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좋은 김포ㆍㆍㆍ상큼한 문화 가꾸고 싶어”

월요일 오전 11시.
첫 출산을 몇 일 남겨두지 않은 음악동지이자 반려자인 아내를 뒤로하고 몸과 정신은 어느듯 김포로 빠져든다. 버스길로만 1시간30여분 남짓.
결코 가깝지 않은 안양과 김포의 거리를 음악으로 향하는 열정과 김포에 대한 사랑이 날로 좁혀 놓고 있다.
국립 오페라단 조연출, 프랑스 리옹국립음악원 출신, 그의 굵직한 전력이 김포와 사뭇 어 울리지않음을 느끼지만 그와 만나는 순간,그것은 기우임을 깨닿게된다. 김포군어머니 합창 단 지휘를 맡은지 이제 2개월이지만 그에게서 느끼는 김포에 대한 애정은 색다르다.
“공기좋은 김포에서 맑은 공기만큼 상큼한 문화를 김포인이 되어 가꾸고 싶다” 김포에 대한 김용씨의 희망은 시간이 갈수록 그 내용이 깊어진다. 그의 꿈은 내년 이만때쯤 김포에 조그만 주택을 짓고 이웃속에서 음악을 가꾸고 나누며 살고 싶은 것. 그래서 김포군 어머니 합창단을 보는 그의 시각은 각별하다.
“오는 4월 첫 공연으로 김포여성회관식 기념음악회를 준비중입니다. ‘아 좋다’ 할 수 있는 음악회를 만들려고 합니다.” 어머니 합창단에 대해 그는 “소담스럽고 사랑스러운, 노래를좋아하는 모임이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어지는 표현은 어머니합창단에 대한 그의 의지를 엿보게한다. “아 좋다‘ 는 음악회를 만들려면 ’뼈를 깎는 아픔‘이 동반되야 합니다. 좋은발성과 화음, 무대매너는 고된 연습속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김용씨가 김포와 인연을 맺은 것은 몇해전 김포에 정착한 테너 안종상교수(성결대)의 권유때문.
지난 86년 안종상교수가 국립합창단에서 활동할 무렵 김용씨는 국립오페라단 조연출을 담당하며 교분을 맺었다. 이후 김용씨는 90년초 프랑스 리옹국립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났고 귀국후 작년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안교수의 ‘투란투토’ 공연에서 재회했다. 이 자리에서 안교수가 김포로 올 것을 권유했고 김포군 어머니합창단 지휘봉을 잡으면서 정기연습이 있는 월요일과 찬조출연이 있는 날이면 예외없이 안양 평촌에서 김포로 달려오고 있다.
지휘를 맡은 초기 자가용으로 오던 김포길이 이제는 버스로 바뀌었다. 어머니합창단에 대한애착과 관심, 그리고 김포의 지인들이 늘어나면서 못하던 술잔을 드는 횟수도 다소 많아졌기 때문이다.
김용씨는 버스를 타면 나타나는 본능적인 버릇이 하나 있다. 주위에 조금만 나이가 많아 보이는 사람이 있어도 자리를 양보한다. 음악이 나누기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음악인으로서의 그의 삶은 이미 이웃속에서 존재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어머니합창단에 거는 이유 또한 김용씨의 이같은 인성이 향기짙은 김포문화를 형성하는데 밀알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김용씨의 어릴 때 희망은 군인. 육사 8기였던 부친의 영향으로 고교2년까지 그의 희망은 육군사관학교 지원이었다. 하지만 어릴때부터 노래에 발군의 실력을 보여 주위로부터 인정을 받았던 그는 추계예술대와 중앙대 음대를 거쳐 90년도 프랑스 유학길에 오르면서 음악인의 생으로 접어든다. 프랑스 전역에 걸쳐 빠리와 리옹 두곳에만 있는 국립음악원에서 아내 남효순씨와 함께 학문적이며 건성을 용납하지 않는 힘든5년의 세월을 보냈다. 물론 공부 때문에 아이도 갖지 않은채. “리옹국립음악원 최초의 한국인이자 최초의 부부였습니다. 사고력이 풍부하고 치밀한 프랑스였지만 그 속에서 여유또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치밀한 가운데 나타나는 김용씨의 여유는 여러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지난 19일 양곡신협에서 열린 제2회 양곡주부합창단 음악회에 김포군 어머니 합창단이 찬조출연했다. 이날 그는 유학시절 리옹프로페서날 합창단과 국립오페라단에서의 모습과 다르지않는 진지함을 보여 주었다. 그는 “협소한 공연장소와 합창단의 수준따위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공연을 통해 정서적인 문화를 김포전역에 확산해 나가고 마침내 수준있는 공연을 할 수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칭찬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판보다는 칭찬속에서 더욱 잘하려는 의욕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매체문화가 일반화된 도시문화는 참담한 실패작 이라고 지적하는 김용씨는 조금씩 일어나는 김포의 클라식문화에 대해 칭찬하고 아껴줌으로써 김포인이 사랑하고 사랑받는 편안한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연습을 마치고 안양으로 돌아가는 버스길 그는 깊은 생각에 잠긴다.
4개월 남은 어머니합창단의 첫 공연과 김포문화 증진에 대한 자신의 역할. 15년쯤 음악공부에 전력투구해 50중단이면 자신의 색깔이 묻어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것. 그리고 첫 출산을 몇일 남겨두지 않은 아내의 건강을 생각하며.집배원 󰡐사랑의 메신저󰡑에서 짐꾼 전락… 과도한 노동에 수면부족…몸도 마음도 지쳐가



02-09-02
곽종규 발행인


고교졸업후 13년째 집배원 생활을 하고있는 박문수씨(김포우체국․36)는 새벽 6시30분 우체국으로 출근, 우편물 분류와 배달을 마치면 오후 5시가 된다. 이때부터 다시 다음날 우편물을 분류하면 시간은 어느듯 자정에 가까워 온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자꾸 무겁다.
박문수씨는 작년 폐렴이 발생했을 당시 몇일만 입원하면 쾌유될 수 있는 걸을 항생제를 먹어가며 업무에 투입됐으며 4개월전 아내의 출산때는 단 하루도 특별휴가를 받지 못했다.
그의 집배원생활은 개인과 가정생활 없이 그렇다고 사랑의 편지가 아닌 25kg에 이르는 소포를 든 짐꾼으로 전락하고 있다.
김포우체국내 집배원은 정규직 27명, 비정규직 24명 재택근무 6명등 모두 57명이다. 하지만 이들이 맡고있는 우편물은 년간 1천2백42만6천통으로 1인당 21만8천통을 배달하고 있다.
김포우체국내 배달물은 작년7월 현재 8백80만통에 비해 올7월 1천2백32만통으로 70%가 증가했으며 소포의 경우 작년 7월 5만개에서 올 7월 10만6천개로 50%이상 증가했다. 특히 아파트의 급격한 증가로 5천가구당 2명이 배당되는 현실이 김포에서는 1명이 담당하고 있으며 소포의 경우 무게가 2kg에서 25kg에 이르고 있어 단순한 사랑의 집배원은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집배원들에 따르면 󰡒편지는 줄고 있으며 쇼핑책자, 고지서, 카드고지서등이 주류를 이룬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집배원의 특성상 몸이 아프거나 다쳐도 쉴 수가 없으며 특히 수면부족에 시달리며 오트바이를 운전해 항상 위험을 노출돼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김포우체국 한태훈노조지부장은 󰡒김포우체국의 경우 최소한 10명의 인원이 추가 배치돼야 한다󰡓며 󰡒격무에 따른 비정규직의 잦은 이동으로 전체 집배원들의 격무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집배원의 격무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정통부가 3천여명을 증원을 늘려 달라고한 요청을 행자부가 거부함으로써 새로운 이슈가 되고 있다.

곽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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