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규 칼럼]

지난 20일과 21일 김포시내에서 열린 2개의 공연은 그동안 우리 김포사회가 겪어 온 문화의 충돌을 극복하고 새로운 어울림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 동안 김포는 김포에서 태어난 시민과 이주해 온 시민들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었다. 주인임을 자처한 텃새의식속에 새로운 터전을 잡은 시민들은 많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중심사회에서 밀려나 있었고 정책적 소외감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정신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문화에서 충돌의 뿌리가 더욱 깊었다.

먼저 20일 시인학교 詩냇물(회장 고광만)이 사우동사무소에서 ‘예술은 변화다, 꽃이여 소통하라’는 주제로 가진 문학콘서트에서 문화충돌이 표출됐다. 이날 행사는 우리나라 근대 문학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문둥이 시인 한하운을‘김포의 브랜드’로 만들자는 주장이 나왔다. 1975년 고향과 가까운 김포에서 잠든 유택의 인연을 브랜드로 만들자는 것이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 기존 김포의 정서는 김포에서 출생하지 않은 사람을 두고 왜 행사와 지원을 해야 하는가 였으며 대신 중봉 조헌선생을 중심으로 여겼다. 20일 행사에서도 김포문학계의 중진은 이를 표현하며 시인 한하운 행사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사연은 또 있었다. 본지와 경기민요합창단이 농수로 뱃길축제를 통해 ‘뱃사공 손돌’을 민요뮤지컬로 제작할 당시 김포의 원로문화인들은 ‘실체를 알 수 없는 뱃사공 손돌을 두고 뭐 하는 것이냐. 하려면 중봉 조헌선생을 소재로 삼아라’고 공공연한 핀잔을 했다. 강과 바다의 도시, 김포의 문화적 브랜드로 삼을 수 있는 소재를 두고도 그러했다.

한편 21일 경기민요 이수자 윤소리 선생과 피아니스트 지노 박이 김포아트홀에서 공연한 ‘광복 70년 김포소리 20년’은 동양과 서양음악의 만남이란 취지에 걸맞게 감동적인 어울림을 만들어 냈다. 더욱이 평범한 아낙네들로 구성된 경기민요합창단과 현대 음악을 공부한 연주자들이 만들어 낸 공연은 김포공연 사상 처음으로 기립박수를 이끌어 냈으며 관객들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 나이와 음악장르, 공간적인 벽을 허물어뜨린 것이다.

경기민요가 기존 김포의 음악이라면 지노 박의 현대음악은 유입된 음악이다. 이 두 장르가 만나 격려하고 서로 어우러지면서 관객들이 흘린 눈물의 감동은 김포의 ‘문화적 충돌’을 녹여 낼 가능성을 보여줬다. 두 문화인들의 이같은 시도에 대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이제 그 다음이 문제다. 서로 다른 장르와 김포에 출생지가 있던 김포에 유택이 있건 이를 구분하지 않고 예술적 측면에서 바라보는 ‘성장’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김포시 공직사회는 문화를 통제하려는 자세를 내려놓고 지원하고 후원하려는 ‘성숙’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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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종규 발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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