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규 칼럼]

김포에도 고교평준화를 위한 운동이 시작되면서 교육철학과 신·구도시 주민의 생활여건에 따른 갈등표출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17일 중봉도서관에서 26개 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김포고교평준화추진위원 창립총회를 가진데 이어 25일 김포고교평준화 출범식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3월 ‘경기도교육감이 고등학교의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지역에 관한 학교군 설정 동의안’이 경기도의회를 통과한 뒤 올 들어 김포를 비롯 화성·오산과 평택지역에서 평준화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 가운데 도교육청이 적극 추진에 나선 화성·오산 지역은 이미 찬·반 청원서를 제출하는 등 장기간 마찰을 예고하고 있다.

1974년 서울·부산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40년이 지난 고교평준화 도입은 지역마다 순탄하게 진행된 곳이 없다. 그만큼 교육환경을 놓고 부딪치는 학부모 간 입장이 첨예하다는 의미다. 헌법재판에서도 재판관 사이에 이견이 있었다. 2012년 광명지역 학부모가 제기한 고교평준화 위헌여부에 대해 헌법재판관 8명 가운데 5명의 대법관이 합헌결정을 내린 반면 나머지 3명의 대법관은 위헌 의견을 낸 바 있다.

최근 경기 화성지역 고교평준화반대 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은 경기도교육청에 고교평준화를 반대하는 서명서와 청원서를 함께 전달했다. 또 올해부터 평준화를 시작한 용인의 경우 2008년 평준화 논의가 시작된 뒤 주민 간 마찰을 빚다가 7년 만인 올해 시행에 들어갔다. 또 2013년 시행에 들어간 광명·안산·의정부의 평준화 과정은 대표적 갈등 사례로 꼽힌다. 안산과 의정부의 경우 2003년부터 고교평준화 추진모임을 결성한 뒤 2005년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집회와 서명, 청원 등을 통해 고교평준화 도입을 요구하기 시작했지만 결국 10년이 걸렸다.

고교평준화를 위해서는 지켜야 할 법 절차가 있다. 우선 주민들의 요구가 있어야 하고, 전제조건을 충족할 수 있어야 하다. 그리고 교육청은 연구용역을 발주하여야 한다.

김포의 경우 주민요구 단계 이전의 시점이다. 따라서 앞선 지역의 사례를 살펴볼 때 오는 25일 ‘김포고교평준화 출범식’ 보다는 시민들의 담론을 먼저 담아내야 하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다. 고교평준화는 특히 신도시가 형성된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했으며 신·구도시 주민 간 심각한 상처를 남겼다. 따라서 ‘발대식’이라는 일방의 입장에 앞서 김포시내 교육계 원로들의 자문을 구하고 시민들과 공감대를 찾는 것이 우선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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