번 규약 개정은 임기 2년인 회장직을 지난 4년간 역임하고 또다시 회장직을 연임하고자 하는 현 회장의 욕심 때문"이라며 "선거관리규약을 새로 제정해 총회 인준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 회장 "벌여놓은 일 마무리 위해 또다시 출마"

임기 2년의 회장직을 두 번 역임한 뒤 또다시 세 번째 회장에 선출된 진성근 회장은 "이젠 입주자대표위원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김포골드밸리산업단지관리공단의 임원으로 일하며 이젠지식산업센터를 위해 일해 왔다"며 "그동안 입주자들의 권익을 위해 벌여놓은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또다시 출마한 것이지 개인의 이익이나 영달을 위해 나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이어 "선거관리규약 개정 당시 층별 게시판에 개정안을 공고했지만 이의신청은 한 건도 없었다. 하지만 일부 입주민들이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최대한 반영해 잡음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곽종규·김종훈 기자

김종훈 기자  webmaster@gimpoj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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