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 전통칠․전통가구 재현
김포 월곶면 지하공방서 󰡐전통잇기󰡑 몸부림

󰡒70년대를 고비로 전통공예가 내리막을 걷고 있습니다. 이제는 배우려는 사람도 없고 우리시대에서 맥이 끊길 것 같습니다.󰡓
지난 68년 기능올림픽에서 전통공예부문 금상을 수상하고 86년부터 5년간 서울시 전통공예전시회에서 심사위원까지 지낸 최춘섭씨가 지금 일하는 곳은 김포시 월곶면 강화대교 직전 󰡐전통가구 한국민속󰡑지하 공방이다.
전통민속가구를 전시․판매하는 󰡐전통가구 한국민속(대표 권창운)󰡑에 소속돼 전통공예의 맥을 힘들게 이어나가고 있는 최춘섭씨(55). 15세에 시작한 칠공예가 올해로 40년째를 맞는다.
오전 7시에 시작, 밤 11시가 되어서야 끝이 나는 최씨의 󰡐우리전통 잇기󰡑는 그리 신명나지 않는다. 70년대 전국적으로 2만여명에 이르던 기능보유자가 5-6백여명으로 줄었으며 이들을 마지막으로 전통공예 기능도 사그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씨는 오늘도 기회만 나면 박물관과 유적지를 돌며 옛것을 공부하고 고사목등 몇십년씩 자연상태로 보존된 고재(古材)가 있는 곳이면 전국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연상태로 보존된 우리나무여야 전통을 재현할 수 있어 재료구입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신라와 조선시대 칠기공예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똑같은 재질이 아니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전통공예품의 선호도가 높고 수출품으로 인기있던 70년대 그는 장롱, 자개농, 문갑, 화장대, 사방탁자등 장농셋트를 한달이면 10여개씩을 제작했다고. 그러나 지금은 소수 매니아만 찾고 있어 경제적으로도 그리 넉넉하지 않다.
그는 요즘 가구에 대한 개념이 없어졌다고 씁쓸해 한다. 전통 가구기법은 현대가구에 일부 보조로 참여, 주방용싱크대나 장롱이나 별차이가 없다고.
󰡒70년대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수출을 지원했습니다. 이후 2번의 석유파동을 겪으며 정부와 일반인의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전통가구에는 서로다른 지역별, 시대별 문화가 숨어있습니다. 그것을 찾고 재현하는 기쁨은 남다릅니다. 하지만 현대가구에 밀려 특이성은 사라지고 획일성만 남게됐습니다.󰡓
최근 󰡐전통가구 한국민속󰡑에서 전통적 기법으로 재현된 탁자 몇 개가 일본으로 수출길을 열었다. 시작은 몇 개지만 이를 통해 전통가구에 대한 관심이 다시 되살아 나길 기대하는 최춘섭씨는 󰡐전통공예를 살려야 한다󰡑며 앞으로 남은 인생을 옛 것을 재현하고 남기는 일에 바칠 것이라고. 2003.12
곽종규 발행인

곽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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