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응접실/ 창단 오페라 김포 김 용 단장


가을이 맘껏 무르익은 이 계절에 우리는 지독한 사랑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포도주 빛깔보다 더욱 진하고, 가슴 속을 절절하게 파고들 그 독한 사랑이 ‘오페라’라는 마차를 타고 아리아의 선율에 실려 온다기에 그나마 두렵기보다는 가슴 설레며 기다려지게 된다.

■‘오페라 김포’ 창단공연
김포에 문화의 새로운 장이 열린다. <오페라 김포>마침내 김포에도 김포이름을 단 오페라단이 창단됐다. 10여년간 김포시립어머니합창단 상임지휘자로 김포음악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김용지휘자가 전용소극장 하나 없는 문화 황무지에 오페라단을 창단한 용기는 그가 오래전부터 이 꿈을 가졌었기에 가능했다. 세상은 꿈꾸는 자가 주인공이고 그런 사람들에 의해 새로운 길이 만들어진다.

클래식 오솔길에 첫 삽을 뜬 김용단장은 “10여년 여러 도시의 오페라단을 지휘하면서 정말 듣고 싶고 들려드리고 싶은 오페라를 연주해보고 싶었읍니다. 잘해낼지 두렵지만 그 두려움보다 열정이 식는 것이 더 큰 두려움이기에 창단을 서두르게 되었읍니다.”라고 이 가을에 지독한 사랑을 안게 된 이유를 말했다.


■ 오페라와 연극의 절묘한 조화
95년 창단과 함께 김포시립어머니합창단 상임 지휘자로 김포 음악계와 인연을 맺고 있는 김용 단장은 ‘마음의 고향은 오페라’라고 했다.

10년 동안 김포시립어머니합창단 상임지휘로 봉사하면서 그는 언젠가 김포무대에 오페라를 올리리라 다짐했고 언젠가는 무대의 꽃인 오페라가 올려져야 한다면 아마도 그 일은 자신이 해야 되리라는 생각을 했기에 그는 김포를 떠날 수 없었다.
오페라 김포는 이렇게 10년간을 숙성시켜 만들어졌고 ‘지독한 그 가을의 사랑’으로 첫 인사를 하게 됐다.

김 단장은 오페라를 감상할 첫 손님들을 어떻게 잘 맞이할까 참으로 많은 고심을 했다. 생소하지 않도록, 그리고 친근하고 정겹게 다가가기 위해 그는 퓨전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다양한 메뉴를 고르고 골랐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지독한 그 가을의 사랑>이다. 인간의 삶에 있어 최대의 테마인 <사랑>을 선택했고 너무나도 잘 알려진 유명한 곡을 골랐다. <라 트라비아타><라보엠><마술피리><여자란 다 그런 것>클래식을 잘 듣지 않는 사람이라도 한 두번쯤 들어보았을 만큼 보편화된 오페라의 대명사들이다.

그리고 편안한 감상을 위해 연극에 가까운 연출을 시도했다. 그래서 연출은 2006년<인천비타민연극축제>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극단 <즐거운 사람들>상임연출가인 이재상 중견연출자에게 상임연출을 맡겼다.

연극의 만남과 절묘한 조화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오페라 김포’는 첫 창단공연을 올리기도 전 충남 당진시에 판매되었으며 국립국장 소극장 오페라축제에 출품이 결정됐다. ‘오페라 김포’가 타 자치단체에 브랜드를 판매하며 김포문화의 새로운 전환을 꾀할 것이 틀림없다.



■ 아이와 주부를 위한 음악교실 준비
김용단장은 한양대음대를 거쳐 90년도 프랑스 유학길에 오르면서 음악인의 생에 접어들었다..프랑스 전역에 걸쳐 빠리와 리옹 두곳에만 있는 고등국립음악원에서 아내 남효순씨와 학문적이며 건성을 용납지 않는 힘든 5년의 세월을 보냈다.

물론 공부 때문에 아이도 갖지 않은채. “리옹고등국립음악원 최초의 한국인이자 최초의 부부였습니다. 사고력이 풍부하고 치밀한 프랑스였지만 그 속에서 여유또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치밀한 가운데 나타나는 김용씨의 여유는 여러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국내로 돌아와 시작한 일이 국립오페라단 조연출.

그는 이후 88서울올림픽 개막 오페라 ‘불타는 탑’을 비롯해 인천 오페라단, 미추홀 오페라단, 한미 오페라단, 김천대 오페라단의 음악 감독 및 지휘를 하면서 그는 오페라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40대 중반이 되어 10년간 음악의 토양을 쌓아온 김포에서 자신의 꿈을 접목해 오페라 김포를 창단하게 됐다. 스스로의 길에 접어 든 순간이다.

그는 ‘오페라 김포’를 창단하면서 또 한가지 꿈을 꾼다. 김포 각 지역에 소규모 공간을 활용, ‘김용의 음악교실-엄마와 함께 들어요’를 마련하는 것이 그것이다. 오전시간 특별히 계획이 없는 젊은 주부를 대상으로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공간을 조성하고 이를 김포시 전체로 확산하는 것이다. 클라식 인구가 저변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 자비(自費)로 올리는 첫 창단공연
김용 단장은 김포토박이가 아니면서도 김포토박이보다 더 김포를 사랑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십여년을 한결같이 김포로 출근해 김포시립어머니합창단을 타도시의 어떤 합창단보다 우수한 실력을 갖춘 합창단으로 자리매김 시킬 수는 없다.

지난 9월 2일 사우문화체육공원에서 열린 농수로 음악축제에 와본 사람이라면 웬만한 합창단에서는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칼 오르프의 <까르미나 브라나>를 훌륭하게 연주한 김포시립어머니합창단과 고양아버지합창단의 연주와 김용 지휘자의 신들린 듯한 지휘를 기억할 것이다. 오프닝과 클로징을 장엄하게 장식해준 그의 연주에 사람들은 감탄하며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는 한번 맺은 인연을 영원히 지켜내는 신의의 고집쟁이다.
보람은 있지만 험란하고 힘들 것이 뻔한 이 일을 어찌 시작할 수 있을 것인가?
전용극장 하나 없는 황무지에 재정 또한 보장 받을 길이 없는 난제를 기꺼이 끌어안고서도 땀 뻘뻘 흘리며 신들린 듯 지휘하는 그를 김포문화가, 아니 김포사람들은 애써서라도 사랑해줘야 한다. 문화는 일단 받아들이고 노력하며 가꾸고, 알뜰살뜰 보살펴야 자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 단장은 “함께 듣고 싶고, 무조건 나누고 싶어 준비했으니까 많이 오셔서 들어주셨으면 좋겠읍니다. ”라며, 이 공연은 뜻있는 김포 지인의 격려가 있어 올려진 무대였기에 모든 기쁨을 김포사람에게 돌린다고 했다. 또한 그런 감사함을 보답하기 위해 이 공연은 무료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첫 창단공연을 위해 적지 않은 자비를 들였다. 알뜰하게 절약해 잡은 예산이 1,900만원. 김포시로부터 6백만원을 지원받은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김용단장 스스로의 몫이다.


■‘오페라 김포’ 처녀작 당진군 판매
“ 네 시작은 미약했어도 그 끝은 창대하리라” 사람들은 힘든 일을 시작한 사람에게 덕담으로 성경에 있는 이 말을 많이 인용한다. 나는 김용 단장에게 이렇게 소리내어 말해주고 싶은 것을 속엣말로 대신했다.

“당신의 시작은 아름답습니다. 앞으로 걸어가면서 힘들겠지만 계속 아름다울 것이고 끝없이 여전히 아름다울 것입니다. 그러니 지치더라도 쉬지는 마세요. 나는 기립박수 칠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취재 최의선편집위원<작가>ces-1102@hanmail.net

관리자  -

<저작권자 © 김포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