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차명임 (사)한국미술협회 김포지부 지부장]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사)한국미술협회 김포지부(지부장 차명임)가 뜻 깊은 행사를 앞두고 있다. 다름 아닌 ‘김포미술협회 창립 20주년 기념 한·러 교류전’. 지금까지 중국, 일본 동남아 국가의 작가들과 다양한 교류전을 개최해 왔지만 유럽권 국가와의 교류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포미협 창립20주년 기념 교류전
차명임 지부장은 “러시아와의 교류전은 7~8년 전 논의를 하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아 중단됐는데 올해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기획하면서 다시 한 번 준비하게 됐고, 작년 1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프리머리주 미술협회와 계약을 체결하고 김포아트홀의 지원으로 교류전을 개최하게 됐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문화적 다양성과 폭넓은 안목을 키우고, 김포 문화예술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사업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서 먼저 개최되는 교류전에는 김포미협 작가의 작품 48점과 러시아 작가 작품 30여점이 전시된다. 6월4일부터 시작되는 전시회를 위해 이미 작품은 러시아에 도착했다. 김포미협에 소속된 6개 분과(서양화, 한국화, 문인화, 조각, 서예, 공예 분과)에서 모두 작품을 출품했다. 조각 작품의 경우, 실물이 갈 수 없어서 사진으로 전시된다. 이어 11월10일부터 열흘간의 일정으로 김포아트홀 전시장에서 전시회가 열린다.

이번 러시아 교류전에는 세주여행사 주재기 사장의 노력이 컸다. 차명임 지부장은 “러시아에 모스크바라는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있지만 지리적으로나 우리 여건상 어려움이 많았다. 최종적으로 블라디보스토크로 결정하고 교류전을 추진하기 까지 주재기 사장의 조언과 노력이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민족의 아픔을 간직한 동토, 러시아
차 지부장은 러시아와의 교류전에 대해 “러시아와의 교류전에는 또 다른 의미도 있다”며 “ 김포에는 사할린 동포 어르신들이 거주하는 곳이 있다.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으로 고국을 떠나 러시아에서 생활하시다가 반세기가 지나 고국으로 돌아오신 분들이다. 러시아 땅은 그분들이 수십 년을 살아온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11월에 김포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전시회에 사할린 동포어르신들을 모시는 방안도 생각중이다”라고 말했다.

올해는 해방 7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다. 해방이 돼서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국교가 수립되기까지 편지 한 장 고국의 친척에게 보낼 수 없었다. 고통의 시간 속에 50년이 흘러 고국 땅에 돌아와 김포에 거주하는 이 분들은 우리말보다 러시아말을 더 자유롭게 사용한다. 고국에 살고 있지만 분명 러시아에도 남아있는 가족과 친척이 있는 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이자 좋은 선물이 되리라 생각해 본다.

뿐만 아니다. 이번 김포미협과 교류전을 개최하게된 블라디보스토크는 일제강점기 많은 조선인들이 삶의 터전을 찾아 이주한 곳이다. 조선인의 인구가 점차 늘자 1930년대 중반에는 구소련의 정책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거주하던 고려인 20만명을 강제로 북쪽으로 이주시켰다. 그 가운데 수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일본간첩이라는 오해로 수천명이 총살되기도 했다.이러한 접점, 연결고리를 하나씩 찾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해 간다면 내실있고 다양한 분야의 교류도 가능할 수 있다.

이번 교류전을 위해 김포에서는 19명의 작가와 유영화 김포예총 회장, 최해왕 김포시청 복지문화국장 등 관계자를 포함 23명이 러시아를 방문한다. 미술작품, 작가들의 1회성 교류로만 끝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번 교류전을 계기로 좀 더 돈독한 관계가 만들어지고 양국의 문화와 역사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하게 개발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유경 기자

이유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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