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응접실/‘평생 나눔을 보여준’ 김용규 하성면주민지원센터장

청와대 초청만 4번, 신한국인 이어 MBC ‘칭찬합시다’에 선정
50년 봉사활동, 일흔 맞이한 김용규씨 기부문화 참모습 남겨

이른 새벽 하성면 주민지원센터의 불을 켜고 늦은 밤 마지막 불을 끄는 사람. 화장실이 막히면 뚫고 헬스장시설이 고장 나면 가장 먼저 나서는 사람인 김용규센터장은 김포시민 가운데 유일하게 4번이나 청와대에 초청된 사람이자 김영삼 정부에서 新한국인에 선정된 사람이다.

올해 일흔 살. 김포외고 사감으로 재직할 당시인 2002년, 6명의 회원으로 사랑방모임을 만들어 월 1만원의 회비와 특별회비로 매년 160여명의 이웃에게 쌀과 식료품, 60여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아름다운 기부는 워낙 소리 없이 한 탓에 하성면민만 알고 있을 정도며 ‘조용하게 사랑을 베푼 모임’은 2년 전 ‘희망나눔’이라는 법인으로 성장했다.

지난 50여 년간 기부의 참 모습을 보이며 어쩌면 마지막이 될 봉사인 하성면 주민지원센터장을 맡아 주민들과 함께 숨 쉬는 김용규 센터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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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낮추고 이웃을 위한 삶
김포시민 김용규씨. 옮기는 근무처마다 최고의 상을 수상하며 올해로 일흔의 나이에 접어든 그의 이름 앞에는 어떠한 수식어도 어색하다.
그의 이력서에는 하성초등학교 졸업이 전체 학력으로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 4장에 이르는 이력서를 넘기다 보면 50여년을 알뜰히 가꿔온 삶의 텃밭위에 자신을 낮추고 이웃을 위해 살아온 흔적이 아지랑이처럼 피워 오른다.

그를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94년 김영삼 정부에 의해 신한국인에 선정되어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99년에는 MBC ‘칭찬합시다’ 프로그램에 80번째 주인공으로 초대되어 그해 4월 김대중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 만찬에 다시 초청됐다. 이외에도 육영수여사와 전두환 대통령의 초청 등 김포시민 가운데 유일하게 4번이나 청와대에 초청됐으며 그 이유는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랑이었다.

대통령상 등 50여회 수상 경력
그의 61년 하성우체국 집배원으로 시작해 99년 김포시청 청원경찰대장을 거쳐 김포시설관리공단 조작공원 관리자로 정년을 마쳤다. 그 사이 한흙농민문화대상(80), 체신봉사대상(85), 모범도민상(90), 금파예술대상(94), 초일류모범공무원상(98), 자랑스런 김포인상(99), 자랑스런 문화인상(2000), 자원봉사상(2001), 법무부장관상(2002) 등 50여회에 이르는 상을 받았으며 이는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에서 자연스레 이뤄졌다.

99년 1월 수원에 거주하는 한경자씨는 MBC ‘칭찬합시다’에 ‘옛 가마솥 누룽지처럼 구수하고 텁텁한’의 주인공으로 김용규씨를 추천하면서 그의 선행이 전국에 알려지게 됐다. 그리고 이날 선물로 받은 세탁기와 쌀 1가마 또한 불우이웃을 위해 전달해 김포사회의 미담이 됐다.

문패 7백여개 손수 제작해 달아줘
김용규씨는 ‘희생과 봉사’을 생활신조로 삼고 살아온 사람이다.
쌀장사를 하던 부친이 사기를 당해 머슴으로 전락한데 이어 생선을 팔던 모친 밑에서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어려운 생활고를 겪으며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신문과 연탄배달로 유년기를 보냈다. 5남매의 장남으로 10대 때 하성우체국의 집배원을 시작하며 희생과 봉사의 정신이 싹트기 시작했다.

하루 평균 1백50 리를 걸어 간 30년, 차가 없던 시절에는 산골에 사는 노인에게 편지를 읽어주다가 눈이나 폭우로 면 소재지에 나오지 못하는 경우 생필품과 편지를 함께 배달하곤 했다. 그리고 문패 없는 집들이 많아 우편물 배달에 어려움을 겪자 목공소에서 버리는 잡목을 손수 다듬어 7배여 가구에 문패를 달았다. 또 그 당시 술과 담배를 끓고 생활비를 절약하여 자신처럼 불우한 중 고등학생 24명에게 7년 동안 장학금과 학용품을 지원했으며 매달 고아원과 양로원, 경로당을 꼬박꼬박 찾는 사랑의 배달부가 됐다.

장서 5천여권 김포도서관 기증
글을 모르는 노인들이나 몸이 불편한 민원인들을 위해 각종 서식대필을 해온 김용규센터장은 98년 당시 김포군 청원경찰 재직시절 바쁜 근무 중에도 틈틈이 글쓰기를 시작해 다듬이 소리 등 2권의 수필집을 냈다. 아울러 우체국 퇴사 후 시내 모 은행의 청원경찰로 근무하던 89년 독학을 위해 장만했던 참고서 등 각종 도서 5천여 권을 김포도립도서관과 인근 부대에 기증해 부대 장병들의 감사편지가 김포시장에게 이어졌다.
“
내가 가난해 보았고 배고파 보았기 때문에 남을 돕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는 김용규센터장과 함께 부인 조향호씨 또한 노부모를 수년간 간병한 것은 물론 이웃의 병약자들을 자신의 부모처럼 도와온 것이 알려져 효부로 경기도 여성상을 타기도 했다.

아내 조향호씨 경기도여성상 수상
“배고픔의 서러움이 얼마나 참기 어려운 일인가를 알기에 평소 작은 정성이라도 남에게 베풀려고 노력했습니다.”
늦은 밤 하성면 주민지원센터를 나서는 김용규 센터장의 모습에서 우리사회의 기부문화와 봉사의 참 정신이 스쳐지나갔다.

곽종규 발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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