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응접실/신동호 화백(김포시 사우동)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외교통상부 대통령 외교순방선물작품선정, 산업통상부 APEC회의 선물작품선정,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21점 작품 수록…,

김포시 사우동 길가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여림 신동호 화백의 이력이다. 개인전 13회와 단체전 100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과 입선 7회 수상, 수목화가였던 신동호화백이 지난 11월 초 김포아트홀에서 가진 열네 번째 전시회를 통해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그의 독특한 그림세계를 일반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10년 전 병마와 싸우며 죽을 고비를 넘기며 일반인으로는 생각하기 힘든 깊이를 생각하고 그 깊이를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동양적 사유세계를 꾸준히 연구하기도 했지만 힘들었던 그 시절의 전과 후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어두운 수묵을 치던 작품이 밝은 색으로 채워졌고 흰 화선지의 여백은 다양한 색의 미학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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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신동호 화백의 열네번째 전시회를 보면서 예술가는 50을 뜻하는 지천명이 되어서야 진정한 예술을 표현할 수 있다는 말을 실감했다. ‘무엇을 본다’는 일이 ‘무엇이 보인다.’는 생각이 들면서 ‘여기서 거기를 보아야 한다.’는 신 화백의 정신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가 지난날 그려왔던 담채색의 수묵화대신 온통 밝은 색으로 웃고 있는 꽃들이 그러하고, 올빼미가 정겹고, 새가 나르는 모습에서는 ‘내일은 오늘보다 좋은 날이 될꺼예요.’라고 속삭이면서 사랑해야한다고 지저귀고 있는 것이 들리는듯 하여 저절로 미소가 피어났다.

화가는 ‘빛의 효과’보다는 ‘색의 효과’에서 자신의 정신을 이야기해야 한다면 그는 보다 풍부해진 색채로 자연의 존재감을 확대하면서 자연의 감흥을 잔뜩 안겨준다.


죽음을 극복한 상상의 색채

“10년 전 제가 말기 암 선고를 받고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이 죽는다거나 가족은 어떻게 하느냐 등의 생각이 아니었어요. 오로지 저를 전율케 한 것은 그동안 잔뜩 비축해놓았던 상상의 보따리를 펼쳐내지 못해서 정말 억울하다는 맘뿐이었지요”

그 일 이후 그는 상상이 되면 닥치는 대로 그려나가기 시작했는데, 그 행위에서 그동안 사물의 형상을 꼼꼼하게 그리는 기존의 기법을 벗고 직관을 통한 시대적 인식과 함께 ‘넓이’보다는 ‘깊이’로 자연을 해석하려는 노력을 하게 됐다. 그 작업은 기존의 화풍을 뛰어 넘으며 동양화, 서양화의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사실보다는 추상에 가까우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동화풍의 독특한 지금의 화풍이다.
그는 참으로 부지런하고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런 이유로 남이 갖기 힘든 경력을 갖고 있다.


‘나의 그림에서 휴식하세요’

중고등 학교 교과서에 21점의 그의 그림이 수록되었고, 지면으로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굵직굵직한 곳에 그의 그림이 걸리게 되었으며 ‘에이펙’회의 선물작품 선정, 대통령 외교선물작품선정으로 그의 그림은 전 세계로 나아가 한국화가의 기량을 자랑하면서 보는 이를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

2014년 그의 주치의는 “신동호화백님은 긍정의 힘으로 병마를 완전 물리쳤습니다.”라는 말로 완쾌판정을 내렸다.
그는 요즘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자신의 그림이 생각의 씨앗이 발아하고 싹이 터서 큰 나무가 되었다면 대중들이 자신의 나무에 와서 즐겁게 휴식하는 꿈이다. 그 나무가 아름답고 넉넉하게 사람들을 끌어안아야 하기에 자신의 정신을 더욱 부추기면서 날마다 ‘사랑해야지.’를 되뇌면서 캔버스에 색칠을 하는 구도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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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림 신동호화백을 말한다/ 섬동 김병기詩人

‘시가 아니어도 시요, 그림이 아니어도 그림이다.’

시(詩)가 존재에 대한 부드러운 저항이거나 복수라고 한다면 기의 두께를 붓으로 표현하는 그림은 부드러운 자유와 해발의 탈출구다. 그리하여 손과 붓과 화선지로 연결되는 통로는 새로운 너머를 알려줌으로서 예술도 승화한다.
신동화화백의 그림은 여백의 미학을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지만 그는 여백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고 단단하게 채움으로서 단순한 바라봄의 안목을 끌고 나아가 피안을 보여주는 마력을 가진다.
신동호화백의 작품은 무생물체처럼 느껴지는 부드러움 춤의 형식을 빌려 생명성을 부여하고 나무 꽃들의 그윽한 율려를 작고 느긋하게 그려낸다. 그의 몸 안에는 자연의 명징한 노래가 고스란히 살아있어 잠깐 멈추어서 보면, 그가 추구하는 삶의 실마디가 보인다.
신동호 화백의 그림을 엿보는 날이면 실존과 허상의 거리가 무화되고 또 다른 부드러움의 세계에 빠지게 된다. 그 유연하고 부드러운 세계는 우리가 함부로 가서 안주할 수 없는 심연을 보여주기에 그림 앞에서 함부로 사유를 재단하여 가두게 되면 영원히 빠져 나오지 못한다.
신동호 화백의 그림은 시가 아니어도 시요, 그림이 아니어도 그림이다. 그의 손에는 무엇이라도 따스한 살과 피로 소생시키는 주술성이 있어 내 마음에 들어와 불의 춤으로 휜다.

최의선 편집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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