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정부는 ‘김포신도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직장과 주거가 근접한 신도시(직주근접)’를 만들겠다고 했다. 1차 신도시 조성 당시 주거와 직장이 분리되면서 베드타운이란 지적을 받은 정부가 내놓은 신도시 정책구상이었다. 그러나 16년이 지난 지금 김포한강신도시는 직주근접 원칙에서 벗어나 여전히 베드타운의 면을 보이며 겉도는 신도시정책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 9년째 우여곡절을 겪으며 폐기논란까지 갔던 김포한강시네폴리스개발사업이 3번의 경기도 지방산업단지 심의 끝에 가까스로 승인이 이뤄졌다. 1조원 대에 이르는 김포한강시네폴리스가 이제 첫 발을 띤 것이다. 이는 한강신도시가 직주근접의 원칙을 살리고 또 김포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핵심사업이란 점에서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 그러나 어려운 승인 끝에 희망이 아닌 새로운 고민이 직면했다.

복합용지 내 아파트를 1천 세대를 줄이면서 침체된 경기와 더불어 정상추진을 염려하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인근지역 도시의 비슷한 개발계획이다.

지난 16일 경기도는 김포한강시네폴리스를 승인한 3일 뒤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원에 5800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2년까지 약 70만㎡(21만 평) 규모의 ‘방송영상문화 콘텐츠밸리’ 조성계획을 밝혔다. 사업주체는 경기도시공사이며 이 곳에는 방송시설, 문화시설, 공공시설, 상업·복합시설 등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부천시 또한 지난 5월 22만340㎡에 이르는 영상문화산업단지를 발표한 바 있다. 부천시는 영상문화단지에 대해 2017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문화·관광·쇼핑·지식산업 등을 아우르는 첨단단지를 시사했다.

김포시를 중심으로 고양시와 부천시는 가장 인접한 도시다. 이 일대에 비슷한 콘텐츠를 가진 산업단지 3개가 비슷한 시기에 들어선다면 김포한강시네폴리스의 경쟁력은 우려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고양시에는 이미 SBS제작센터를 비롯 방송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으며 부천시 또한 만화를 특화한 문화콘텐츠가 이미 갖춰진 상태다.

당초 계획에서 9년을 소비한 김포한강시네폴리스는 이러한 주변여건의 변화에 직면해 있다. 이런 가운데 한강시네폴리스 개발측은 내년 초 토지보상과 부지조성 공사를 가시화했다.

9년간의 노력 끝에 어렵게 이뤄낸 한강시네폴리스가 김포의 미래를 이끌고 직주근접한 한강신도시 정책과 괘를 같이 하기 위해서는 정상추진과 향후 경쟁력을 위한  새로운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도전을 맞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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