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이 도내 학교 운동장의 우레탄 트랙을 전수조사한 결과 60%가 넘는 학교에서 납성분이 과다 검출돼 교육당국이 우레탄 트랙 운동장 사용금지 조치에 나섰다.

이 가운데 김포 관내 학교는 금성초(2620mg/kg), 고창중(2603mg/kg), 통진고(1571mg/kg), 양곡중(1267mg/kg), 양도중(892mg/kg), 고촌초(862mg/kg), 대곶중(683mg/kg) 등 7개교의 우레탄 트랙에서 한국산업표준(KS) 기준치 90mg/kg을 초과하는 납성분이 검출됐다.

김포 관내 학교 중 우레탄 트랙을 보유한 학교는 총 24개교로, 6월 2일 현재 14개교의 검사가 완료됐고 나머지 10개 학교는 검사가 진행중이다.

26일 경기도교육청이 밝힌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유해성 검사결과'에 따르면 경기도 내 우레탄 트랙을 보유한 학교는 초등학교 193교, 중학교 106교, 고등학교 95교, 특수학교 5교 등으로 모두 399교(전체학교 2천363교 대비 약 17%)이다.

도교육청이 우레탄 트랙 유해성 검사를 마친 236교 중 148교(63%)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성분이 검출됐다. 이 가운데 103교에선 기준치에 10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으며, 40배를 초과하는 학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72교, 중학교 37교, 고등학교 38교, 특수학교 1교이다.

도교육청은 우레탄 트랙에서 납이 초과 검출된 학교에 트랙 사용 중단, 가정통신문 발송, 안전띠 설치를 지시했다. 향후 문제가 된 우레탄 트랙은 모두 제거해 마사토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해성 조사는 내달 15일까지 완료해 교육부에 보고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학생 건강관리 및 예방교육을 위해 납 등 유해물질이 성장기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비롯한 구체적인 대처방안 마련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학생들에게 트랙 위 앉지 않기, 사용후 손씻기' 등의 행동 요령을 안내했다.

그러나 납 검출 실태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데다 교육부의 이같은 어설픈 행동 요령에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학부모 A씨는 "김포 관내 학교 중 어느 학교 운동장에서 납 성분이 초과 검출됐는지 알려주는 곳도 없다. 아침부터 교육청에 전화했지만 도교육청에 알아보라는 말만 되풀이 하더라"며 "우레탄 트랙을 교체한다고 하는데 그것도 언제 되는지, 그때까지 아이들에게 무작정 운동장 사용을 하지 말라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에서 우레탄 트랙 권장

학교 운동장의 우레탄 트랙은 학교가 흙 운동장을 인조잔디로 바꾸면서 설치된 경우가 많다. 한때는 '학교 운동장 선진화 사업' 명목으로 장려되기도 했다.

일선 학교들은 흙 먼지 날리는 운동장 대신 사계절 내내 푸른 인조잔디 운동장을 선호하고 있고, 특히 학교 운동장을 천연잔디, 인조잔디 혹은 우레탄 운동장으로 바꿀 경우 중앙정부로부터 공사비를 전폭적으로 지원받기 때문에 갈수록 늘어가는 추세다.

그러나 지난 2009년부터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인조잔디와 우레탄 운동장의 유해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010년이 되서야 인조잔디 유해기준이 마련됐고, 문화체육관광부는 2014년이 되서야 유해성 조사를 별였다. 그 결과 173개교의 유해 인조잔디를 흙 또는 친환경 잔디로 교체했다.

그러나 당시 우레탄 트랙에 대한 유해성 검증은 없었고 이제와서 환경부와 교육부가 뒤늦은 대응에 나선 것.

우레탄 트랙에서 납이 과도하게 검출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우레탄 트랙의 납 기준이 2011년 4월에 만들어졌기 때문. 그 전에 시공된 우레탄 트랙은 납 기준이 없어 업체별로 유해물질 함유량이 제각각이 된 셈이다.

유해 우레탄 트랙을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 확보도 쉽지 않아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트랙 크기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평균적으로 학교 한곳당 트랙 교체비용이 평균 1억원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교육부 예산과 지역교육청, 지자체 등의 예산을 끌어모아 교체비용을 충당한다는 계획이지만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납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한편, 납(Pb)은 인간에게 알려진 오래된 금속 중의 하나이며 체내에 적은 양이 유입되어도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내에 흡수된 납은 뼈와 근육조직에 축적되며 간으로 이동된 납은 담낭을 통해 배설된다. 식품을 통한 납의 체내 흡수율은 6～10%정도이며 납 흡수율을 10%정도로 가정했을 때, 어린이에 대한 일일 납 허용량은 300㎍ 정도이다.

납은 체내에서 주로 혈액, 신경계, 신장 등에 영향을 끼치며 무기질의 흡수를 방해하고 생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헤모글로빈과 같은 물질과 결합하여 그 기능을 방해하기도 한다.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공격적인 성격 형성, 지능 발달 지연, 뇌출혈, 발작 등 매우 다양하다. 어린이의 경우 납의 독성에 대해 매우 민감하며 신장, 간, 신경 및 면역체계 등에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납 같은 유해 중금속은 일단 몸 안에 쌓이면 좀처럼 나가지 않는다 것. 몸속에 들어온 납은 대변과 소변을 통해 어느 정도는 배설된다. 하지만 납은 적혈구와 친화성이 매우 커서 체내 순환하는 납량의 95% 이상이 적혈구와 결합하고, 혈류를 따라 인체의 각 기관으로 운반된다. 인체의 각 기관에 있는 총 납량을 체내부담(Body Burden)이라고 하는데, 체내부담의 약 90%가 뼈에 축적된다.

몸속에 차곡차곡 쌓인 납은 주로 조혈기계나 신경계, 신장, 위장관계, 순환기계, 임신 독성, 생식기계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납에 많이 노출되었을 때 나타나는 첫 증상은 피로감이다. 전보다 불안감이 심하고 잠이 잘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더 심해지면 우울해지고 변비, 체중감소를 보인다.

김종훈 기자
 

김종훈 기자  webmaster@www.gimpojn.kr

<저작권자 © 김포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