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하영 김포시의회 행정복지위원장 인터뷰

《“…지금이라도 김포시는 전체 도시계획 속에서 그동안 소홀했던 5개 읍면에 대한 개발계획과 개발전략을 수립해야 하고, 특히 접경지역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 그 연장선에서 람사르가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김포시 전체에 미래가치를 훼손할 것인지, 아니면 기회로 바꿔낼 것인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런 기반이 마련된 후에 주민들과 같이 공감하고 토론하는 절차와 과정이 있어야 한다…”》


‘관련자료도 더 보고 공부도 충분히 해야하는데, 늘 시간이 모자라다’ 라고 말하는 정하영 의원. 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한강하구 람사르습지 등록 문제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정 의원을 짬을 내어 만났다. 람사르를 비롯 거물대리 환경오염 문제, 외국인 노동자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인터뷰 시간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 람사르습지 등록과 관련하여 지난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했고, 간담회도 있었다. 주민들은 규제에 규제를 더하는 것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인데, 지역구 의원으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 5분 발언 취지에 대해 주민들의 오해가 있었다. 김포가 경기도의 중견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도시개발은 절대 필요한 과제였다. 도시개발에 행정력이 집중되다보니 그 범위에서 벗어난 5개 읍면에 대한 중장기적 대응을 마련하지 못했다. 5개 읍면은 군사시설 보호, 한강하구 철새도래지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문화재보호법(1977), 습지지정습지보존법(2006)으로 규제를 받아왔다. 이제 그동안 소홀했던 5개 읍면에 대한 개발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런 시기에 환경부가 람사르라는 습지보존 정책을 한강하구에 접목하려고 하는데, 이 부분이 5개 읍면의 개발전략에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정책적으로 접근해 보자는 게 발언의 취지였다.

□ 람사르 등록이 이익이 있다고 판단한 건가?
- 람사르는 국가정책사업으로 환경부가 수 년 동안 추진해왔다. 환경부는 람사르 등록과 관련해서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남북관계가 개선되어 군사시설 보호규제가 풀려도 문화재보호법의 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는데 시는 남북경협단지니 산업단지니 가능성 없는 개발전략을 내놓고 있다. 물류·경협·산업단지도 필요하지만,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자연보호도 필요하다. 김포에서 이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지역은 이제 접경지역밖에 없다. 김포시의 미래가치라는 측면에서 볼 때, 람사르 등록이 규제를 더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를 활용해서그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인지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민과 충분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 거물대리 환경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다. 개선 방법은 없나.
- 거물대리 환경오염은 개발계획 부재에서 파생된 전형적인 난개발의 피해다. 홍철호 의원이 지역 환경문제의 심각성 인식하고 권익위, 환경부와 함께 대책을 마련중이고 새누리당 차원에서 환경대책반을 김포시와 연계하여 구성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선 주거환경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사업장들을 단계적으로 집단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일은 시 환경보전과에서 해야 하는데, 직원 1인당 1,700개 이상의 사업체를 관장하다보니 본연의 역할인 환경정책의 지향, 방향, 계획 수립보다 민원해결·단속으로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 시가 인력충원의 여지가 생기면 우선적으로 환경관리사업소를 만들어 본래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건의할 생각이다.

□ 5개 읍면은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정이 많이 분포하고 있다. 이들도 분명 김포사회의 한 구성원인데,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 김포 관내에 약 1만5천여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있고 불법체류자까지 합치면 2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측된다. 월곶 주민이 5천600명, 하성면이 8천명, 대곶이 1만명 정도인데 두 개 읍면을 합친 주민수만큼이니 적은 인구수가 아니다.

우선 다문화가정·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정책들이 ‘유행’이 되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또한 다문화 정책·지원·법규·사업들을 정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엇비슷한 사업이 많고, 관련 단체? 기구들도 난립되어 있다. 행정기관과 민간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정책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지 정확한 평가와 방향을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통진, 대곶, 양촌 이 지역의 주요한 경제주체가 외국인이다. 이곳에 외국인 거리를 조성하는 것은 어떨까. 한국에서 사회활동도 하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물론 그들의 문화도 주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외국인이 거주하고 많이 다니는 곳이 슬럼화가 된다는 선입견부터 바꿨으면 좋겠다. 지금과는 다른 행정의 변화를 통해 주민들의 인식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 시의회에서 행정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다. 작년말부터 시-의회 소통문제로 여러차례 말이 나왔다. 시와 의회의 원활한 소통, 올바른 관계 정립, 서로 발전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 의회는 시민에게 부여받은 임무 즉 시민의 삶과 행복할 수 있는 조건들을 ‘up’시켜주고, 그 과정에서 행정이 시민을 불편하게 하거나 요구에 기반하지 않는 정책을 집행하려 할 때 이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 의회와 행정부가 올바른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우선 조건이다. 1천여 공직자들이 김포시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하는데 잘한 것은 박수쳐주고, 못한 것은 신랄하게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서로의 역할에 대해 이해만 하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다.

□ 김포의 발전, 성장을 위해 어떤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보는가.
- 김포에는 도시와 농촌간, 원래 거주하던 주민과 신도시 개발로 이주한 주민간 벽이 있다. 이 벽을 허물지 않으면 김포가 미래를 창조해 나가는 동력을 잃게 된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한다는 것은 김포의 특수성이다. 농촌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농업으로도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김포에는 김포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할 사람이 가득 차 있는데, 그들이 ‘김포는 살 곳이 못돼’ ‘내 지역이 아냐’라고 생각하면 김포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먹을 이유가 없고 그러다보면 농촌은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김포가 온전하게 발전하고 모든 시민들이 ‘내 고향, 내 지역이다’라는 인식을 갖기 위해 그 벽을 허물어야 한다. 도시와 농촌, 원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살아가자’는 인식, 즉 ‘상생’이 김포에 가장 필요하다.

인터뷰 내내 정 의원은 '함께' '같이'라는 말을 유독 많이 했다. '상생(相生)'하는 정치·행정·문화를 통해 김포의 발전을 이야기하는 정하영 의원의 모습에서 지역에 대한 애정과 지역의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바람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상생하는 김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의 정책과 제안이 큰 밑거름이 되길 기대하며 의원실을 나섰다.

이유경 기자

이유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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